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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회와 더불어민주당 등 범여권에서 김형석 독립기념관장의 역사관을 두고 ‘뉴라이트 인사’라며 사퇴를 요구하는 데 대해 국민의힘과 보수원로, 학계 일각에서는 ‘뉴라이트와는 상관없으며, 국민통합사관을 주장하는 역사화해론자“라고 반박하고 있다. 김 관장의 저서 ‘끝나야 할 역사전쟁’에서 자신의 역사 화해론적 국민통합사관을 구체적으로 서술한 바 있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는 최근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발언을 겨냥해 지난 20일 “진짜 ‘역사내란’은 8·15광복절에 윤미향 사면하는 외부감사법인 것”이라고 주장하는 등 ‘뉴라이트’ 를 비롯한 역사이념 논쟁이 정치권으로까지 비화하고 있다.
정 대표는 지난 18일 1919년 대한민국 임시정부를 부정하고, 1948년 8월 15일 정부 수립일을 건국절로 하자는 것은 ‘역사 내란’‘역사 쿠데타’라며 역사 내란 세력의 철저한 척결을 다짐했다. 윤석열 정부 시절 임명된 김형석 독립기념관장이 지 전세보증금담보대출 난 15일 광복절 기념사에서 “세계사적 시선으로는 광복은 제2차 세계대전에서 연합국의 승리로 얻은 선물”이라고 발언한 것은 “3·1 운동으로 건립된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법통을 부정한 망언으로, 1948년 8월 15일 정부 수립일을 건국절로 하자는 (김 관장의 뉴라이트식) 주장은 역사 왜곡이자 헌법 전문, 헌법 정신 부정”이라고 규탄했다.
주택담보대출 소득공제 서류 이와관련, 한 대표는 “1948년 8월 15일 국제법상 당당히 인정받는 대한민국을 건국한 이승만 대통령도 임시정부 법통을 자랑스러워했다. (이승만 대통령은) 1919년 임시정부 수립을 대한민국의 시작으로 본 것”이라며 “참고로 김대중 대통령은 1998년에 1948년을 건국으로 보고 건국 50주년을 기념했다”고 했다.
이종찬 광복회장의 광복 상가복비 회가 지난해 발표한 ‘9가지 뉴라이트 감별법’은 1948년을 ‘건국절’이라고 주장하는 자나 단체를 뉴라이트로 규정하고 있다. 9가지 중 하나라도 해당되면 뉴라이트(1948년 건국절 주장·임정 부정·친일 이승만 미화·식민지배 미화)라는 논리대로라면 정부 공식 문서상 1948년을 건국으로 간주한 김 대통령이 어이없게 뉴라이트가 된다는 비판이 나온다. 아무도 김 전세대출문의 대통령을 뉴라이트에 포함시킬 사람은 없을 것이기 때문에 광복회 등의 ‘1948년 건국절 주장하면 뉴라이트”라는 논리는 허구라는 주장이다.
김 관장이 기념사에서 언급했다고 일부 언론에서 보도된 ‘광복은 제2차 세계대전에서 연합국의 승리로 얻은 선물’이란 언급 역시 뉴라이트 사관이라는 광복회의 주장에 대해 보수논객들의 반박도 나왔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12·3 계엄을 내란이라고 비판해 정권교체 후 이재명 대통령과 오찬을 함께하기도 한 보수논객 정규재 전 한국경제 주필과 조갑제 전 월간조선 편집장은 언론 인터뷰에서 “김 관장 말이 틀리지 않았다”며 반박론을 폈다. 정 전 주필은 “해방이 자력투쟁의 결과라는 것은 망상으로, 이 엄연한 이야기에 무슨 토를 달며 시비를 거느냐.김 관장 말이 틀리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가 싸워서 독립을 쟁취했다는 주장은 검증을 기다릴 필요도 없이 세계인의 웃음거리가 된다 .미국의 핵폭탄 두 방에 일본이 두손을 들면서 아무도 모르게 (광복이) 주어졌다”며 “광복이 연합군의 승리로 얻었다는 주장이, 우리들이 만들어올린 대한민국의 위대성을 단 일획도 훼손되지 않는다”고 질타했다.
