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상 가장 높은 기온이 이어지고 탄소예산은 바닥을 드러냈다. 생태위기가 재난을 넘어 붕괴로 이어진다는 경고가 쏟아진다. '기후문제를 주요 의제로 다루라'는 요구가 정치권에 빗발치지만 환경 문제는 자꾸 경제논리 뒤로 밀린다.
절박한 2026년을 맞아 우리 정부와 기업은 무슨 일을 해야 할까? 그 과정에서 시민에게 주어진 역할은 무엇일까? <뉴스펭귄>은 대한민국을 대표할 만한 주요 환경단체 10곳에 "우리는 지금 어디에 서 있고, 어디로 가야 하느냐"고 물었다.
인터뷰는 크게 네 갈래다. 지금까지 어디에서 누구와 무슨?활동을 했는지, 지난 2025년의 키워드가 뭐였는
온라인야마토게임 지,?기후위기 한복판에서 우리에게 주어진?가장 절실한 의무는 뭔지, 마지막으로 2026년의?숙제는 무엇인지다.?[편집자 주]
(사진 케이팝포플래닛 제공)/뉴스펭귄
콘서트장 밖에서 케이팝 팬들의 선
모바일릴게임 행은 오래 이어져 왔다. 좋아하는 아티스트의 이름으로 숲을 만들고, 재난이 발생하면 국경을 넘어 모금을 조직했다. 홍수와 지진이 덮친 지역으로 성금이 모였고, 그 과정에서 누가 시키지 않아도 역할이 나뉘고 연대가 만들어졌다. 기후위기라는 이름을 붙이지 않아도 이미 익숙한 선행이었다.
"죽은 지구에 케이팝은 없다"
2021
바다이야기온라인 년, 케이팝포플래닛은 이 흩어진 행동들을 하나의 언어로 모으자는 취지에서 출발했다. 기후위기는 '덕질'(팬 활동)과 문화의 언어로 모여야만 했다. 더 이상 새롭게 설득해야 할 미래의 의제가 아니며, 이름을 붙이지 못한 채 오래전부터 진행돼 온 현재의 문제여서다.
지난 1월 19일, 케이팝포플래닛 한국 이다연·김나연·박진희 캠페이너를 만나
바다이야기하는법 'K(케이)-기후위기'를 물었다. 응원봉을 든 팬들의 기후행동과 아티스트 영향력은 실제로 기업의 선택과 약속을 바꾸는 순간을 만들어왔다.
케이팝포플래닛이 말하는 기후위기는 공포와 죄책감의 언어가 아니다. 덕질과 애정, 문화와 참여의 언어다. 응원봉을 든 팬들이 기업의 모순을 묻고, 케이팝이라는 문화적 영향력이 정책과
알라딘릴게임 산업을 향해 질문을 던진다. 기후위기는 오늘 우리가 사랑하고 소비하는 방식과 정확히 맞닿아 있기 때문이다.
케이팝포플래닛 캠페이너들. 한국 캠페이너와 인도네시아 캠페이너가 함께 활동하고 있다. (사진 케이팝포플래닛 제공)/뉴스펭귄
[걸어온 길] "팬들의 기후행동? 케이팝포플래닛이 시작한 적 없다"
Q. 케이팝포플래닛은 누구와, 어떤 문제의식이 모여 시작하게 됐나요?
A. 출범 이전부터 각자 숲 조성이나 기부, 재난 모금 같은 활동을 해오고 있었어요. 다만 그걸 '기후행동'이라고 정의하지는 않았죠. 기후 커뮤니티 안에서 아시아 지역, 여성, 청년의 목소리가 충분히 대변되지 않는다는 문제의식이 있었고, 기업과 정부의 의사결정이 실제로 지구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팬들도 말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그런 문제의식으로 한국과 인도네시아 팬들이 연대해 2021년 3월 3일 공식 활동을 알리게 됐습니다.
Q. 가장 처음 던졌던 메시지는 무엇이었고, 가장 먼저 어떤 반응이 돌아왔나요?
A. 케이팝 팬들은 이미 기후행동을 하고 있다는 것이었어요. 아이돌의 선한 영향력을 자랑스러워하고, 서로 배우면서 기후위기에 대응할 수 있는 강력한 주체라는 메시지였죠.
창립 전에 인도네시아에서 대규모 홍수와 지진 등 기후재해가 있었어요. 그때 팬들이 자발적으로 모금에 나섰고, 약 1억 원이 모였습니다. 당시 현지 물가를 고려하면 상당히 큰 규모였고, 구호와 자금 활동 모두 인상 깊었어요. 국내외적으로도 주목받았고, 팬들 사이에서 자긍심과 연대가 시작된 계기였다고 생각합니다.
