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구에서 디저트 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김모 씨(20대)는 최근 메뉴에 1인용 빙수를 새롭게 추가했다. 기존에는 2~3인용 일반 빙수만 판매했는데 “혼자 먹기엔 양이 많다”며 발길을 돌리는 손님들이 늘자 메뉴 구성에 변화를 줬다. 김 씨는 새 메뉴에 대해 “양이 적당해 1인 손님들의 반응이 특히 좋은 편”라며 “가족 단위 손님들도 맛보기용으로 사가거나 이후 큰 빙수로 재구매하는 경우가 많아 여러모로 효과가 좋다”고 말했다. 이어 “평일만 해도 하루에 20개 이상씩 나간다. 1인 빙수 출시 이후 빙수 매출이 2배 이상 늘었다”고 덧붙였다.
최근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앞세운 1인 빙수가 MZ(밀레니얼+Z)세대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부담 없이 혼자 즐길 수 있는 용량과 합리적인 가격이 주요 요인이다. 커피펀드맨탈 프랜차이즈 매장뿐만 아니라 편의점과 마트의 소포장 빙수 제품들도 함께 주목받고 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2030세대 소비자를 중심으로 1인 빙수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지난 4월 메가MGC커피가 선보인 ‘팥빙 젤라또 파르페’가 대표적이다. 이 메뉴는 젤라또에 팥, 떡, 시리얼이 어우러진 우유 빙수 스타일의 파르페로, 출시 이후해외주식사이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입소문 타며 품귀 현상을 빚고 있다.? 수요가 몰리면서 매장에서 제품을 구하지 못하는 경우도 잦다. 서울 은평구에 거주하는 지모 씨(20대)는 “배달하면 녹을 것 같아 직접 매장을 네 번이나 찾아갔지만 갈 때마다 품절이라 결국 먹지 못했다”라며 “SNS에서 맛있다는 후기가 많아 더 궁금했다”고 말했다. 유니온 주식
지난 18일 서울 중구의 한 메가커피 매장. 키오스크 화면에 신제품 파르페 4종 중 3종이 품절로 표시돼있다./사진=박수림 기자
메가MGC커피에 따르면 해당 메뉴를 포함한 신메뉴 4종은 지난 22일 기준 누적 판매량기술적분석 240만개를 돌파했다. 메가커피 관계자는 “분당 31개씩 팔린 셈”라며 “단일 디저트 메뉴 중 가장 빠른 판매 속도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 현장에서도 제품 인기를 체감할 수 있었다. 서울 중구 소재의 메가커피에서 근무하고 있는 이모 씨(20대)는 “요즘 1인 빙수 수요가 워낙 많아 주문 시간을 따로 정해두고 판매하고 있다”라며 “제한하지 않으면 다른 주문을 소화하기 어려울 정도”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1인 빙수 열풍은 다른 커피 프랜차이즈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컴포즈커피의 ‘팥절미 밀크쉐이크’는 빙수 대체 디저트로 입소문을 타며 여름 시즌 상위권 판매량을 기록 중이다. 이디야커피는 지난해 3종이었던 1인 빙수 제품을 올해 4종으로 확대하며 관련 수요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
지난 18일 서울 중구에 위치한 디저트 매장에 빙수 메뉴판이 부착돼있다./사진=박수림 기자
전문가들은 이 같은 ‘혼빙’(혼자 먹는 빙수) 열풍의 배경으로 적당한 양, 저렴한 가격, 인증샷을 부르는 비주얼 등을 꼽는다. SNS 감성과 가성비를 중시하는 MZ세대의 취향을 겨냥한 요소들이 고루 갖춰졌다는 분석이다. 기존 빙수는 보관이 어려워 혼자 즐기기엔 양과 가격 모두 부담스러운 경우가 많았다. 반면 최근 프랜차이즈에서 선보인 1인 빙수는 4000~6000원대의 합리적인 가격에 혼자 먹기 좋은 용량으로 가성비와 가심비(가격 대비 만족도)를 중시하는 MZ세대에게 호응을 얻고 있다.? 서울 서대문구에 거주하는 김모 씨(20대)는 “예전엔 대부분 빙수가 2~3인분이라 혼자 먹기엔 부담스러웠는데 요즘은 1인용 빙수가 많아져서 훨씬 쉽게 즐길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사진=GS25 제공
편의점·마트 등 유통업계에서도 1인 빙수 수요 증가 흐름이 뚜렷하다. GS25는 최근 3주간(6월 1일~22일) 컵빙수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약 34% 증가했다. BGF리테일이 전개하는 편의점 CU도 같은 기간 빙수류 매출이 약 19% 늘었다. 롯데마트 역시 같은 기간 빙수 아이스크림류 매출이 10% 이상 늘었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1인 빙수는 단순한 유행을 넘어선 소비 방식의 변화”라며 “고객들의 세분화된 취향에 맞춰 제품군을 더욱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수림 한경닷컴 기자 paksr365@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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