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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날의 칼 'ODM'…삼성전자에 드리운 소니의 그림자
   근서민  (19-10-29 0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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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력의 핵심은 제조업"이라고 했던 삼성
스마트폰·TV서 잇달아 위탁생산 늘려
2000년대 후반 위탁생산 늘려갔던 日기업 닮아
양날의 검 위탁생산…경영효율화vs기술 유출 '갈림길'
연합뉴스 제공
[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제조 능력을 갖춰야 시장을 주도해 나갈 수 있다. 프리미엄 브랜드 리더십을 유지하기 위해 내부 제조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집중할 것이다”

2010년 8월, 각국 주요 TV 제조업체의 엇갈린 생산 전략을 언급하는 기사에 나온 삼성전자 관계자의 말이다. 이처럼 ‘경쟁력의 핵심은 제조능력’이라던 삼성전자가 최근 스마트폰, TV 등 생산자개발생산(ODM) 방식을 적극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저가 중국산 제품과의 가격경쟁에서 밀려나지 않기 위한 고육책이다. 그러나 이같은 삼성전자의 ‘변심’에 과거 디지털 가전 전쟁에 한국에 패배했던 일본 기업의 그림자가 엿보인다는 지적이다.

◇日기업 위탁생산 늘려 생존 모색

일본 기업이 본격적으로 외부에 생산을 위탁하기 시작한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의 여진이 남아 있던 2009년 무렵부터다. 소니는 북미·중남미 시장에 수출하는 액정 패널을 만드는 멕시코 공장을 ‘홍하이정밀공업’(폭스콘)에 매각했다. 샤프 역시 같은 해 중국 국영기업인 ‘중국전자정보산업유한공사’(CEC) 와 액정패널을 생산하는 합병 회사 설립을 발표했다.

당시 샤프 사장은 “일본에서 액정패널을 만들어 중국에 수출하는 것은 가격 경쟁력이 너무 떨어진다”며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호소했다. 후지쯔의 반도체 자회사 후지쯔 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가 TSMC에 위탁생산을 확대한 것 역시 2009년이다.

일본 제조업의 핵심인 ‘모노즈쿠리’(物作り·혼신의 힘을 쏟아 최고의 제품을 만든다는 장인 정신을 일컫는 말) 정신이 쇠퇴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에도 일본 기업들이 잇따라 이런 선택을 했던 배경에는 후발주자의 매서운 추격이 있었다.

당시 삼성전자와 LG전자라는 일본 제품과 비교해 품질은 뒤쳐지지 않으면서 가격 경쟁력은 월등히 앞서는 제품을 잇달아 내놓으며 빠르게 시장을 잠식하자 ‘비싸도 우리 제품이 최고’라던 일본 기업들의 자신감이 무너지기 시작했다. 액정패널로의 전환, 동아시아라는 새로운 신흥경제의 부상에 일본 기업들은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

2013년 일본종합연구소가 발표한 ‘전자기기 산업의 재생을 향해’라는 보고서는 일본 전자산업이 쇠퇴한 주원인으로 ‘전자제품 생산전문서비스(Electronics Manufacturing Service)’모델에 적응하지 못한 것을 꼽았다. EMS란 전자제품의 제조·판매과정(설계→R&D→생산→판매)중 생산에 전문적으로 특화해 자사 상표없이 수탁생산하는 것을 말한다.

일본기업은 타사가 만들지 못하는 기기를 만들어내는 것으로 경쟁력을 확보하는 ‘키 디바이스’(Key Device) 전략을 채택해 고속성장을 거듭했다. 그러나 이 전략은 시장이 계속 커질 때는 효과적이지만, 경쟁사와의 기술 격차가 줄어들고 시장이 성숙기에 들어가면 이점이 줄어든다. 특히 핵심 부품을 자체 생산해 조달하게 되면 보다 가격이 싼 부품이 있어도 사용이 어렵다. 부품 제조라인을 폐기하기 어려워서다.