Q. 활동 초기, 부정적인 시선은 없었나요?
A. 편견이 많았어요. 어린 청년이나 여성들이 모여 있으니까 '기특하다'는 시선에 그치거나, '좋아하는 가수만 보면 되는 것 아니냐'는 반응도 있었죠. 지금은 어느 정도 성과를 내면서 그런 시선이 줄어들었고, 팬들의 힘을 계속 증명해 가고 있다고 느낍니다.
Q. 케이팝포플래닛이 지켜본 '탄소중립'은 어떤가요?
A. 2022년에 강원 삼척 맹방해변에서 '세이브 더 버터 비치(Save The Butter Beach)' 캠페인을 했어요. 국내외 팬들이 사랑하던 관광지였는데, 인근에 신규 석탄화력발전소가 지어질 계획이 알려지면서 시작됐죠. 국제에너지기구는 중단을 권고했는데, 한국 정부는 결국 신규 석탄발전을 가동했습니다. 탄소중립을 말하면서 행동은 정반대라고 느꼈어요.
(사진 케이팝포플래닛 제공)/뉴스펭귄
맹방해변은 BTS가 '버터' 앨범 재킷 사진을 찍은 곳으로 유명하며, 전 세계 케이팝 팬들에게 사랑받는 곳으로 알려졌다. 이 캠페인은 "이런 곳에 석탄화력발전소가 세워지면 추억이 사라지기 때문에 지켜달라"는 취지에서 시작했다.
Q. 케이팝 산업 변화는 어떻게 평가하시나요?
A. '지속가능성이 없으면 케이팝은 없다'는 이야기를 하기 시작한 뒤 4대 엔터테인먼트사가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내면서 변화는 느껴졌어요. 이전에는 환경에 대한 인식이 미온적이었는데, 전 세계적으로 ESG가 부상하면서 엔터들도 신경 쓰기 시작했죠.
기업들도 재생에너지 사용의 필요성에는 공감한다는 이야기를 들어요. 그런데 정부 정책이나 인프라가 뒷받침되지 않다 보니 실제로는 어렵다는 이야기도 함께 듣습니다. 그래서 재생에너지 정책이 꼭 실현돼야 케이팝 산업과 팬들도 지속 가능한 미래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해요.
Q. 그 변화가 충분한가요?
A. ESG 보고서에 탄소중립 선언은 있지만, 실제 탄소 배출량은 YG를 제외하면 계속 늘고 있어요. 플라스틱 앨범 문제도 친환경 용지나 포장재 수준에서 크게 달라진 점은 느끼기 어렵고요. SM이 판매량 많은 앨범의 탄소배출량을 공개하고 가이드라인을 만들긴 했지만, 근본적인 앨범 마케팅 구조 변화까지는 아직이라고 봅니다.
Q. 활동 초기 가장 현실적으로 힘들었던 점은 무엇이었나요?
A. 인지도가 부족했고, 팬들과의 소통이 가장 어려웠어요. '죽은 지구에 케이팝은 없다' 앨범 캠페인을 시작했을 때 트위터에 글을 올린 지 10분 만에 3천 회 이상 리트윗될 정도로 반응은 컸지만, 긍정적인 반응만 있지는 않았어요. '너희가 뭔데 우리 가수와 팬들에게 이런 걸 요구하냐'는 시선도 있었죠.
Q. 그럼에도 활동을 이어올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이었나요?
A. 많은 팬들이 지지해 주고 응원해 줬어요. 팬들은 이미 기후행동을 해왔지만, 아무도 그걸 '기후위기'로 정의하지 않다가 갑자기 목소리를 내니 혼란이 있었던 것 같아요. 그래도 함께해주는 팬들이 있어서 지금까지 올 수 있었습니다.
Q. 케이팝포플래닛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전환점이 된 사건을 꼽는다면요
A. 2024년 현대차 캠페인이요. 현대차가 인도네시아에서 신규 석탄발전과 연계된 알루미늄 조달을 추진하려 했는데, 그동안 BTS를 모델로 '지속가능성'을 내세워왔던 기업의 행보로는 모순적이었죠.
아미(BTS팬덤)뿐 아니라 다양한 케이팝 팬들이 함께했고, 청년들이 주도해서 케이팝이라는 문화적 언어로 문제를 전달했다는 점이 중요했어요. 현대차가 석탄 연계 MOU를 추진하지 않겠다고 밝히면서 인도네시아 내 자동차를 비롯한 공급망 전체의 탈탄소화 필요성이 대두됐습니다. 국내를 넘어 글로벌 기업과 정책도 움직일 수 있다는 확신을 갖게 된 계기였습니다.
