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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병 시사평론가


지난 9월 통과된 정부조직법에 따라 내년 10월이면 검찰청이 사라진다. 출범 이후 78년 만이다. 검찰개혁의 피날레가 될 것으로 보이지만 과연 그 부작용이 어떻게 표출될 지는 미지수다. 윤석열 정권을 정점으로 검찰 권력은 말 그대로 무소불위였다. 정상적인 나라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상식이 통하는 사회에서는 말도 안 되는 일이다. 검찰 권력은 그렇게 한 시대를 지배했다. 그러나 그게 마지막이었다. 그럼에도 막강한 권력 집단이기에, 그들의 밥그릇 또한 엄청나기에 쉬 물러설 것 같지 는 않았다. 비록 검찰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낮고 김건희 건으로 조롱까지 받는 처지가 됐지만 막판에는 집단 반발이나 저항이 있을 것으로 봤다. 그러나 그간은 조용했다.
서울중앙지검이 지난 7일 '대장동 사건'에 연루된 민간업자 5명에 대한 1심 선고 항소를 포기했다. 사실 검찰의 항소 포기는 쉬 납득하기 어렵다. 1심에서 일부 무죄에다가 엄청난 금액의 추징금이 없는데도 항소를 포기한 사례는 찾기 어렵다. 권력의 외압인지 알아서 엎드린 것인지, 그도 아니면 검찰 수사가 애초 무리였음을 인정한 것인지 알 수가 없다. 뜬금없이 '채 상병 사건' 때의 외압 수사가 머리를 떠나질 않는다. 결과적으로 대장동 일당은 엄청난 규모의 돈을 챙길 가능성이 커졌다. 일각에서는 민사소송 얘기를 하지만 그 결과가 불투명하다.
국민의 분노는 당연하다. 이를 안다면 범죄자의 계좌를 끝까지 추적해서 한 푼이라도 찾아내는 것이 검찰의 역할이다. 항소가 아니라 그보다 더한 것도 마다해서는 안 된다. 그럼에도 항소를 포기했다는 것은 결국 대장동 일당에게 유리한 꼴이 됐다는 뜻이다. 감옥에서도 쾌재를 불렀을 범죄자들의 표정을 생각하면 국민의 분노는 쉬 식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이번에는 검찰 내부에서도 적잖은 반발이 쏟아지고 있다. 검사장 18명 명의의 성명이 나오는가 하면 일부 평검사들도 동조하고 있다. 근래 보기 드문 집단 반발이며 집단 행동이다. 짐작은 했지만 그럼에도 낯설다.
설사 검찰 수사가 무리였다 해도 상급심 판결을 구했어야 했다. 피해액이 엄청나며 국민의 관심이 집중된 사건이기 때문이다. 심지어 이재명 대통령과도 일부 연관돼 있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의 해명도 동의하기 어렵다. '외압'이라 해도 할 말이 없는 대목이다. 이에 일부 검사들이 반발하는 것도 일리 있다. 그런데 더 이해할 수 없는 것은 검찰의 반발이 '선택적'이라는 점이다. 이보다 심했던 김건희 무혐의는 왜 침묵했는가. 그리고 윤석열 석방 때는 왜 아무 말도 못했는가. 그 때도 세게 반발했어야 했다. 아니면 이번에도 침묵하던가. 그러니 검찰의 태도를 믿을 수 없다는 것이다. 혹여 수사권이 없어지는 막판에 '작은 밥그릇'이라도 챙길 요량이라면 이쯤에서 관두는 게 좋다. 민심은 이미 떠났다.
/박상병 시사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