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로잔 콩쿠르 준우승자 염다연(왼쪽)과 2025년 로잔 콩쿠르 우승자 박윤재. (c)로잔 콩쿠르 홈페이지
지난달 스위스 로잔 발레 콩쿠르에서 17세 발레리나 염다연의 준우승 수상은 발레리노 출신 아버지와 홈스쿨링으로 얻은 결과라는 점에서 언론의 관심이 집중됐다. 염다연은 예중-예고 대신 일반 중학교를 졸업한 뒤 아버지인 염지훈 발레 웨스트 스튜디오 원장에게 배웠다.
그런데, 국내 발레계에서 염다연 같은 10대 학생들이 학교 대신 홈스쿨링을 선택한 사례는 특별한 것이 아니다. 지난해 로잔 콩쿠르에서 16세의 나이에 한국
릴게임바다신2 발레리노로는 처음 우승한 박윤재도 홈스쿨링을 거쳤다. 박윤재는 초등학교 5학년 때 한국예술종합학교 부설 한국예술영재교육원(이하 영재원)에 선발되자 온종일 발레에만 집중하기 위해 2년간 홈스쿨링을 택했다. 영재원은 초3부터 고3 사이의 뛰어난 학생을 뽑아 주중 방과 후와 주말, 방학을 활용해 무료 수업을 진행한다. 영재원에 다니며 검정고시를 치른 박윤재는 계
바다이야기무료 원예중을 거쳐 서울예고 1학년 재학 중 로잔 콩쿠르에서 우승했다. 그리고 지난해 가을 아메리칸발레시어터(ABT) 산하 주니어 컴퍼니인 ABT 스튜디오 컴퍼니에 입단했다.
또 지난해 로잔 콩쿠르 파이널리스트(12명 중 8위)인 17세 발레리나 김보경 역시 초등학교를 졸업한 뒤 3년간 홈스쿨링을 했다. 그리고 검정고시를 치르고 입학한 부산예고
오션파라다이스릴게임 에서 2학년 때 참가한 로잔 콩쿠르에서 파이널리스트에 올랐다. 김보경은 지난해 가을 미국 보스턴 발레단의 주니어 컴퍼니에 입단했다.
아이에게 필요한 개인 맞춤형 레슨
모바일바다이야기하는법 지난해 로잔 콩쿠르 파이널리스트인 김보경은 미국 보스턴발레단 세컨드 컴퍼니에 입단했다. (c)로잔 콩구르
세 무용수 외에 현재 적지 않은 10대 학생들이 정규 교육 대신 홈스쿨링을 택했다. 발레 연습 시간을 최대한 확보해 기량을 빠르게 키우는 한편 국제 콩쿠
릴게임꽁머니 르에서 입상하기 위해서다. 궁극적으로 해외의 발레학교 입학과 발레단 입단 준비를 서두르기 위해서다. 10대 초중반은 발레학교, 10대 후반은 발레단 연수단원을 목표로 하는 경우가 많다. 사실 국내 청소년 예술교육에서 홈스쿨링은 클래식계에서도 빈번하다. 스타 피아니스트 문지영 이혁 임윤찬이 홈스쿨링 출신이다.
지난해 로잔 콩쿠르 파이널리스트 김보경을 10년간 가르친 이원주 부산 이원주발레아카데미 원장은 “아무래도 예중과 예고를 비롯해 정규 학교 과정에서는 발레 외에 이수해야 하는 수업이 적지 않은 데다 개인 맞춤형 레슨은 하기 어렵다. 이에 비해 홈스쿨링을 하면 아이에게 맞춰 발레에만 집중하기 때문에 눈에 띄게 기량이 좋아진다”면서 “또한 학교에 따라 콩쿠르와 관련해 학생의 희망대로 참가를 허락해주지 않는 곳도 있는 데다 장기간 결석에 따른 출결 불이익도 있다. 이에 비해 홈스쿨링을 하는 아이는 원하는 대로 콩쿠르에 참가하는 등 유연하게 시간을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1980~1990년대엔 국내 예중에서 소수의 우수한 학생들이 선발돼 조기유학 기회를 얻을 수 있었다. 1980년대는 문훈숙 허용순 김인희 강수진 등이 모나코 프린세스 그레이스 아카데미(한국에선 모나코왕립발레학교로 통칭)로 유학갔고, 1990년 들어 러시아와 국교 수립 이후에는 유지연 김지영 김주원 배주윤 등이 상트페테르부르크의 바가노바 아카데미와 모스크바 볼쇼이 발레학교로 유학을 갔다. 그리고 유니버설 발레단의 자매기관인 워싱턴 키로프발레아카데미가 1990년 개교한 뒤엔 김세연 서희 강효정 강미선 등이 선화예중을 다니다 유학을 떠났다.