(사진 케이팝포플래닛 제공)/뉴스펭귄
Q. 활동 초기와 비교해, '바꿔야겠다'고 결심한 활동도 있나요?
A. 초기에는 알리는 데 집중했다면, 지금은 팬들을 실제로 만나고 소통하는 방식으로 발전했다고 생각해요. 캠페인을 팬들의 관심사와 함께할 수 있는 문제로 꾸리다 보니, 사전에 조언을 받거나 케이팝 산업 전반에 대한 이야기를 듣는 과정도 중요해졌어요.
소셜 리스닝도 하고, 우리 단체를 좋아해 주는 인플루언서들과 직접 만나 대화하기도 합니다. 처음에는 인지도가 없어서 만나자는 제안 자체가 어색했는데, 이제는 지지해 주는 팬들이 생기면서 가능한 방식이 됐어요.
Q. 활동 안에서 특히 인상 깊게 남은 순간이나 반응이 있다면요?
A. '아무도 나서지 않았던 주제였는데 케이팝포플래닛이 나서줘서 고맙다'는 반응이 기억에 남아요.
'팬들의 언어로 풀어내자'는 게 가장 중요한 메시지였어요. 기후위기는 배경지식도 복잡하고 설명도 어려운데, 사람들이 이 문제에 진심으로 공감하고 지지하려면 언어가 중요하다고 느꼈습니다. 같은 편이라고 느낄 수 있도록 팬들의 언어로 풀어내려고 했어요.
(사진 케이팝포플래닛 제공)/뉴스펭귄
[지난 1년을 묻습니다] "국회 앞에 모인 응원봉, 기후위기 언어로 확장"
Q. 2025년을 돌아봤을 때, 케이팝포플래닛 활동 가운데 가장 쉽지 않았던 순간은 언제였나요?
A. 조기 대선 이후 진행했던 캠페인이 가장 어려웠어요. 탄핵 국면에서 응원봉을 든 팬들과 10~30대 여성들의 목소리가 주목받았는데, 선거 국면으로 들어가면서 기후위기는 주목도가 크지 않아 보였어요. 선거 이후에도 팬들의 목소리가 배제되지 않기를 바랐고,투표 참여를 독려하면서 더 많은 팬에게 기후위기를 알리는 프로젝트를 진행했습니다.
Q. 그 과정에서 특히 고민이 컸던 지점은 무엇이었나요?
A. 다른 캠페인과 달리 케이팝과의 직접적인 연결고리가 없다는 점이 고민이었어요. 케이팝 아이돌과 연결해서 메시지를 전할 수 없는 상황에서, '투표하자'는 정치적 메시지와 기후위기 메시지를 팬들에게 어떻게 전달할 수 있을지 정말 많이 고민했습니다.
포기할 수는 없었어요. 응원봉을 든 팬들의 목소리가 정책 결정 과정에 반영되는 게 핵심이라고 생각했거든요. 어려운 기후위기 메시지를 '투표'라는 정치적 메시지와 함께 팬들에게 어떻게 더 잘 다가갈 수 있을지, 케이팝포플래닛의 숙제라고 생각하며 계속 고민했습니다.
Q. 모든 캠페인이 성과로 이어지지는 않았겠지요
A. '세이브 더 버터 비치' 캠페인이 그랬어요. 여러 협력단체와 함께 캠페인을 진행하고 문제를 알렸지만, 결국 석탄화력발전소는 가동됐죠.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걸 알면서도 피하지 않았던 이유는, 당장 멈추지 못하더라도 팬들에게 알리고 인식을 높이는 것 자체가 의미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에요. 그 경험이 이후 활동의 토대와 기반이 됐다고 봅니다.
Q. 지난 1년간 가장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쏟았지만, 외부에서는 잘 보이지 않았던 활동도 있나요?
A. 어떻게 하면 더 많은 팬에게 기후위기를 전달할 수 있을지 계속 고민해 왔어요. 반응이 있든 없든 SNS를 꾸준히 활용했고, 어떤 방식의 메시지가 닿는지 계속 점검했습니다. 캠페이너 스스로 인플루언서처럼 행동하면 어떨지 고민하기도 했고, 케이팝 팬들과 기후행동이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커뮤니티를 만드는 데 많은 시간을 썼어요.
