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동현 기자
책 제목에 저자의 이름이 들어가는 경우는 대개 두 가지다.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진 유명인이거나, 해당 분야에 정통한 최고 권위자이거나. 최근 출간된 ‘주경철 프랑스사’(휴머니스트)의 저자 주경철(사진) 전 서울대 서양사학과 교수는 단연 후자다. 33년 동안 교단에 서며 국내 서양사학계를 대표해온 그는, 이달 대학을 떠나며 자신의 이름을 건 1000쪽 분량의 역사서를 펴냈다. 정년을 앞둔 최근 몇 년 사이 굵직한 ‘벽돌책’을 연달아 펴낸 이유를 묻자, 그가 웃으며 답했다. “
릴게임5만 바쁜 젊은 사람들이 하기 어려운 걸, 은퇴하는 저 같은 사람이 해야지요.”
프랑스의 기반이 된 갈리아 문명부터 1970년대 현대 프랑스까지 총망라한 이 책은 방대한 통사인 만큼 첫 장을 넘길 때 막막함이 앞설 수 있다. 이 두꺼운 책을 어떻게 독해해야 할까. 저자가 추천하는 방법은 세 가지다. 우선 세계사에 대한 기초 지식이 있다면, 책을
오리지널바다이야기 읽으며 저자와 대화하듯 반론도 제기해보고 ‘싸워보면서’ 자신만의 역사상을 구축해 나가는 것이다. 찬찬히 정독하며 한 편의 장대한 드라마처럼 즐길 수도 있다. 특정 정보가 필요한 독자라면 발췌독도 좋지만, 가급적 한두 페이지가 아닌 한 챕터 전체를 읽으며 시대적 맥락을 파악하길 권한다.
“공급이 수요를 창출한다는 ‘세이의 법칙’처럼, 양질
릴게임사이트 의 프랑스사에 대한 잠재적 열망이 있을 것이라고 봅니다.” 인공지능(AI) 시대를 맞아 인문서의 필요성을 되묻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그러나 AI로는 알 수 없는 미지의 지식 세계로 들어서는 첫걸음으로서 기능하는 역사서, 자신이 ‘무엇을 모르는지’조차 모를 때 길잡이가 되어주는 인문서는, 지금 시대에도 책을 읽어야 하는 하나의 이유가 된다.
바다이야기프로그램 책이 그려내는 프랑스의 역사는 우리가 흔히 아는 영광의 시대와는 사뭇 다르다. 세계의 중심에 섰던 순간은 물론, 처절한 실패와 혁명, 반역의 흥망성쇠가 공존한다. 주 전 교수는 혁명을 거쳐 세계적 위상을 자랑하는 오늘날의 한국에 프랑스는 “좋은 본보기가 되는 이웃나라”라고 말한다. 한때 서양사 연구가 서구중심주의라는 비판을 받던 시기를 지나, 이제는 ‘
릴게임몰 선진국 콤플렉스’에서 벗어난 한국 사회에서 “프랑스라는 창문을 통해 유럽사를 바라보기 좋은 시기”라는 것이다. 그는 다만 현재 국내에 남아있는 통사는 지나치게 오래됐다고 지적했다. “프랑스 혁명만 해도 지금도 수많은 학자가 새로운 해석을 내놓고 있습니다.” 안타까운 점은 이러한 최신 연구 성과가 교과 과정에도 전혀 반영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과거의 해석에 머물러 있는 세계사 교육의 현실은, 그가 은퇴 후 중·고등학생을 위한 역사서 집필을 준비하는 결정적 계기이기도 하다.
정년 이후의 삶은 벌써 기지개를 켰다. 최근 제자들과 포르투갈 답사를 다녀온 그는 여전히 학자로서의 감각을 벼리고 있다. 그가 꼽은 중견 이상의 학자가 갖춰야 할 덕목은 마음에 품은 화두와 뇌리를 떠나지 않는 테제. 그의 오랜 화두는 역시 ‘우리가 살아가는 세계의 기원이 된 근대’에 대한 탐구다. “학자의 길이란 끈덕지게 앉아 자신의 것을 추구하는 일입니다. 그 과정에서 성큼성큼 가는 사람도, 세밀하게 가는 사람도 있겠죠. 제가 하고 싶은 말은 ‘Es kommt(올 것은 오고야 만다)’는 겁니다. 끝이라는 시간은 다가옵니다. 그전에 자기가 하고 싶은 걸 멋있고 자신 있게 해보라고 말하고 싶어요.”
신재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