조 전 편집장 역시 “독립운동만이 한국을 해방했고 미군과 소련군은 구경꾼이었다고 가르쳐야 할 판”이라며 “이를 두고 역사왜곡을 넘어 역사조작을 선동하는 이들이 원하는 건, 소련군이 북한을 해방했는데 김일성이 해방했다고 가르치는 북한 정권을 따르라는 것과 뭐가 다르냐”고 반문했다.
기념사 논란과 관련해 김 관장은 일부 언론사가 기념사를 왜곡했다고 반발했다. 그는 반박문에서 “3·1운동과 임시정부의 독립투쟁을 구체적으로 기념사에서 밝혔다”며 “그런데 일부 언론이 뒷부분은 모두 빼버린 채 ‘연합국의 승리로 광복이 되었다’는 인용 부분만 발췌해서 내용을 왜곡 보도했다”고 지적했다.
기념사 언급 내용은 21년 전 2004년 8월13일자 ‘8·15 그리고 한국교회’ 제목의 국민일보 게재 칼럼 내용과 유사하다. 김 관장은 칼럼에서 “민족사에서 광복의 의미는 대외적인 독립을 뜻한다. 따라서 우리는 광복절을 맞을 때마다 일제의 강권통치에 굴하지 않고 조국의 독립을 위해 피 흘려 싸운 독립운동가들의 처절했던 투쟁과 희생적인 삶을 떠올리면서 그 분들의 숭고한 정신을 되새기게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우리 생각이 거기에서만 머무르면 어설픈 민족주의의 함정에 빠지고 마는 우를 범하게 된다. 민족사의 눈으로 보는 8·15 광복은 우리 민족 스스로 독립을 쟁취한 것이지만 세계사의 눈으로 보면 제2차 세계대전에서 연합국이 승리한 국제 정세의 부산물임을 부인할 수 없기 때문”이라는 주장을 폈다.
역사학계 일각에서는 김 관장을 뉴라이트라기보다 ‘국민통합사관을 가진 역사화해론자’에 가깝다고 정의하는 목소리도 있다. 김 관장 본인의 주장이기도 하다. 국가보훈부 공훈심사위원장을 지낸 독립운동 분야 권위자인 신복룡 전 건국대 석좌교수는 “김 관장은 뉴라이트와는 무관하다”고 했다. 신 전 교수는 “(광복회 등 주장은) 연합국 승리 덕분이 아니라면 누가 해방을 시켜줬는지, 이 질문에 대한 논리가 부족하다”며 “독립투쟁 역할 강조하는 것은 있을 수 있지만, 우리가 자력·투쟁만으로 독립을 쟁취했다는 것은 틀린 논리다. 연합국의 승리 요인을 부인하는 것은 역사적 팩트가 맞지 않다”고 주장했다. 그는 “80 평생 ‘역사 내란’이란 용어는 학계서 처음 들어봤다”고도 했다.
김형석 관장이 2004년 8월13일자 ‘8·15 그리고 한국교회’ 제목의 국민일보 게재 칼럼. 이번 광복절 기념사 내용과 내용이 거의 같다. 국민일보 캡처
신 교수는 “김 관장은 1948년 건국절을 주장한 바도 없거니와, 1948년 건국절 논리에 친일의 굴레를 씌우는 것은 이미 호소력이 없는 구시대의 논리일 뿐”이라고 질타했다.