밈이나 쉬운 언어로 전달하자는 논의 끝에 'KLIMATES 앰배서더' 프로젝트를 시작했어요. 특히 인도네시아는 한국보다 팬 수가 훨씬 많고 결집력도 강하거든요. 그런 팬들을 앰배서더로 모집해 기후위기를 함께 공부하고, 케이팝포플래닛 캠페인을 각자의 언어로 풀어낸 콘텐츠를 함께 만들고 있습니다.
KLIMATES 앰배서더 프로젝트 활동 사진. (사진 케이팝포플래닛 제공)/뉴스펭귄
Q. 반대로, 외부에서는 성과로 보였지만 내부적으로는 고민이 더 남았던 사례도 있었나요?
A. 가수 임영웅 씨가 플라스틱 CD를 포함하지 않은 앨범을 발매하면서 화제가 됐어요. CD가 없으면 차트에 반영되지 않기 때문에, 팬들의 중복 구매를 유도하는 구조를 하나 없앤 선택이었죠. 소장하고 싶은 만큼만 구매할 수 있게 한 점에서 고무적이라고 봤습니다.
물론 케이팝포플래닛의 직접적인 성과라고 보기는 어렵지만, 그동안 앨범 쓰레기 문제를 계속 이슈화해 온 영향이 어느 정도는 있다고 생각해요. 임영웅 팬들 사이에서도 관심이 컸고요. 다만 이런 선택이 왜 아이돌 중심의 케이팝 산업에서는 잘 나오지 않는지, 왜 중복 구매를 유도하는 마케팅을 포기하기 어려운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고민이 남습니다.
[기후위기, 길을 묻다] "불안한 기후위기?그만, 긍정적 메시지 필요"
Q. '기후위기'라는 말이 이제는 너무 익숙해졌다는 시선도 있습니다. 기후위기 언어는 어떻게 다뤄져야 한다고 생각하시나요?
A. 주변 친구들이나 가족들과 이야기해 보면, 다들 기후위기가 심각하다는 건 알고 있어요. 그런데 그 인식이 행동으로 이어지는 데에는 아직 익숙해지지 않은 것 같아요.
왜 그런지 생각해 보면, 기후위기라는 말 뒤에 항상 불안한 단어들이 붙기 때문인 것 같아요. 무섭다, 해결할 수 없다, 식량위기, 취약계층 같은 말들이요. 그러다 보면 '이건 내가 해결할 수 없는 문제'라는 결론에 이르게 됩니다. 그래서 우리는 기후위기가 함께하면 이길 수 있고, 늦출 수 있는 문제라는 걸 긍정적인 언어로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해요. 함께해야 바뀔 수 있다는 메시지를 계속 내보여야 하고요. 케이팝포플래닛은 덕질, 애정, 사랑이라는 긍정적인 감정으로 소통하는 단체인 만큼, 이런 방식의 메시지를 더 강하게 전하고 싶습니다.
Q. 지난 1년간 우리 사회의 기후위기를 더 심화시켰다고 느낀 사건을 하나 꼽는다면요?
A. 2035년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 발표죠. 정부는 IPCC 권고나 헌법재판소 결정, 미래세대 부담 완화, 산업계 상황 등을 고려했다고 설명했지만, 현장에서 느끼기에는 미래세대 부담이 더 커지는 설정이라고 봤어요.
목표 범위가 53~61%로 제시됐는데, 사실상 53%는 산업계 입장을 많이 반영한 수치라고 느꼈습니다. 정부가 현재의 단기적인 상황만 보고, 미래세대와 국민의 기본권에 대한 책임을 충분히 다하지 못한 결정이라고 생각해요.
Q. 기후의제를 다루며 기업·정치권과 마주할 때 가장 자주 듣는 반응은 무엇인가요?
A. '그렇다고 경제성장을 포기할 수는 없다'는 말을 자주 들어요. 환경을 지키면 경제를 희생해야 한다는 식의 양자택일 구도죠. 그런데 실제로는 재생에너지 전환을 하지 않으면 RE100을 달성하지 못해 수출이 막히는 구조잖아요. 기후위기 대응을 제대로 해야 경제성장도 가능하다고 생각해요. 단기적인 이익을 위해 장기적인 생존을 담보로 하면 결국 둘 다 잃게 됩니다.
