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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래 "살얼음판 한·일 관계 유일한 해법은…"
   어용빈원  (22-07-12 08:17)
조회 :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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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임화승 영상미디어 기자지난 5월 10일 일본의 기시다 후미오 총리가 윤석열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올 때만 해도 돌파구가 열릴 것 같았던 한·일 관계가 아직 살얼음판이다. 2018년 일본 전범기업의 강제징용 피해자에 대한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한 대법원 판결로 오는 8월 일본 기업 한국 자산의 '현금화'가 예정되어 있다는 것이 한·일 관계의 가장 큰 화약고다. 일본은 현금화 불가에서 한발도 물러설 수 없다는 '레드라인'을 설정한 상태다. 윤석열 정부가 한·일 관계 개선에 의지를 보이는 상황에서 지난 7월 4일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관련 해결책을 찾기 위한 민관협의회가 출범했다. 바로 다음날(5일) 여의도 사무실에서 조용래 한·일의원연맹 사무총장을 만났다. 일본에서 공부(게이오대 경제학 박사)한 한·일 관계 전문가인 조 총장은 일본기업 자산 현금화 문제를 풀기 위한 해결책으로 "대위변제가 유일한 해법"이라고 제안하면서 "새로운 선언문이 아니라 그간 일본 정부의 반성과 사죄를 계승하라고 요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금화' 문제만 해결되면 한·일 정상회담이 열리나. "우리가 현금화 문제만 해결되면 된다고 오해하는 측면이 있다. 그러나 일본 측이 생각하는 현금화 문제해결은 한·일 관계에서 일종의 디폴트(기본) 값이 아닌가 싶다. 즉 현금화 저지를 양국 관계 개선을 위한 가장 기본적인 기준 정도로 이해하는 것 같다. 현금화를 해결하면 그때부터 이야기할 수 있다는 것이다."- '대위변제'가 유력한 해법인가. "유일한 해법이라고 본다. 우리는 3권분립의 틀을 갖추고 있어 사법부의 결정을 부인할 수 없다. 이 부분이 일본과는 다르다. 일본은 최고재판소에 외교부에서 판사 1명을 파견한다. 현재도 주한 일본대사와 주미 일본대사를 역임한 인사가 일본 최고재판소 판사로 있다. 이렇듯 일본은 최고재판소가 내각과 사전에 여러 조율 과정을 거친다. 일본은 사법부와 사전에 조율하지 못한 한국이 이해가 되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사유 중 하나가 사법 거래 아닌가. 사법부 판단을 존중할 수밖에 없는 우리로서는 특별법을 만들어 해결하는 대위변제가 유일한 해법이다."- 구체적인 대위변제 방안이 뭔가. "과거 문희상안을 보완하는 '문희상안 플러스'가 필요하다.(문희상 전 국회의장이 제안한 해결책은 한·일 기업(2)과 양국 정부(2), 국민(α)들이 참여하는 이른바 '2+2+α' 식의 '기억인권재단' 설립) 과거사 관련해 우리 정부가 피해자들에게 노력하지 않은 것도 아니다. 위안부 피해자와 징용 피해자들에 대한 보상 및 의료·복지지원 등을 위해 이미 8000억원가량을 지출하고 있다."- 일본 측의 추가 사과 없이 해결하면 반발이 생기지 않을까. "징용자 판결과 관련해 대위변제안을 추진하자면 두 가지 전제가 필요하다. 하나는 대위변제의 필요성을 피해자와 피해자 단체, 그리고 국민들에게 꼼꼼하게 설명하고 이해를 구해야 한다. 