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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란드 국경에서 약 50㎞ 떨어진 우크라이나 서부 르비우 외곽의 공장. 지난달 28일 찾은 이곳에선 공습경보가 울리는 와중에도 군용 무인기(드론)가 쉴 새 없이 제작되고 있었다. 러시아군 폭격에 대비해 콘크리트 벽으로 두른 건물 한쪽엔 배터리와 알루미늄 합금 막대, 3D 프린터들이 쌓여 있고, 그 뒤편 은밀한 공간에서 제품을 조립 중이었다. 그쪽으로 발길을 옮기려 하니 “여기서부터는 출입 금지”라며 공장 직원이 가로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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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에서 제작 중인 드론은 우크라이나군이 최근 공개한 드론 잡는 드론, ‘헌터 드론’이다. 프로펠러 네 개로 날아다니는 ‘쿼드콥터’와 달리, 일반 비행기처럼 생겼다. 프로펠러를 돌려서 날 수도 있고, 제트엔진의 동력으로 비행할 수도 있다. 몸체엔 폭탄 대신 긴 막대기처럼 생긴 총신(銃身)이 달렸다. 개발 업체 베소마르(Besomar) 측은 “세계 최초로 실왕초보주식
전 투입된, 총을 쏴 적 드론을 격추시키는 드론”이라고 했다.
우크라이나의 군용 드론 제작사 베소마르가 개발한 '헌터 드론'의 모습. 러시아군의 드론을 잡는 요격 드론이다. /베소마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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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은 ‘드론 전쟁’이라고 할 만큼 드론이 전장의 주연(主演) 역할을 하고 있다. 정찰·정보 수집과 적진 타격의 핵심 수단으로 자리 잡은 데 이어, 이젠 드론끼리 공중전까지 벌이는 단계까지 왔다. 헌터 드론은 러시아군의 스파이(정찰) 드론을 사냥한다. 스파이 드론은 아군의 위치를 찾아내고 자폭 공격도 퍼부으며 전선의 병사들을 가장 위협하는스마트그리드테마주
존재다. 창업자인 로만 셰메치코 최고기술책임자(CTO)는 “헌터 드론은 전선의 병사를 지키는 최신 무기 체계”라며 “지난 3년여간의 실전 데이터에 최신 항공·전자·소프트웨어 기술을 투입했다”고 했다.
헌터 드론은 여러 면에서 기존 드론을 뛰어넘는 성능을 갖췄다. 우선 상대적으로 작은 크기에도 고도 5㎞ 이상까지 날아오를 수 있다. 러시아황금성게임설명
정찰 드론을 아래로 굽어볼 수 있는 높이다. 엔진·모터를 멈추고 조용히 활공하는 기능도 갖췄다. 소음 때문에 적에 노출되는 것을 막고, 배터리를 아껴 더 오래 비행할 수 있다. 하늘을 조용히 배회하다 적 드론을 발견하면 엔진을 켜고 순식간에 달려든다.
드론에서 쏘는 총이 얼마나 정확할까 싶지만, 셰메치코 CTO는 “백발백중”이라고 했다. 목표물이 사정거리에 들면 역추진 장치로 단 2초 만에 감속해 기체를 안정시키고, 수백 개의 날카로운 탄자(彈子)가 들어있는 산탄총을 발사한다. 미리 목표를 포착한 상태에서 조종사가 공격 승인을 내리면 인공지능(AI)이 자동 조준해 총을 쏜다. 총신을 추가 탑재하면 최대 네 발까지 연발도 가능하다. 베소마르 측은 “한 번 출격해 여러 대를 요격하고, 자동 귀환해 재장전 후 또 출격한다”며 “기존 드론과 비교해 성능·경제성 모두 압도적”이라고 했다.
우크라이나의 군용 드론 제작사 베소마르가 개발한 '헌터 드론'의 모습. 러시아군의 드론을 잡는 요격 드론이다. /베소마르 제공
여기에 러시아군의 전자전 공격에 버티는 방어 장치, GPS(위성항법장치) 없이 위치 파악과 유도가 가능한 ‘라디오 비콘’ 기능, 이륙·귀환·착륙을 자동으로 하는 자율 비행 기능 등 기존 드론에서 찾아보기 힘든 첨단 기능이 총망라됐다. 드론 조종사가 피격되는 상황에 대비, 다른 이에게 조종권을 넘기는 기능도 갖췄다. 셰메치코 CTO는 “전선의 병사들이 경험한 것들을 반영해 나온 기능들”이라며 “양적으로 우위에 있는 러시아군을 이기려면 더 완벽해져야 한다”고 했다.
러시아의 전면 침공에 항전하는 동안 우크라이나의 군사 드론 산업은 눈부시게 발전했다. 사람이 조종하는 1인칭 시점(FPV) 드론이 수류탄·박격포탄을 떨구던 수준에서, 이젠 AI의 힘으로 스스로 날아다니며 공중전을 벌이는 단계로 올라섰다. 전장의 높은 수요 탓에 산업 규모 역시 세계적 수준이 됐다. 지난해 우크라이나가 생산한 드론은 220만기, 올해 목표는 450만기로 중국(지난해 470만기) 다음으로 많다. 국영 방산 업체, 민간 스타트업과 비영리 단체 등 500여 업체가 군사용 드론을 양산하고 있다.
부품 등 기술도 대부분 국산화했다. 공급망 위험과 보안 문제 때문이다. 특히 가격을 낮추려 안간힘을 쓰고 있다. 현재 우크라이나군에 납품되는 드론의 대당 가격은 약 3000달러(약 420만원) 선으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공습에 쓰는 ‘게란’ 드론(약 5만달러)의 16분의 1에 불과하다. 기술과 가격 모두 뛰어난 경쟁력을 갖추자 전 세계가 우크라이나 드론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노르웨이와 핀란드 등 유럽 각국은 물론, 미국도 우크라이나에 군사 지원을 하면서 “드론을 공동 개발·생산하자”고 손을 내밀고 있다.
르비우 외곽의 베소마스사 공장에 쌓여 있는 '헌터 드론'의 모습. 보안상 시설 촬영은 금지 됐다. /베소마르 제공
러시아가 원유와 천연가스 판매를 통해 안정적으로 전쟁 자금을 확보한 반면, 우크라이나는 여전히 전체 군비의 절반 이상을 서방 지원에 의존하고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최근 “요격 드론 생산 확대에 최소 60억달러(약 8조3000억원)가 필요하다”고 지원을 호소할 정도다. 젤렌스키는 4일 파리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주재로 열리는 ‘의지의 연합(영국과 프랑스 등 유럽을 주축으로 자유 진영 국가들이 꾸린 우크라이나 지원 협의체)’ 확대 회의에 참석한다.
러시아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요구해 온 러시아·우크라이나 정상회담을 사실상 거부하고 우크라이나에 대한 공세 수위를 연일 끌어올리고 있다. 우크라이나군은 1일 “러시아군이 도네츠크주 전선에서 새 대규모 공세를 준비 중”이라며 “최근 포격이 세 배 가까이 증가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전황 분석 기관 ‘딥스테이트’는 이날 “러시아군이 지난 8월 464㎢(서울 면적의 약 77%)의 우크라이나 영토를 새로 점령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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