정치권에서는 '기업에 너무 과도한 규제를 줄 수 없다'는 말을 많이 들어요. 청년으로서 느끼기에는, 기업 규제 이야기를 들을 때 숨이 막히기도 해요. 앞으로 살아갈 시간이 70년 정도 남아 있는데, '천천히 바꾸자'며 기다리라는 말은 너무 한가롭게 들리거든요. 그래서 더 분노가 생기고, 지금 당장의 생존 문제로 느껴지기 때문에 활동을 멈출 수 없다고 생각하게 됩니다."
Q. 팬들이나 대중의 반응 가운데 가장 자주 마주하는 질문은 무엇인가요?
A. '우리가 한다고 뭐가 바뀌냐', '우리에게 힘이 있냐'는 말이요. 기후행동은 바로 눈에 띄는 성적표가 나오지 않다 보니 효능감을 느끼기 어려운 것 같아요. 내가 오늘 에어컨을 끈다고 해서 내일 바로 지구가 시원해지지 않는 것처럼요.
하지만 활동을 하면서 느낀 건, 함께 목소리를 내고 행동하면 실제로 바뀔 수 있다는 거예요. 현대차 석탄 캠페인 때도 처음엔 아무도 대기업을 상대로 이길 수 있을 거라고 믿지 않았지만, 결국 변화가 있었잖아요. 그런 효능감을 계속 알아줬으면 좋겠습니다.
Q. 수많은 기후위기 이슈 가운데, 오히려 가려지는 이야기도 있나요?
A. 문화 영향력이라고 생각해요. 탄소 감축 논의는 흔히 배출량이 많고 에너지 소모가 큰 산업 분야에 집중되곤 합니다. 그래서 문화 분야의 배출량은 다른 산업에 비해 미미하다며 중요성을 낮게 평가하기도 하죠. 하지만 더 많은 시민이 이 문제에 공감하고 실제 행동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문화로부터의 변화를 결코 간과해서는 안 됩니다.
특히 케이팝과 케이뷰티가 가진 영향력은 압도적입니다. 블랙핑크가 COP26 당시 기후행동을 장려하는 콘텐츠를 게시했을 때, 누적 조회수는 3100만 회를 넘었고 응원 댓글도 17만 개 이상 달렸습니다. 문화적 파급력이 크다는 뜻이죠.
기후위기 대응은 특정 산업만의 과제가 아니라, 다양한 분야와 세대, 계층의 사람들이 함께 공감하고 참여해야 가능한 일입니다. 그런 점에서 기후위기를 문화적으로 알릴 수 있는 방법을 더 적극적으로 고민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이러한 이유로 저희는 케이팝의 문화적 영향력이 집약되는 콘서트의 탈탄소화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특히 한국은 저탄소 공연 행사 가이드라인을 통해 이 분야의 표준을 만들어가며, 국제적으로도 의미 있는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다고 봅니다.
Q. 현재 한국 기후·생태위기는 어디쯤 와 있나요?
A. 지금 한국은 갈림길에 서 있다고 봅니다. 재생에너지를 확대하고 정의로운 전환을 이룰 것인지, 아니면 경제성장을 우선하며 화석연료를 유지할 것인지의 선택이요. 재생에너지 전환이 이뤄져야 온실가스를 실질적으로 줄일 수 있습니다. 생활 방식이나 산업 구조를 바꾸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미 커진 전기 사용량을 개인이 자발적으로 줄이기는 어렵다고 느껴요.
Q. 케이팝 산업의 역할은 어떻게 보시나요?
A. 케이팝 산업도 조금씩은 변화를 보인다고 생각해요. SM은 앨범 1종에 한정해 탄소배출량을 측정 및 공개했고, YG는 앨범 탄소배출량을 측정하겠다 선언했죠. YG가 '지속가능콘서트 보고서'를 발간한 이후 모든 국내 콘서트 탄소배출량을 측정하고 공개하고 있어요. 다만 아직은 기후위기 대응 과정에서 배출량이 늘어나는 한계도 분명해요.
그래도 케이팝이 재생에너지를 활용하고 문화 영향력을 적극적으로 사용한다면, 그 파급력은 엄청날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 영향이 산업과 사회 전반의 전환, 그리고 사람들의 인식 변화로 이어질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국회에서 열린 '저탄소콘서트' 관련 토론회. (사진 케이팝포플래닛 제공)/뉴스펭귄
[2026년을 맞이하며] "케이팝, 콘서트에서도 기후위기 말해주면 안 될까"
Q. 2026년을 맞아, 케이팝포플래닛이 가장 주목하고 있는 과제는 무엇입니까?
A. 저탄소 전환을 위한 캠페인입니다. 특히 '케이팝 탄소 헌터스' 캠페인에 주목하고 있어요. 콘서트와 라이브 공연은 음악 산업에서 온실가스 배출이 가장 많은 영역 중 하나인데, 2007년 영국 기준으로도 이미 상당한 배출원이었고, 라이브 공연이 훨씬 활발해진 지금은 더 늘어났을 가능성이 큽니다.
