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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1일 그시절 극장가 관객동원 1위는 ‘○○’ [오래 전 '이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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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예지 (20-02-01 04:42)
 조회 :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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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60년부터 2010년까지 10년마다 경향신문의 같은 날 보도를 살펴보는 코너입니다. 매일 업데이트합니다.
■1980년 2월1일 40년 전 극장가 관객동원 1위는 ‘○○’
국내 최초 영화관인 서울 종로 단성사 앞에서 입장을 기다리고 있는 시민들의 모습(1983년). 경향신문 자료사진 가장 처음 극장에 가본 기억, 언제쯤이신가요?
미취학 아동 시절, 언니를 따라 <십계>를 보러 갔던 기억이 납니다. 거대한 화면에 바다가 둘로 쩍 갈라지는 장면이 나오더군요. 그 장면에 너무 감동했던지 나머지는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실은 불을 꺼주니 잠이 솔솔 왔던….
지금같이 상영관이 여럿인 복합상영관(멀티플렉스)들이 처음 들어선 것은 1998년인데요. 그 이전까지 극장가 풍경은 지금과 참 달랐습니다.
서울의 종로3가처럼 도시 중심가에 가야만 새로 개봉한 영화를 볼 수 있었고요. 대부분의 극장에 상영관은 딱 하나였죠. 덕분에 극장별로 상영하는 영화가 달라서, 영화를 선택하면 극장이 정해지는 상황이었습니다.
극장 간판은 모두 간판 전문 화가가 직접 그린 그림이었고요. 포스터를 똑 닮았는데 실제 주인공과는 묘하게 달라서 웃음을 자아내게 하는 경우도 종종 있었습니다.
변두리나 지방에 가면 개봉관이 아닌 극장들도 있었는데요. 이미 유행이 지난 영화를 모아 동시상영을 했기 때문에 한 편 값으로 두 편을 볼 수 있었습니다. 물론 화면에는 비가 내리고 음질이 좋지 않아 분명 한국말이 나오는데 내용을 이해못하기도 했지만요.
1980년 2월1일자 경향신문 5면 40년 전에는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극장에서 영화를 봤고, 어떤 영화가 흥행했을까요?
1980년 2월1일자 경향신문에 따르면 79년 한 해 동안 모두 6518만 581명이 영화를 관람해, 1인당 1~8회씩 영화관에 갔다고 합니다.
영화관이 가장 많은 지역은 서울로 92개관이었고, 경북 65곳, 전남 51곳, 충남 39곳, 부산 37개관의 순서였다고 하고요.
당시 전국극장연합회가 집계한 통계에 따르면 그해 영화 관람에 쓴 돈은 468억 4413만 5607원이었는데요. 총 관객수는 불경기로 인해 직전 해에 비해 12% 정도 줄었고, 전국 극장 숫자도 488곳 중 20곳이 문을 닫고 4곳이 새로 문을 열어 총 472개관으로 감소했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당시 가장 많은 관객을 동원한 영화는 무엇이었을까요?
90년대까지는 명절영화 단골손님이었던 그분, 바로 성룡이 주인공인 <취권>(醉拳)이었습니다.
<취권>은 국도극장에서 94일간 상영해 52만5613명을 동원했는데, 이미 79년 추석 즈음 개봉해 무려 2월까지 계속 흥행을 이어오고 있었습니다.
영화를 소개하는 신문광고에도 ‘방학, 크리스마스, 연말, 연초’ ‘드디어 신정마저 돌파’ ‘흔들흔들하면서 이미 50만, 과연 <취권>의 갈지자 걸음은 언제 끝날 것인지’라며 관객들이 끊이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네요.
성룡이 출연한 영화 <취권>의 신문광고. 기사는 당시 극장관객 동원 기록의 두드러진 특징 중 하나로 “국산영화 1위를 차지한 영화의 관객수가 외화 10위를 기록한 <핑크팬더>에도 못 미쳤다는 점”이라고 지적합니다.
맞습니다. 한국영화로 1위를 차지한 정소영 감독의 <내가 버린 남자>는 명보극장에서 63일간 23만 9718명을 모았는데, 외화 10위의 기록과 거의 비슷합니다. 그리고 78년에 대종상 최우수작품상을 받은 영화 <경찰관>은 서울극장에서 1만114명을 동원하는 데 그쳐 국산영화 최하관객 동원 랭킹 4위에 올라 충격을 줬다고 합니다.
외화의 관객이 더 많았던 건 개봉작 중 외화의 숫자가 더 많아서 그랬던 걸까요? 사실 그렇진 않았습니다. 개봉영화 151편 중 한국영화가 105편이고 외국영화는 46편으로 절반 미만이었습니다.
기사에서도 <마이웨이> <로미오와줄리엣> <남과 여> 등 19편의 외화가 재개봉됐다고 거론됐는데요. 당시 외국영화들은 해외에서 미리 개봉돼 유명세를 얻은 작품이 시차를 두고 수입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해외에서 개봉한 지 십수년이 지난 영화가 극장에서 개봉을 하는 일도 종종 있었던 기억이 납니다.
덕분에 햇볕을 못 보는 국산영화의 숫자는 늘고 있었습니다. 극장을 잡지 못해 창고에서 낮잠을 자던 영화들은 73년에는 <저 높은 곳을 향하여> 등 3편에 불과했지만, 78년에는 <소나기> <세종대왕> 등 12편, 79년에는 대종상 최우수작품상을 받은 <깃발 없는 기수> 등 34편으로 늘었다고 합니다.
‘명절 단골손님’이었던 성룡이 출연한 영화 <취권>의 한 장면. 40년 전만 해도 최고 흥행작의 관객 수가 50만명대였는데요. 이제는 ‘천만명’이 영화 흥행의 척도가 된 지 오래입니다.
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2019년 천만영화는 총 5편이었고, 그 중 한국영화는 두 편, 외화는 세 편이었습니다.
가장 많은 관객을 동원한 <극한직업>은 총 1626만 5618명이 관람해 역대 한국영화 두번째 기록을 수립했고, 그 뒤를 잇는 천만영화는 <어벤져스: 엔드게임> <겨울왕국 2> <알라딘>으로 모두 월트디즈니코리아가 수입·배급한 작품입니다. 마지막 천만관객 영화는 지난해 칸국제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받고 현재 미국에서 오스카상 수상 가능성에 불을 지피고 있는 <기생충>이고요.
천만영화가 팡팡 터져나오고, 해외에서 상을 받는다 해서 한국영화계가 성장만 하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거대 배급사를 업근 큰 영화들에 밀려 작은 영화들은 개봉관을 못 잡는 경우도 많은 불공정한 생태계라는 비판도 끊이지 않습니다.
새로운 한 세기를 시작한 한국영화계가 질적·양적으로 성장하기를 응원하는 가장 쉬운 방법은 극장에서 영화를 보는 일이겠죠. 올해는 극장에 가서 제발 (만화영화 아닌) 영화를 볼 수 있기를 소망해봅니다.
임소정 기자 sowhat@kyunghyang.com
▶ 장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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