신 교수는 “김 관장이 뉴라이트라는 논거가 빈약하다. 그가 2018년 쓴 책 ‘광주, 그날의 진실’(나남 刊)을 보면 오히려 그는 진보에 기울었다는 느낌을 준다”고 주장했다. 실제 김 관장은 이 책에서 “5·18은 격렬한 항쟁에도 불구, 시민들의 질서의식과 치안 상황은 세계를 놀라게 했다. 계엄군이 외곽으로 철수하고 해방구가 된 5일 동안 발생한 사건 사고 숫자가 1건의 가족 살인사건과 3건의 단순 절도사건뿐이었다”며 “ 5·18 당시 72만 인구인 광주에서 하루 평균 1건에도 미치지 않는 사건이 발생한 것은 다른 도시와 비교해도 실로 놀라운 기록”이라며 ‘5·18의 평화사상’에 찬사를 보냈다. 이어 “외국 기자들은 질서정연한 광주시민들의 생활을 목격하고 놀라워했다. 5·18 항쟁기간 광주 시내 치안 상황은 전반적으로 평온을 유지했다. 금융기관은 물론이고 도심의 상가에도 몇 개 점포의 진열장 유리만 깨졌을 뿐 피해품은 거의 없었으며, 백화점들에서도 약탈이나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며 “이런 점에서 5·18의 공로자는 전남도청에서 항쟁하면서 노선투쟁을 벌인 소수의 지도부가 아니라, ‘혼돈의 도시’였던 광주에서 극심한 혼란의 시간을 거치면서도 성숙한 시민의식을 보여준 광주시민들이었다”고 기술했다. ‘5·18 평화사상’을 설파한 김 관장이 뉴라이트라는 주장은 도무지 이해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김형석 관장이 2004년 펴낸 ‘광주, 그날의 진실’은 5·18의 평화사상이 기술돼 있다. 원로역사학자 신복룡 건국대 석좌교수는 이책을 근거로 김 관정이 진보에 가깝다고 주장했다.
신 교수는 “김 관장은 평소에 이승만과 김구를 함께 국부로 추앙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으로 보아 그가 임시정부를 폄훼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한편 김 관장을 뉴라이트라고 주장하며 광복회와 함께 퇴진 시위를 주도해온 한시준 전 독립관장과 직원들이 지난해 국가보훈부 종합 감사에서 두 가지 비리가 적발돼 수천만원을 변상해야 하는 처지에 놓여 소송이 진행중이다. 일각에서는 김 관장 퇴진 요구와 김 관장에 대한 ‘뉴라이트 프레임’ 걸기가 이번 소송과 연관성이 있는지를 주목하고 있다.
소송 관련 대상은 한 전 관장 재임시절 ‘ 명예 퇴직자 교육 프로그램 부당 운영에 따른 피해 발생’ 사건이다. 독립기념관은 2021년도 명예 퇴직자에 한정해 규정에 없는‘퇴직 준비 교육 프로그램’을 일시적 복리후생제도로 운영한 결과, 이를 통해 6700여만 원의 금전적 손해가 발생한 것으로 파악했다. 징계위원회는 피해 변상액 환수율을 결정하고 피고인들에게 해당 금액을 통보했다. 피고인의 변상액 환수 분담률은 한 전 관장 30%(약 2030만원), A 전 사무처장 30%(약2030만원), B 전 부장 25%(약1690만원), C 전 과장 15% (1015만원)이다. 독립기념관은 지난해 11월12일 부터 올해 3월 14일까지 5차례에 걸쳐 피해변상액 부과통지서 및 독촉장을 발송했으나 한 전 관장과 A 전 사무처장은 수취인 불명, 폐문 부재를 이유로 반송했다. 현재 보훈부로부터 법적인 추징 집행을 통보받은 독립기념관은 피고에 대해 지난 7월 대전지방법원 천안지원에 ‘2024년 주무부처 종합감사 결과에 따른 환수액 및 피해 변상액 회복을 위한 부당이득 반환 청구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이와함께 ‘별정직 공무원 휴대전화 구입 및 요금 대납에 따른 피해 발생’ 사건도 추가됐다. A 전 사무처장 재직 기간(2018년 8월∼2023년 7월)까지 관장 및 별정직 공무원들에 대한 통신비 부당 지급 사례가 발생한 것. 이에 징계위원는 한 전 관장, A 전 사무처장, D 전 관장, E 전 연구소장 등에 대해 변상 조치를 요구했다.
이후 D 전 관장, E 전 연구소장은 부과 금액을 즉시 변상 조치했지만 한 전 관장과 A 전 사무처장은 수취인 불명, 폐문 부재를 이유로 반송했다. 그 결과 보훈부로부터 법적인 추징 집행을 통보받은 독립기념관은 통상적인 월 5만원 한도액 지원을 감안한 결과, 한 전 과장은 전액 감액하고, A 전 처장은 초과액 약 460만원을 환수 조치하기 위해 반환 청구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정충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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