1996년 실기 위주의 교육을 펼치는 한국예술종합학교(한예종) 무용원의 설립은 한국 발레계에 새로운 전환점이 됐다. 예술영재 전형으로 조기 입학이 가능해졌으며, 유학 없이도 세계적 수준의 무용수를 배출하는 교육이 이뤄졌기 때문이다. 여기에 2008년 부설 영재원 설립은 잠재력 있는 무용수를 조기에 발굴하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그리고 이런 시스템을 통해 다수의 한예종 무용원 출신 학생들이 매년 국제 콩쿠르에서 입상하는 것은 물론 국내외 발레단에 입단하고 있다. 파리오페라발레 에투알 박세은, 네덜란드 국립발레단 수석무용수 최영규, 마린스키 발레단 수석무용수 김기민은 한예종이 배출한 대표적인 무용수들이다.
2010년대 들어 홈스쿨링 선택 학생 등장
올해 1월 파리오페라발레 쉬제(솔리스트)로 승급한 윤서후 (c)파리오페라발레 홈페이지
하지만 2010년대 들어 한예종 입학 코스를 밟지 않고 홈스쿨링을 통해 해외 발레학교나 발레단 입단을 타진하는 학생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현재 파리오페라발레단 쉬제(솔리스트) 윤서후와 미국 휴스턴발레단 퍼스트솔로이스트 김단비는 홈스쿨링을 하다 해외에 진출한 1세대 무용수로 꼽힌다. 2014년 바르나 콩쿠르 주니어 부문 1위에 오른 윤서후는 예원학교를 중퇴한 뒤 이듬해 16세에 파리오페라발레 준단원 입단을 거쳐 2017년 18세에 정단원이 됐다. 그리고 중학교 대신 홈스쿨링을 택한 김단비는 2016년 로잔 콩쿠르 파이널리스트에 오른 뒤 휴스턴 발레학교를 거쳐 2019년 휴스턴 발레단에 입단했다.
KT&G장학재단과 한국메세나협회의 발레 장학사업에 협력해온 김인희 발레STP협동조합 이사장은 “2010년대 이후 홈스쿨링을 선택한 학생들이 많이 등장한 것은 대학에 대한 학부모의 인식이 바뀐 덕분이다. 해외 발레단은 17세부터 20세 초반 사이 입단이 일반적이기 때문에, 학부모들이 프로 무용수가 꿈인 아이를 위해 최선의 방법을 찾는 과정에서 홈스쿨링이 선택지가 됐다. 또한, 홈스쿨링의 성공 사례들이 쌓이면서 지금도 계속 증가하는 추세”라면서 “최근 KT&G장학재단 선발된 학생들을 보면 홈스쿨링 비중이 10~20% 정도인데, 전체로 확장하면 좀 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전문 에이전시가 정보 습득 및 절차 진행 돕기도
휴스턴 발레단 퍼스트 솔로이스트 김단비 (c)휴스턴 발레단 홈페이지
홈스쿨링을 선택한 학생들은 학원에서 발레 연습에 몰두하는 한편 자신들의 상황에 맞춰 초?중등 과정의 검정고시를 치른다. 여기에 해외 진출을 생각해 어학 공부를 병행하는 학생들도 적지 않다. 과거에는 국제 콩쿠르 입상 이후 해외 발레학교 편입이나 발레단 연수 단원 입단이 주류였다면 최근엔 10대 초반에 오디션을 통해 바로 해외 발레학교 입학을 선택하는 사례가 많아졌다. 해외 발레단들이 세컨드 컴퍼니인 주니어 발레단을 활성화한 것도 조기 유학이 많아진 이유 가운데 하나다. 부설 발레학교와 주니어 발레단을 거치는 것이 아무래도 메이저 발레단에 입단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특히 2018년 해외무용단 입단과 발레학교 유학을 돕는 전문 에이전시인 댄스플래너가 생기면서 학생들이 관련 정보를 습득하고 절차를 밟는 데 수월해진 것도 하나의 요인이다.
