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성경 다음으로 많이 읽힌 책이라는 하퍼 리의 소설 '앵무새 죽이기'의 주인공 애티커스 핀치는 딸 스카웃에게 "누군가를 진정으로 이해하려면 그 사람의 입장이 되어 생각해야 해. 말하자면, 그 사람의 살갗 안으로 들어가 그 사람이 되어서 걸어 다녀봐야 하는거지"라고 말한다. 이 문장은 오늘날 우리 사회가 사회적 약자를 대하는 태도와 방향을 향하여 묵직한 화두를 던진다. 약자를 위한 제도와 정책을 정비하는 과정에서 타인의 고통을 관조하는 어설픈 '동감'이 아닌, 사회적 약자의 삶이라는 가죽 안으로 기꺼이 들어가서 그 몸으로 세상을 함께 사는 절박한 '공감'의 정신이 지향점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릴게임골드몽 하지만 여전히 경직된 법의 문턱에서 좌절되는 목소리가 있다. 바로 학대 사건에서 아동, 노인, 장애인 피해자들의 목소리이다. 이들은 학대 사실을 언어로 구성해낼 능력이 부족하기에 보호자가 설치한 녹음기만이 '유일한 증거'가 되곤 한다. 그러나 현행「통신비밀보호법」은 제3자가 타인 간의 대화를 녹음했다는 이유로 이 유일한 증거를 법정 밖으로
릴게임바다이야기사이트 밀어낸다. 이는 범죄피해자와 가족을 두 번 울리고 가해자에게 결국 면죄부를 주는 불합리한 결과로 이어진다.
다행히 최근 발의된 '통신비밀보호법', '아동학대범죄처벌법' 등 관련 법률의 개정안은 '공감'이라는 법의 정신을 담고 있다. 만약 물리적 폭력이 없는 언어적 행위로만 이루어지는 학대가 발생하였고 피해자가 직접 녹음을 할 수 없는 경우
백경게임 , 제3자 녹음이 어떤 상황에서도 허용되지 않는다고 해석한다면 객관적 증거라 할 수 있는 증거는 거의 없게 된다. 모든 음성이 상시녹음되는 CCTV가 있지 않은 상황에서 피해자는 직접 녹음을 할 수 있는 자기방어 능력이 없고 학대 행위자는 자신이 한 말을 스스로 녹음할 리 없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예외적으로 허용되는 '제3자 녹음'은 피해자들이 자신
바다이야기예시야마토게임 의 고통을 세상에 알리고 스스로를 방어할 수 있는 유일한 무기이자 생존의 수단이다. 절대적 약자를 보호하기 위한 목적의 제3자 녹음은 법의 개정이나 판례 변경을 통해 예외적으로 허용되어야 한다.
일각에서는 의심이라는 감정이 바로 비밀녹음이라는 행위로 이어져 발언자를 처벌할 위험성이 있다고 강변한다. 그러나 개정안의 조문을 보아도 제3자 녹
사아다쿨 음은 학대가 실행되고 있거나 실행되었다고 의심할 만한 충분한 사유가 있는 경우에만 허용되는 것이다. 법원 또한 발달장애아동, 치매 노인, 중증지적장애인 등 개개의 구체적 사안마다 학대 실행이라는 요건을 엄격히 검토한 후 개별 녹음을 증거로 채택할 수 있으므로 제3자 녹음이 있었다는 사실만으로 항상 발언자가 처벌된다고 보는 것은 오해이다.
이는 비교법적 검토를 거쳐 개정 법조문을 더 명확히 하거나 미국 판례 법리를 도입함으로써 불식시킬 수 있는 오해이기도 하다. 영국, 일본, 독일은 나라마다 녹음의 증거능력을 배제하는 개별입법의 존재 여부는 상이하지만, 제3자 비밀녹음의 증거능력을 일률적으로 배제하지는 않는다. 각국은 개별사건마다 사생활의 비밀의 자유라는 사익과 실체적 진실발견이라는 공익을 비교형량 하거나 정당행위 등 위법성조각사유를 인정하여 제3자 비밀녹음의 증거능력을 인정한다. 우리나라 통신비밀보호법 제정에 기초를 제공한 미국은 '프라이버시에 대한 합리적 기대' 이론을 통하여 적어도 '공적 영역'에서는 감청법 적용을 배제하고 있다. 미국 연방법원과 다수 주 법원도 아동학대의 명백한 정황이 있는 경우 '부모 대리 동의'라는 법리를 통해 부모가 행한 비밀녹음의 증거능력을 인정하고 있다. 이처럼 약자의 실효적 보호에 더 충실한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법률 선진국의 법리를 개정안에 반영하여 보다 명확성이 담보되는 조문의 입안이라는 해결책을 강구할 수도 있을 것이다.
게다가 우리 국민들은 이미 공공의 영역에서 수많은 CCTV가 자신들을 촬영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있고 이로써 사생활을?일부 포기하고 있다. 국민들조차 공적 영역에서는 프라이버시권, 인격권보다 우선하는 권리가 있음을 인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어린이집, 학교, 병원에서의 수업이나 돌봄은 사생활의 영역이 아니라 공적 영역에 속하는 것이다. 이런 공적 영역에서의 대화는 공개되지 아니한 대화가 아니라 공개될 수밖에 없고 공개 자체가 타당한 대화라 보아야 한다. 따라서 적어도 공적 영역의 대화는 통신비밀보호법이 적용되지 않거나 법적 예외 상황을 두어야 할 공익적 필요성이 있다.
법과 판례는 박물관에 전시된 화석이 아니라 시대의 흐름과 사회적 인식의 변화에 따라 끊임없이 변모하는 살아있는 유기체이다. 그렇기에 법과 판례는 고정불변의 진리가 아니라, 그 사회가 도달한 가장 정의롭고 합리적인 합의의 결과물로서 계속해서 변화해 왔고 앞으로도 선구적이고 전향적인 방향으로 변화해야 한다.
법과 판례가 시대에 맞춰 변화해야 한다면 그 변화의 방향은 가장 먼저 약자의 고통을 향해야 한다. 약자의 고통에 눈감은 법과 판례는 그 존재 이유를 잃는다. 통신비밀보호법 등 관련 법에 '인권 신장'과 '약자 보호'를 위한 명확한 예외 조항을 신설하는 것은 법적 안정성을 해치는 일이 결코 아니다. 이는 오히려 법이 미처 닿지 못했던 사각지대를 메우고 실체적 진실이라는 공익의 향상에 이바지하여 입법부와 사법부의 신뢰를 높이는 길이다. 이제 우리 사회의 모든 사람이 자신의 처지를 항변할 수 없는 약자들의 살갗 안으로 걸어 들어가서 그들의 신발을 신고 걸어야 한다. 이 과정을 통해 차가운 법률 조문 위에 타인의 고통에 공감하는 온기를 새겨 넣음으로써 법과 판례가 약자의 눈물을 닦아주는 최후의 보루로서의 사명과 역할을 다하기를 기대해 본다.
방신혜 변호사(대한법률구조공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