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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션&피플] 찐빵 나누다 장애인·노숙인·지역아동까지 돕는 곽광희 목사
   어준한  (20-02-10 06:01)
조회 :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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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년째 전한 ‘사랑의 찐빵’… 낮은 곳에 따뜻한 잔치가 열린다곽광희 양주 효촌교회 목사가 지난 5일 서울 중구의 한 식당에서 ‘사랑의 찐빵’ 사역과 자신의 삶을 소개하고 있다. 송지수 인턴기자
“제 삶의 온기(溫氣)이고 감사지요. 이 작은 덩어릴 들고 수없이 많은 곳을 뛰어 다녔네요. 그 걸음마다 몸도 마음도 따뜻해지는 잔치가 열렸어요.”

잠시 숨을 고른 곽광희(75) 경기도 양주 효촌교회 목사는 김이 모락모락 나는 찐빵을 전하는 이와 받는 이가 느꼈을 사람 냄새를 떠올리며 이렇게 말했다. 두 시간쯤 나눈 대화의 끝자락에서 툭하고 던진 ‘인간 곽광희에게 찐빵이란’ 질문에 대한 답이었다.

그의 이름 앞엔 23년간 ‘찐빵’이란 수식어가 붙었다. 달라진 건 세월이 흘러 흰머리가 늘면서 ‘찐빵 아줌마’가 ‘찐빵 할머니’로 나이를 먹었다는 것이다. 곽 목사는 두 달 전 열린 닮복지재단(이사장 손종주) 이사회에서 이사장 자리를 내려놨다. 성공한 사업가로서의 인생 1막을 뒤로하고 목회자로서의 인생 2막을 열었던 그에게 사역의 가장 중요한 울타리가 돼줬던 기관이었다. 그는 “사업가로 살던 인생에서 하나님이 ‘성공’을 빼앗아 가지 않으셨다면 2막은 꿈도 못 꿨을 것”이라 했다. 축적에서 나눔으로의 반전을 위해 예비된 아이러니였다.

“1970년대 서울 한복판에 빌딩 한 채를 통으로 샀을 정도였어요. 그런데 그 많던 돈이 신기루처럼 사라지는 데 1년이 채 안 걸렸어요. 돈을 잡으러 뛰어다닐수록 넘어지기만 하더군요. 결국 동전 한 닢 남지 않은 제 모습이 허탈해 까무러쳤죠.”

사경을 헤매던 그를 일으킨 건 언니의 기도였다. 언니는 병상에 누운 동생을 매일 찾아왔다. 저녁 무렵 시작된 기도는 새벽까지 이어졌다. 곽 목사는 “불쌍한 영혼 살려달라고 울며불며 기도하는 언니가 안쓰러워 같이 예배를 드리러 간 게 전환점이었다”고 회상했다. 언니의 기도는 고스란히 곽 목사의 서원으로 이어졌다. 사업은 조금씩 정상궤도를 찾았고 회복한 수익은 교도소 재소자 등 소외된 이웃에게 흘러갔다.

그렇게 10년여가 지났을 무렵 그는 이웃을 돕는 사업가가 아닌 섬김을 위한 사명자로의 결단을 내렸다. 나이 50에 목사 안수를 받고 97년 양주에 효촌교회를 개척했다. 자신이 운영하던 공장 부지에 신학교를 세우고 신학생들과 가난한 이들의 끼니를 챙겨 줄 라면가게를 구상했다. 곽 목사는 “60년 된 찐빵 기술을 배운 한 신학생의 제안 덕분에 ‘라면 할머니’가 될 뻔했던 삶이 ‘찐빵 할머니’가 됐다”며 웃었다.

서울역 앞 노숙인들이 지난해 4월 ‘사랑의 찐빵 나눔’ 현장에서 줄을 서 있다. 아래쪽 사진은 곽 목사가 지난해 12월 서울 강북구 닮복지재단 내 찐빵 작업장에서 스태프들과 함께 찐빵을 만드는 모습. 닮복지재단 제공
공장 옆 주차장을 개조한 찐빵 작업장에선 연일 구수한 냄새가 흘러나왔다. 그렇게 만든 찐빵은 매주 두 차례 서울역, 동대문, 탑골공원, 종묘공원 인근 노숙인과 어르신들의 손에 들려졌다.

“수요일과 토요일이면 하루의 시작이 새벽 2시로 당겨졌어요. 반죽부터 제대로 준비해야 하니까요. 작은 찐빵 하나도 3번 숙성을 거쳐야 진짜배기가 됩니다. 새벽기도회 드리는 동안 찐빵이 잘 부풀어 오르면 그제야 사랑을 전할 채비를 마치는 거죠. 주기도문이 적힌 번호표를 받고 찐빵 대기줄에 서 있던 노숙인들이 어느 순간 주기도문을 암송하는 모습을 보면 피로가 싹 가시지요.”

목회자가 되고 보니 주머니를 털어야 할 이웃들이 더 많이 보였다. 가출 청소년, 국군 장병, 저소득 장애인에게까지 찐빵이 전달됐다. 매년 가을, 어르신 5000여명을 초청해 종묘공원에서 잔치를 하는 날엔 하루 1만6000개의 찐빵을 만들었다. 찐빵이 향하는 곳이 늘어날수록 두 손은 바빠졌다. 기자의 요청에 곽 목사는 선뜻 자기 손을 내줬다. 수천만 번 밀가루를 치대고 눌렀을 손바닥은 손금 곳곳에 연노란 반죽물이 배어있었다.

찐빵이 부풀어 오르듯 사역도 확장됐다. 2010년엔 사재 25억원을 출연해 ‘닮복지재단’을 설립했다. 찐빵 나누던 손으로 장애인 자립시설, 노숙인 상담센터, 지역아동센터, 데이케어센터 등 도움이 필요한 이들의 손을 잡아줬다. 올해부턴 25개 구청과 협력해 홀몸노인, 차상위계층 등 500가정에 매월 1만개의 찐빵을 전달한다.