정은선 서울예고 발레 교사는 “홈스쿨링으로 조기 유학을 선택하는 아이들이 늘어나는 상황은 국내 예고 입장에서는 고민이 된다. 아무래도 예고는 학생들의 대학 입학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실기 중심 대학인 한예종이 생겼어도, 발레 관련 한국 학제가 해외 발레학교 시스템과 다른 데서 직업 발레단 조기 입단을 원하는 아이들의 바람과 괴리가 있다”면서도 “다만 성격상 외로움을 많이 타는 아이에겐 단체 생활을 할 수 있는 학교가 더 맞다. 실제로 중학교 과정을 홈스쿨링으로 했다가 예고에 입학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조주현 한예종 무용원 교수도 “홈스쿨링이든 제도권 교육이든 아이에게 맞는 교육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다만 발레 교육에서 청소년기는 아이의 체형이나 심리가 계속 변하는 중요한 시기여서 무용수로서 완성이 될 때까지 같은 환경에서 안정적으로 성장하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한예종 무용원의 경우 학생이 무용수로서 완성된 후 발레단에 입단하는 것이 중도 포기나 실패를 최소화한다는 입장”이라면서 “또한 무용수는 예술가로서 다양한 사회를 경험하고 시야를 넓히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학교에서는 발레 기량 외에 단체 생활을 통한 사회성과 성숙함을 배울 수 있다. 이는 무용수 이후의 삶에서도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홈스쿨링 증가한 만큼 실패 사례도 많아
국내 무용계에서 무용수들의 해외 진출 전문 에이전시인 댄스플래너는 학생들에게 본격적인 유학에 앞서 현지 발레학교나 발레단의 여름 캠프에 참여하도록 권하고 있다. (c)댄스플래너 홈페이지
한국 발레계에서 홈스쿨링은 이제 특별한 현상이 아니라 일상화된 흐름이다. 국립발레단 수석무용수 출신 김지영 교수가 교편을 잡은 경희대 무용과의 경우 2025학번 발레 전공자 12명 가운데 7명이 홈스쿨링 출신인 것으로 집계됐다. 조미송 코리아유스발레스타즈 단장은 “예체능계 전반에서 홈스쿨링이 유행하는 가운데 발레계에선 해외 발레학교 입학과 발레단 입단에 대한 정보 접근성이 높아진 것과 학생 개개인의 다양한 이유로 홈스쿨링을 택하는 사례가 많아졌다. 과거에는 상위권 학생들이 주를 이뤘다면 요즘엔 중하위권 학생도 도전한다”면서 “그동안 한국 학생들이 국제 콩쿠르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 덕분에 해외 발레학교나 발레단이 한국 무용수를 선호하게 된 것도 영향을 끼쳤다”고 말했다.
하지만 홈스쿨링은 장점 못지않게 단점과 위험 부담이 크다는 게 발레 교사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발레 연습에 집중해 기량을 빠르게 끌어올릴 수 있지만, 학생의 나이에 걸맞은 지식이나 교양을 습득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이원주 원장은 “홈스쿨링의 장단점이 있지만, 가능하면 학생들에게 그 나이에 배울수 있는 학업과 또래 집단과의 단체생활을 경험하도록 정규진학 과정을 권고한다. 그래도 아이가 간절하게 원해서 홈스쿨링을 택하면 영어 공부와 함께 독서를 꾸준히 하도록 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유니버설 발레단 세컨드 컴퍼니(UBCⅡ) 예술감독을 역임한 백연옥 전 계원예중 무용부장은 “홈스쿨링은 학생의 성장 가능성과 강한 의지, 부모의 경제적 및 정서적 지원, 교사의 헌신적인 교육이라는 삼박자가 잘 맞아야만 성공한다. 그렇지 않으면 실패할 확률도 높다. 실제로 국내에 성공한 무용수들만 알려져서 그렇지, 해외 발레학교나 발레단 연수단원으로 갔다가 적응하지 못해 마음의 큰 상처를 입고 돌아온 사례도 적지 않다. 어떤 학생은 국내 대학에 진학해 발레를 이어가기도 하지만, 아예 발레를 그만두는 사례도 있다”고 지적했다.
장지영 선임기자 jyja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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