보고서는 그 대표적인 예로 샤프의 액정 패널 사업을 들었다. 샤프는 2000년 액정패널을 최초로 양산화하는 데 성공했지만 2000년대 중반이 되자 다른 제조업체들도 샤프의 기술을 하나둘 따라잡았다. 샤프는 사카이(境)시에 대형공장을 건설하는 등 적극적인 기술 투자를 통해 이를 극복하려고 했지만, 오히려 비용부담을 감당하지 못해 경영난에 빠졌다. 결국 샤프를 품에 안은 것은 홍하이다.

◇삼성의 변심은 무죄(?)…위탁생산 확대는 시대적 흐름

디지털 시대에서는 퍼스트무버 기술을 패스트팔로워들이 쉽게 복사할 수 있게 된다. 갈수록 키 디바이스 전략이 어려워진다. 삼성전자의 ‘변심’에서 일본 기업들이 데자뷰를 느끼는 이유다.

한 일본 통신업계 관계자는 닛케이 비즈니스와의 인터뷰에서 “‘역시 이렇게 될 수밖에 없구나’라는 인상을 받았다. 오히려 늦은 감이 있다”라고 말했다.

최근 한국기업에 밀려 존재감을 잃어갔던 소니의 TV 사업 부활은 위탁생산의 효율성을 잘 보여준다.

글로벌 시장분석 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2006년 삼성전자에 TV시장 1위에 자리를 내주고 시장점유율이 7%(2013년)까지 떨어졌던 소니가 2019년 상반기 22%까지 회복했다.

특히 2500달러 이상의 프리미엄 TV 시장에서는 LG전자를 제치고 2위를 기록했다. 이 제품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부품인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이 정작 LG디스플레이에서 납품받은 것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아이러니한 일이다.

물론 이러한 방향 전환이 반드시 성공적이라고는 할 수 없다. 일본 전자산업은 가격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원천설비업체(Original Equipment Manufacturer·주문자의 제품을 단순 납품하는 위탁생산) 등 위탁생산을 강화했지만, 이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다. 오히려 이런 위탁 생산을 늘림으로써 원천 기술 유출을 가속화하고 제조업 경쟁력을 상실했다는 비판도 많다. 위탁 생산이 양날의 검일 수 있다는 것이다.

삼성과 거래 관계가 있는 한 일본 제조업체의 임원은 “삼성이 외부 위탁 과정에서 잘 조율이 되지 않고 예상했던 가격 인하 효과를 얻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정다슬 (yamye@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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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희상 국회의장이 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된 공수처법 본회의 부의 여부에 이목이 쏠린다. 그러나 여당을 비롯한 야 3당은 각각 다른 생각을 내비치고 있어 쉽지 본회의 처리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여야 5당 대표가 지난달 문희상 국회의장이 주재한 초월회 오찬 간담회에 참석한 모습. /이새롬 기자

본회의 부의돼도 의결 '불투명'…야 3당 "당장 처리할 순 없다"

[더팩트|국회=문혜현 기자] 문희상 국회의장이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를 비롯한 사법개혁안을 29일 본회의에 부의할지 여부에 이목이 쏠린다. 자유한국당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체계·자구 심사시간을 갖지 않은 만큼 부의는 '불법'이라는 입장이다. 반면 문 의장과 더불어민주당은 '문제없다'는 인식과 함께 이날 부의에 무게를 두고 있다.

그러나 지난 4월 민주당과 패스트트랙 연대를 맺었던 야 3당도 선거제개혁안을 배제한 채 사법개혁안을 먼저 부의 및 처리하는 것에 회의적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민주당 내부에선 부의를 하더라도 곧바로 상정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28일 여야 3당 원내대표는 문 의장 주재로 패스트트랙 법안 처리를 논의했지만, 공수처법 본회의 부의를 놓고 엇갈린 입장을 확인했다.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는 회동 후 기자들과 만나 "검찰개혁 법안과 관련해선 법사위 숙려기간이 오늘로 종료된 것으로 보고 내일(29일)부터 부의할 수 있다는 말씀을 (문 의장께) 드렸다"고 말했다.