곽 목사는 6년째 폐암으로 투병 중이지만 남을 돌보느라 투병 사실을 잊어버리곤 한다. 오히려 찐빵 할머니로서 인생 3막을 준비하느라 여념이 없다. 곽 목사는 ‘북한 주민을 위한 찐빵 공장’ ‘가출청소년 자립을 위한 국수 카페’ 등 구상 중인 활동을 소개하며 연신 푸근한 미소를 띄워 보냈다.

“이 시대에 필요한 찐빵들이 많을 거예요. 분명한 건 저 같은 할머니 말고도 더 뜨끈뜨끈한 맘씨를 가진 ‘찐빵 언니 오빠’ ‘찐빵 이모 삼촌’들이 많을 거란 겁니다. 그분들이 우리 사회를 온기로 채워줄 겁니다.”

최기영 기자 ky710@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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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서 간호사들이 보살펴…엄마와 함께 퇴원
부모와 격리돼 홀로 방에 남은 6세 아이 영상 화제
봉쇄된 우한엔 주인 기다리는 애완동물 5만마리
지난 8일 광둥 제2인민병원에서 2년6개월된 아이가 ‘신종 코로나’에 감염됐다가 완치해 퇴원하는 엄마 품에 안겨있다. 사진=중국청년보
[베이징=이데일리 신정은 특파원] “울지마, 아가야. 너랑 거리를 좀 두려고 하는 것 뿐이야. 알겠지? 방 안에서 착하게 말듣고 있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진원지인 우한시의 한 아파트에서 찍힌 6살 여자 아이의 영상이 중국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다. 신종 코로나에 감염된 아이 아빠는 격리 병원으로 옮겨졌고, 엄마마저 의심증상을 보이면서 아이 홀로 방안에 남겨진 것이다.

중국 매체 신경보에 따르면 아이 엄마 천 모씨는 “지난 1일부터 의심증상이 보여 아이를 제대로 돌볼 수 없어 주변 지인들에게 도움을 청하고자 보낸 영상인데 이렇게 관심을 받게 될지 몰랐다”며 “아빠가 격리 병원으로 옮겨지면서 엄마 마저 자신을 떠날 수 있다는 걱정에 아이가 울음을 그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 영상이 SNS를 통해 퍼지면서 관할 지역 병원에서는 천 씨의 집으로 방문 진찰을 시작했고, 생필품과 약을 가져다줬다. 매체에 따르면 다행히 천 씨의 상태는 많이 호전됐고 아이 역시 심리상담을 받고, 아빠와 영상통화를 하면서 안정을 찾은 상태다.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에 따르면 9일 0시 현재 전국 31개 성에서 신종 코로나 누적 확진자는 3만7198명에 달한다. 신종 코로나의 확산 속도가 워낙 빠른 만큼 일가족이 집단 감염되는 사례도 적지 않다.

우한에서 홀로 방에 남겨진 한 6살 아이가 울고있다. 부친은 신종 코로나로 격리 병원으로 옮겨졌고, 모친은 의심 증상이 나타나 아이와 격리생활을 했다. 사진=신경보
중국청년보는 광둥성 제2인민병원에서 홀로 남겨진 2년 6개월 아이의 사연을 소개했다.

아이의 외할아버지는 지난 17일 우한을 다녀온 이후로 발열 증상을 보였고, 이후 아이의 부모와 12살 친오빠, 외할머니까지 모두 5명이 신종 코로나 확진을 받아 제2인민병원에 격리됐다.

병원은 홀로 남겨진 아이를 돌볼 지원자를 받았는데, 30분만에 28명의 간호사가 지원했다. 아이는 병원에서 간호사들의 보살핌을 받았다. 10여일 후인 지난 8일 아이 엄마가 완치 판정을 받으면서 함께 퇴원하게 됐다.

환자뿐 아니다. 부모가 신종 코로나 방역 작업에 투입되면서 홀로 남은 아이의 영상도 중국인들의 눈물샘을 자극했다.

가족들과 춘제(春節·중국의 설) 연휴를 보내던 6살 아이는 공무원인 부모가 신종 코로나 확산을 막기 위해 일찌감치 직장에 복귀하면서 홀로 남겨졌다. 영상에는 6살 아이가 집안 내 CCTV를 향해 “엄마, 아빠”를 외치며 울고 있는 모습이 담겼다.

닝샤신문에 따르면 아이의 엄마는 해당 지역의 식량물자를 담당하고, 아빠는 공안국 소속 제1서기다. 이들은 신종코로나 사태로 업무량이 급증한 탓에 아이와 함께하기 힘든 상황이었다고 한다.

닝샤의 한 아파트안에서 6살아이가 CCTV를 향해 “아빠, 엄마”를 외치며 울고있다. 사진=닝샤신문
중국 최대 소설네트워크서비스(SNS) 웨이보에는 신종 코로나 치료에 투입된 의료진이 며칠째 집에 들어가지도 못하고, 병원을 찾아온 자식과 멀리서 인사하는 안타까운 영상도 퍼지고 있다.

신종 코로나로 인해 봉쇄된 우한에서는 남겨진 반려동물들을 구해달라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우한에서는 교통 통제 전 약 500만명이 이 도시를 떠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로인해 주인을 기다리는 애완동물은 약 5만마리로 추정된다.

일부 동물보호활동가들은 우한에 남겨진 애완동물 구하기에 나섰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라오마오’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는 한 동물보호가는 지난달 25일부터 1000마리가 넘는 동물들을 구했다.

신정은 (hao1221@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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