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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현지시각) 제30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30·기후총회)가 열리는 브라질 벨렝 회의장 앞에서 사람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AP 연합뉴스


미국의 부재 속 열리는 제30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30·기후총회)에서 중국이 신에너지 차량, 녹색 전환 등을 내세워 기후 리더십을 확보하기 위한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기후총회에 앞서 6일부터 브라질 벨렝에서 열렸던 유엔 연례 기후 정상회의에 중국 전기차의 등장이 눈길을 끌었다. 10일 중국 관영 환구시보는 ‘중국 전기차가 기후회의에 공식적으로 엄선된 이유’라는 사설에서 여러 나라 정상들이 회의장에 중국 전기차를 타고 등장했다며 “기후총회의 공식 개막을 앞두고 매우 상징적인 장면”이라고 평가했다. 사설은 “중국이 세계 경제의 녹색·저탄소 전환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세계 기후 거버넌스에 깊이 참여하고 있는 걸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미국 뉴욕타임스도 이 장면을 전하며 “브라질이 세계 정상들의 공식 이동 수단으로 중국 전기차를 선택했다는 사실은 분명한 신호를 보내고 있다”고 했다. 중국의 기후위기 대응 기술이 브라질에 침투하고 있고 이는 기후총회에 불참한 미국과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는 설명이다.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스콧 케네디는 “세계는 미국의 정치적·기술적 리더십이 없어도 전진하고 있다”며 “브라질에 등장한 이 전기차들은 다른 선택 지가 있다는 걸 보여주는 신호”라고 짚었다.
중국은 기후 리더십의 확보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이날 “중국이 기후변화 대응에 대한 야심 찬 목표와 성과를 강조하는 긍정적인 신호를 보냈다”며 “글로벌 에너지 전환을 주도하는 중국의 리더십이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황룬추 중국 생태환경부 부장(장관)은 전날 중 국중앙텔레비전(CCTV) 인터뷰에서 “중국이 낸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는 사상 처음으로 전체 경제를 포괄하고 모든 온실가스를 포함하도록 확대됐다”며 “중국이 총 온실가스 배출량의 절대적 감축 목표를 설정한 첫 사례”라고 말했다. 그는 “대부분의 선진국은 (온실가스) 배출 정점에 도달한 후 실질적인 감축에 이르기까지 20년에서 50년이 걸리지만, 중 국은 정점 이후 약 5년 이내에 감축을 실현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중국 관영 매체들은 이번 기후총회에 불참한 미국을 ‘진정한 교란자’라며 비판의 목소리도 높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구 온난화 등 기후 변화가 “세계에서 가장 큰 사기극”이라고 주장하며 이번 기후총회에 대표단을 파견하지 않았다. 환구시보는 2015년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국제협력 체제의 기틀이 된 ‘파리협정’이 맺어지고 지난 10년간 세계 기후 거버넌스가 험난한 여정을 지나왔다고 지적했다. 그 과정엔 미국의 반복된 ‘탈퇴’, 돌발적인 지정학적 충돌과 감염병 대유행, 무역전쟁 등의 요인이 있다고 지적했다. 글로벌타임스는 지난 6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의에서 미국 대표가 중국을 “최대 탄소 배출국”이라고 비판하자, 중국 대표가 “미국은 책임 전가를 멈춰야 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마쥔 중국 공공환경사무소 소장은 이를 두고 “일부 서방 국가들이 기후 문제를 중국 공격의 편리한 구실로 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과거 중국이 잘하지 못했을 때는 비판했고, 이제 우리가 진전을 이루어도 여전히 문제로 삼는다. 결국 기후 문제가 정치적 무기로 전락한 셈”이라고 말했다.
베이징/이정연 특파원
xingxing@hani.co.kr 기자 admin@gamemong.inf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