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허드슨 벨리에 가면 스톰 킹 아트센터(Storm King Art Center)라는 500에이커 규모의 야외 뮤지엄이 있다. 광활한 대지 위에 리처드 세라, 알렉산더 칼더, 마크 디 수베로 등 20세기 거장들의 대규모 조각과 장소 특정적 작품을 만날 수 있는데, 백남준의 작품 (1992) 역시 그곳에 있다. 약간의 경사가 있는 나무 아래서 백남준의 TV와 부처 세 쌍이 그리고 하늘을 향해 있는 그의 데드마스크 6점이 푸른 잔디 위에 별처럼 박혀 있다. 백남준은 그의 말처럼 늘 "미래를 사유하는" 예술가였다.
백남준은 1932년 한국에서 태어나 일본과 독일 그리고 미국을 중심으로 활동
릴게임방법 했던 비디오아트 창시자로 미술사는 기록하고 있다. 2000년부터 세기의 예술가였던 백남준의 미술관을 경기도에 만들 것이라는 당시 임창열 경기도지사의 발의는, 2006년의 백남준 타계 이후 2008년 10월 8일 경기문화재단 산하 '백남준아트센터' 개관으로 이어졌다. 전위적인 예술가 그룹 '플럭서스'의 멤버로, 비디오아트의 창시자로, 최초로 로봇을 만들어 함
사이다쿨 께 퍼포먼스를 하고, 인공위성을 이용한 방송으로 전 세계를 연결하고 소통하게 했던 미디어아티스트 백남준의 이름을 쓰는 전 세계 유일한 미술관의 역사는 이렇게 시작되었다.
2026년 1월 29일, 백남준아트센터는 백남준 20주기를 맞아 'AI 로봇 오페라' 공연을 선보였다. 1년 넘게 미디어 아티스트 권병준,?작곡가 김은준과 함께 준비해 온
온라인릴게임 이 행사에는 약 600여 명의 관객이 동시에 퍼포먼스를 즐기며 대성황을 이뤘다. 원조 K-컬쳐로서 백남준은 한 층에 100명 정도의 관람객을 수용할 규모의 백남준아트센터를 사람, 로봇, 카메라, 작품이 뒤섞여 가득 메운 특별한 시간을 가지며, 그를 떠나 보낸 20주년을 떠들썩한 잔치로 만들었다. 무엇보다 백남준아트센터의 소장품 '로봇 K-456'(1964
바다신게임 /1996)이 처음 만들어졌던 때처럼 실제로 걷고 말하는 역사적 순간은 또 하나의 미술사적 사건이 되었다. 인간처럼 배설하는 '로봇 K-456'이 문밖으로 걸어나가는 것으로 공연은 끝났다.
백남준은 흔히 '미래를 예견한 예술가'로 불린다. 인터넷이 없던 시절인 1974년, 그는 '전자 초고속도로(electronic super highway
릴게임몰 )'라는 개념을 통해 정보 네트워크의 도래를 상상했다. 개인이 손안의 기기, 스마트 폰으로 건강과 쇼핑, 삶의 전반을 관리하고, 전 지구적 미디어 환경 속에서 화상으로 소통하는 시대를 그는 일찍부터 그려냈다. 환경 위기에 대한 경고 역시 그의 사유 안에 포함돼 있었다. 그러나 그의 위대함은 예측의 정확성에 있지 않다. 백남준이 던진 질문은 언제나 기술이 인간의 삶과 감각, 사회적 관계를 어떻게 바꾸는가에 있었다. '로봇 K-456'의 걸음은 우리가 기술을 어떤 존재로 받아들이고 어디까지 책임질 것인가를 묻게 한다. 1982년 휘트니미술관 회고전 퍼포먼스에서 '로봇 K-456'을 교통사고로 죽게 한 사건은 AI와 공생하는 지금 더욱 의미심장하다.
예술가는 사회의 익숙한 질서와 위계에 안주하지 않는다. 사회가 돌보지 않았던 것, 아직 보지 못하고 있는 것에 시선을 돌리고, 그 틈에서 실험을 시작한다. 그 실험은 종종 불편함을 동반하지만, 바로 그 불편함이 새로운 감각과 사고를 만들어낸다. 그것이 '예술가의 힘'이다. 'AI 로봇 오페라'는 기술의 진화가 아니라, 관객이 한 공간에서 함께 보고 듣고 반응하며 하나의 관계적 장면을 만들어내며, 인간과 비인간, 소리와 이미지, 우연과 사건이 충돌하며 감각하는 합주였다. 백남준의 예술은 김은준의 음악과 권병준의 공연 속에 다시 살아났고, 그의 예술이 우리에게 어떤 존재인지를 생각하게 한다.
백남준 예술가의 유산은 실제 작품을 보존하고 알리는 문제로부터 그의 정신과 가치를 어떻게 다루고 이어갈지 사회의 선택과 연동된다.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모나리자', 미켈란젤로의 '최후의 심판', 고흐의 '해바라기', 뒤샹의 '샘', 피카소의 '게르니카'를 많은 사람들이 찾는 것은 그들의 존재적 가치를 알리는 문화적 저변이 먼저 마련되어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 문화적 저변을 만드는 것은 가치와 인식의 확산에서부터 변화하는 사회 속에 물리적 환경의 개선에 이르기까지 지속적 관심과 투자로 가능하다. 이제 백남준이라는 빛나는 유산을 전 지구가 공유하는 미래의 자산으로 이어지게 하는 길을 찾아야 한다.
박남희 백남준아트센터 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