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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추농가 유시복씨(왼쪽)와 김규현 강원 강릉농협 팀장이 고온건조한 날씨에 잎끝마름·꿀통 현상이 나타난 배추를 뽑아 살펴보고 있다. 강릉=김병진 기자
◆ 강릉권, “안반데기 8월말 출하분 30%는 꿀통”=“저기 배추밭에 먼지가 풀썩풀썩 나는 것 좀 보십시오. 제한 급수를 할 정도로 안반데주식매수
기가 이렇게 가문 적은 처음입니다.” 21일 오전 강원 강릉시 왕산면 안반데기. 해발고도가 1200m인 고지대임에도 기온은 30℃에 육박했다.
이곳에서 7만6000㎡(2만3000평) 규모로 배추를 재배하는 유시복씨(58·왕산면 대기4리)는 배추를 수확하며 한숨을 내쉬었다. 고온건조한 날씨에 배추엔 잎끝마름 증상이 나타났고 ‘꿀통’(뿌리 500만원굴리기
부분이 물러지거나 배추 속잎이 썩는 현상) 배추도 대거 나와서다. 그는 “6월25일께 모종을 아주심기(정식) 했는데, 식재면적 중 3만3000㎡(1만평)만 정상 수확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6만6000㎡(2만평)에 모종 24만포기를 심었다는 조정래씨(67·대기4리)는 “이달말 안반데기에서 수확할 배추의 30% 정도가 꿀통 배추로 추정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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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같은 생육이상이 평년 대비 그리 심각한 것은 아니라는 게 산지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김규현 강릉농협 팀장은 “올해 낮기온이 30℃ 이상으로 오른 날이 많았다”면서도 “장마와 태풍이 오지 않아 손실률은 평년 대비 높지 않은 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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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왕산면 안반데기 배추밭에서 작업 인부들이 고랭지배추를 수확하고 있다.
◆ 태백권, “흑백 이중멀칭 등으로 출하율 거의 100%”=이어 찾은 강원 태백지역 매봉산 자락. ‘바람의 언덕’이라고 불리는 이곳에선 7월 아주심기 해 9월 출하 예정인 배추가 자라고 있었다. 김상하 태백농협 팀장은 “일부챠트분석
배추밭에선 흑백 이중필름을 멀칭했는데, 그런 곳에선 출하율이 100%에 달할 만큼 생육이 안정적”이라고 했다. 흰색 필름이 햇빛을 반사해 배추밭 지상부 온도가 낮아지므로 생리장해가 적다는 설명이다.
윤성욱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엽근채소관측팀 연구원은 “지난해는 비가 많이 와 황화바이러스·반쪽시듦병 피해가 컸지만 올해는 상대적으로 병해충이나 바이러스 피해가 적다”면서 “19일 강원 삼척시 하장면, 정선군 신동읍(새비재) 등을 관찰한 결과 9월 중순 출하될 배추의 작황이 비교적 양호했다”고 말했다. 농협경제지주 원예수급부 관계자도 “21일 태백·평창·강릉 등 강원 일대 고랭지배추밭을 돌아본 결과 9월 출하분 생육 상태가 괜찮았다”고 밝혔다.
◆ 값 안정세…9월 중순 이후 추가 하락 가능성도=22일 서울 가락시장에서 배추는 10㎏ 상품 한망(3포기)당 1만3234원에 거래됐다. 전년 8월 평균(1만7084원)과 견줘 22.5%, 평년 8월(1만4789원)보다는 10.5% 내렸다. ‘2025 농산물 수급관리 가이드라인’에 따른 가격 안정대(1만4788원)보다도 1554원 낮다.
이는 정부 비축물량(저장배추)이 꾸준히 출하된 데 따른 것이다. 21일 기준 가락시장 대아청과에 들어온 배추는 고랭지배추 159.6t, 저장배추 225.4t으로 저장배추가 더 많다. 이광형 한국농업유통법인중앙연합회 사무총장은 “폭염으로 산지 작황이 좋다고 볼 수는 없지만 여름이면 단수 감소는 늘 있는 일”이라며 “올해는 저장배추가 꾸준히 출하되고 있어 여름배추 생산량 감소분을 잘 메워주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시세는 더 떨어질 것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다. 명절 김장 수요를 겨냥한 추석갈이 물량이 9월 중순 이후 쏟아져 나올 전망이어서다. 농경연의 ‘8월 엽근채소 관측’에 따르면 올해 여름배추 예상 생산량은 24만2000t으로, 전년보다 8.8% 늘었다. 증가분의 대부분은 7월 상순 이후 아주심기 해 9월 상순 이후 출하되는 물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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