YG가 2023년 블랙핑크 투어 일평균 배출량을 발표한 바에 따르면 약 3천 톤에 이르고, 연간으로 보면 승용차 배출량에 맞먹는 수준이에요. 그래서 측정부터 하고, 감축 계획을 세우고, 재생에너지를 사용하고, 일회용품 쓰레기를 줄이는 폐기물 관리까지 포함한 전환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팬과 아티스트, 스태프 모두가 저탄소 이동수단을 선택할 수 있는 케이팝이 나타나길 바라고요.
Q. 콘서트를 기후위기 메시지 전달의 공간으로 주목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A. 기후위기라는 문제가 많은 사람들에게 핵심적인 문제로 자리 잡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콘서트라는 공간에서 기후위기 메시지가 전달된다면 문화적 파급력이 굉장히 크다고 봅니다. 그 메시지가 아티스트 목소리를 통해 팬들에게 전달되면, 하나의 거대한 흐름이 만들어질 수 있다고 생각해요.
Q. 2026년 단 하나의 장면만 남길 수 있다면, 어떤 변화가 기록되길 바라십니까?
A. 재생에너지로 운영되고, 기후위기 메시지를 전하는 성대한 케이팝 콘서트가 열리는 장면을 보고 싶어요. 같은 문제의식을 느낀 사람들이 모이는 '기후정의행진'에서 케이팝 아티스트가 공연하는 모습도 상상해 봅니다. '기후 케이팝 콘서트'가 하나의 지속 가능한 선례가 되길 바랍니다.
개인적으로 BTS와 블랙핑크 팬입니다. (웃음) BTS가 저탄소 콘서트의 시작을 함께해주면 좋겠네요. COP26 앰배서더였던 블랙핑크도 함께한다면 더 큰 상징성이 생기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Q. '환경단체는 왜 항상 급진적이고 화가 나 있느냐'는 시선을 향해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요?
A. 기후위기는 우리 생존과 직결된 문제라서 타협이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화가 나 보일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살아갈 날과 미래를 생각하다 보면, 빨리 바뀌어야 한다는 마음이 앞설 수밖에 없거든요.
다만 이렇게만 기후위기를 바라보면 우리 자신도 지치게 됩니다. 그래서 어떻게 하면 더 재미있게, 유쾌하게 캠페인하고 전달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어요. 취미나 덕질, 삶과 연결해서 기후위기를 이야기하는 방식도 가능하거든요.
캠페인이 급진적으로 보인다면, 그만큼 사회가 느리게 가고 있다는 증거일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참정권이나 노동권도 당시에는 급진적이고 화난 요구로 보였지만, 지금은 당연한 권리가 됐잖아요. 지금의 요구도 10년 뒤에는 더 당연해질 거라고 봅니다.
Q. 캠페이너 개인으로서, 케이팝포플래닛에서 활동하는 의미는 무엇인가요?
A. 앨범을 살 때도 예전처럼 무작정 구매하지 않게 됐어요. 내가 원하는 게 무엇인지 생각하면서 기준을 정하게 됐죠. 성적(판매량)인지, 포토카드인지, 아니면 단순한 도파민인지 먼저 생각해 보게 됐고, 나머지는 중고 거래를 활용합니다. 새로운 걸 사지 않는 방식으로도 도파민을 대체할 수 있다는 걸 알게 됐어요.
콘서트장에 갈 때도 물을 사는 대신 텀블러를 챙기고, 가능하면 대중교통을 이용하려고 합니다. 예전에는 죄책감 없이 플라스틱을 썼다면, 지금은 자연스럽게 텀블러를 사용하는 쪽으로 바뀌었어요.
혼자 실천하는 데는 한계가 있을 수 있어요. 케이팝포플래닛은 구조적으로 바꿀 수 있는 힘이 있는 조직이라고 생각합니다. 조직화에 능숙하고, 실제로 변화를 만들 수 있다는 효능감을 느끼게 해줘요. 그래서 활동하면서 뿌듯함도 크고, 계속해 볼 수 있겠다는 확신을 갖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