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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자료 이미지
국가인권위원회는 교도소·구치소 등 구금시설의 과밀수용이 “국가 형벌권을 넘어선 인간존엄의 훼손”이라며 정부에 대책 마련을 권고했다. 지난해 말 기준 구금시설 평균 수용률(수용 정원 대비 실제 수용 인원)은 115.4%로, 특히 대도시 주변 구금시설은 수용률이 124.3%에 달했다.
인권위는 지난해 10월 구금시설 과밀수용 실태에 대한 직권조사를 개시해 전국 52개 교정시설에 대한 조사를 벌인 결과, 법무부 장관 등에게 구금시설 신축·증축 등 대책을 마련할 것을 권고했다고 17일 밝혔다.
인권위에 따르면 2013년 이후 구금시설 수용률은 해마다 증가 추세를 보여 2017년 말 기준 115.4%를 나타냈다. 대도시 주변은 전체 평균보다 8.8% 높은 124.3%의 수용률을 보였다. 특히 여성수용자의 경우 전용 교정시설이 전국에 하나 밖에 없는 상황에서 부산구치소의 여성 수용률은 185.6%에 육박했다.
인권위는 “과밀수용으로 인한 수용자 인권침해는 올해와 같은 혹서기와 혹한기에 그 상황이 더 심각해 수용자 간 다툼이나 입실거부, 징벌 등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인권위 직권조사에 응한 한 수용자는 “사람을 교화시키는 것이 아니라 아무것도 하지 못하게 해 더 악랄하게 만드는 것 같다”고 진술했다고 인권위는 밝혔다.
최근 5년간 국가인권위에 접수된 교정시설 관련 인권침해 진정은 총 8934건으로 연 평균 1787건에 달했다. 지난해에는 최근 4년간 평균보다 35% 증가한 2249건이 접수됐고, 이 중 과밀수용 관련 진정은 총 205건이었다. 교정시설별로 보면 수원구치소, 인천구치소, 광주교도소, 서울구치소, 전주교도소 순으로 진정이 많이 접수돼 대도시 소재 교정시설의 높은 수용률과 연관이 있다고 인권위는 보고 있다.
인권위는 “구금시설의 과밀수용 상황은 사람을 수용하는 시설의 최저기준을 충족하지 않았으며, 국가 형벌권을 넘어 6만여 수용자의 인간 존엄을 훼손하는 인권침해 행위”라고 밝혔다. 앞서 헌법재판소도 구금시설 과밀수용에 대해 “국가는 국가형벌권 행사의 한계를 준수해야 하고 어떠한 경우에도 수형자가 인간으로서 가지는 존엄과 가치를 훼손할 수 없다”고 판단한 바 있다.
구금시설 과밀수용 실태. 인권위 제공
형이 확정되지 않은 상태로 구금돼 있는 미결 수용자가 늘어난 것도 과밀수용의 원인으로 꼽혔다. 인권위에 따르면 최근 5년간 구금시설 수용자는 26% 증가해 지난해에는 미결구금 수용자가 전체 수용자의 35.4%를 차지했다. 이에 반해 구금시설의 수용 정원은 4%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인권위는 직권조사 결과 과밀수용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소하기 위해 법원과 검찰의 불구속 재판·수사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과밀수용 해소를 위한 구금 시설 추가 확보가 지역주민의 반대에 부딪혀 제대로 추진되지 않은 점도 과밀수용의 주요 원인으로 인권위는 지목했다.
인권위는 구금시설의 신·증축 외에도 여성수용자 거실 확대 등 우선적 조치 사항을 시행하고, 가석방 확대 방안을 마련할 것을 법무부 장관에게 권고했다. 검찰총장과 대법원장에게는 무죄추정의 원칙에 따라 불구속 수사·재판 원칙을 구현하고, 미결구금을 줄이기 위한 방안을 마련하라고 권고했다.
아울러 국무총리에게는 법무부, 행정안전부, 기획재정부 등 관련 부처 협의체를 구성해 구금시설 과밀수용 문제를 신속하게 해결하라고 권고했다.
인권위는 “구금시설 과밀수용 문제의 실질적인 해결을 위해 법무부 뿐만 아니라 범정부적인 협의, 법원과 검찰의 불구속 재판·수사 원칙 구현, 시민사회의 교정시설을 바라보는 인식의 개선 등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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