하지만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내일(29일) 부의는 불법임을 명확히 말씀드렸다"며 "공수처 설치 법안은 법사위 법안이 아니다. 체계·자구 심사시간을 반드시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불법 부의가 되면 저희로선 할 수 없이 법적인 절차를 거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도 "(29일 부의는) 기본적으로 패스트트랙이 갖는 취지에 맞지 않는다"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여야는 29일 공수처법의 본회의 부의 여부에도 이견을 보이고 있어 최종 의결까지는 난항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여야 교섭단체 3당 원내대표 회동. /남윤호 기자

이에 따라 문 의장도 공수처법의 본회의 부의 여부를 고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은 부의를 놓고 "의장님의 권한"이라면서도 의결은 추후 여야의 합의가 필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춘숙 민주당 대변인은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부의에 대한 여러 의견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논란의 여지가 있는 것과 별개로 의장님의 권한"이라고 말했다.

이어 본회의 의결과 관련해 "(야당) 표 관리는 기본적으로 하고 있다"면서도 "(31일) 의결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 대변인은 "(예정보다) 더 길어질 수 있다. 패스트트랙에 같이 합의했던 야당들도 정치개혁을 담보해달라는 목소리가 크기 때문"이라며 의결 가능성에 대해서 "좀 지나봐야 안다. (상황이) 계속 바뀌고 있다. 차근차근 대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당을 제외한 야 3당은 공수처법 본회의 의결에 앞서 협상이 더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패스트트랙에 찬성표를 던졌던 바른미래당 당권파 임재훈 의원은 통화에서 "(현실적으로) 공수처법은 권은희안이 더 괜찮다. 합리적인 안"이라며 "신축적인 협상이 가능해야 한다. 쟁점이 몇 가지 있는데 민주당과 협의가 크게 어려울 것 같진 않다"고 말했다.

임 의원은 한국당을 제외한 다른 야당들의 동참 가능성에 대해선 "(공수처법이) 개혁 법안이라고 보기 때문에 정치적 배경이 다르지만 동참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정의당과 대안정치연대는 선거법 개혁을 우선으로 하는 여야 4당 합의가 지켜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또한 공수처법 자체에 대한 여야의 이견이 남아있어 당장 의결할 수 없고 협상을 이어 나가야 한다고 보고 있다.

유상진 정의당 대변인은 "지금 민주당이 공수처를 급하게 10월 말에 처리하자고 하는데 그 부분은 동의할 수 없다"며 "공수처법이 여야 4당 안에서 합의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견들을) 논의하다 보면 당장 이번 주 통과는 불가능할 것 같다"라며 "다 같이 논의해서 11월 말에 선거법 개혁안이 본회의에 올라오기 전까지 모든 내용을 합의하자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유 대변인은 "(공수처법 의결이) 현실적으로 어려운 것일 뿐이지 올리는 것 자체를 반대하는 건 아니"라며 "다만 올라가더라도 합의는 할 수 있지 않나. 4당 합의안을 만들자는 게 저희 취지다. 한국당도 나중에 협의할 수 있다면 같이 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끝으로 "선거제가 담보되지 않고서는 다른 개혁안이 통과되는 데 민주평화당과 바른미래당도 반대할 것이다. 때문에 (민주당이) 무리할 게 아니라 넉넉하게 시간을 가지고 만들어가는 게 좋지 않냐는 게 저희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한국당을 제외한 야 3당은 '민주당이 정치개혁을 담보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8일 국회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배정한 기자

유성엽 대안정치연대 대표도 "부의가 돼도 처리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구체적인 합의가 되지 않아 선거법 먼저 처리하고 공수처법과 검경수사권조정을 하는 게 맞다"고 주장했다.

유 대표는 "선거법과 함께하려면 11월 27일 이후에 해야 한다"며 "민주당 단독으로는 불가능하다. 협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주요 쟁점으로 "선거법은 지역구가 축소되지 않는 선에서 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공수처 설치는 중립성과 독립성을 강화하는 쪽으로 보완해야 한다"며 "검경수사권 조정 또한 경찰 수사의 공정성과 독립성을 확보하는 쪽으로 맞춰가야 한다"라고 의견을 내놓았다.

각 정당이 이처럼 각각의 이해득실을 따지고 있는 만큼 문 의장의 권한으로 29일 공수처법이 본회의에 부의 되도 31일 본회의 처리 가능성은 현저히 낮을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민주당과 야 3당의 협상 가능성은 남아있어 추후 논의에 진전이 있을지 주목된다.

moon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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