또 하나는 일본이 반성과 사죄의 입장을 표명하며 협조하도록 요청해야 한다. 후자의 경우는 외교적 노력이 필요하겠지만, 새로운 일본의 사죄와 반성을 문서로 선포하도록 요청하기보다 일본 정부가 기왕에 공개해온 담화 등을 계승한다는 내용을 거론하는 것이면 되지 않을까 싶다. 일본 측에 지금까지의 반성과 사죄를 다시 한번 이야기해 달라고 해야 한다. 고노 담화, 무라야마 담화를 계승하고 김대중·오부치 선언 등 문서로 남긴 내용들을 계승하겠다는 점을 다시 한번 거론하면 되는 게 아닐까. 일본 측에 '우리가 국내를 설득하려는데, 일본 측의 협력이 필요하다'고 해야 한다. 새로운 선언문이 아니라 그간 일본 정부의 반성과 사죄를 계승하라고 하면 된다."- 한·미·일 안보협력 또는 군사공조 등의 표현이 요즈음 부쩍 많이 사용된다. 한국과 일본이 안보동맹으로 굳어져 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보나. "일본과는 동맹관계가 아니기 때문에 '한·미·일 안보동맹'이란 말은 적절하지 않다. 지금까지의 한·일 관계에서는 냉전기와 탈냉전기의 특징을 따져봐야 한다. 1965년 국교 정상화를 할 때는 냉전기로 안보와 경제 협력을 중요시했다. 특히 안보가 우선이었다. 북한과 당시 중공을 일본도 걱정해야 했다. 그러나 이런 식으로 한·일 관계가 작동하다 보니 남북 관계가 굉장히 나빠졌다. 이후 탈냉전기가 되면서 한·일 안보협력은 상대적으로 느슨해지면서 남북 대화 노력이 고조되었다. 그러다 21세기 들어서 한·일 관계가 급격히 나빠졌다. 역사문제가 본격적으로 제기됐고 특히 불을 댕긴 것이 2006년 아베 총리의 등장이었다. 탈냉전기에 맞은 한·일 관계 악화구조다. 최근 미·중 및 미·러 대립구도, 즉 이른바 신냉전 분위기 속에서 한·미·일 안보협력이 거론되고 그 와중에 한·일 관계 개선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한·미·일 협력이 중요하고 한·일 관계 개선 또한 절실한 상황이지만 혹시 한·일 관계 개선이 안보협력으로만 일관된다면 남북 관계가 상대적으로 소홀하게 될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나온다."- 신냉전 시대에 중국과 미국 사이에서 애매한 태도를 취할 수는 없지 않을까. "지금이야말로 '코리아 독트린'을 내외에 선포해야 할 시점이다. 안보는 미국이지만, 경제는 중국을 소홀히 하기 어렵다. 이처럼 한국은 양쪽에 낀 상황이지만 우리가 여기 눈치보고 저기 눈치보고 이럴 것이 아니라 국익을 기준으로 한 독자적 원칙을 내외에 공표하자는 것이다. 그 기준은 '한반도의 평화와 동아시아의 안정'이 아닐까 싶다. 그러한 원칙에 입각해 주변 국가들에 한국이 감당할 수 있는 일과 수용하기 어려운 일에 대해 분명하게 선을 긋고 이에 대한 양해를 구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일종의 중립국 선언인가. "우리가 가장 필요한 것은 '한반도 평화와 안정'이기에 여기에 어긋나는 것은 양보하지 못하겠다고 상대국을 납득시키는 것이다. 이게 가능하다면 한국은 주변국과의 외교에서 일관성과 지속성을 확보하고, 한국에 대한 '예측가능성'도 높여 줄 것이다."- 넷플릭스 등을 통해 한국 드라마가 인기를 끄는 등 일본 내 한류가 다시 확산하고 있는데 여전히 반한 감정도 강하다. "일본 정부의 프로파간다가 먹히고 있다고 볼 수 있다. 1965년 한·일협정으로 과거사는 다 끝난 것이라는 주장을 일본 정부 관계자나 정치권이 계속하고 있고 일본 국민들이 이를 수용하는 것이다. 한·일 간 역사갈등 구조가 피해자 대 가해자 구도에서 피해자 지원단체 대 가해자 옹호 단체로 확대되는 가운데, 반일과 혐한이라는 국가적 차원의 감정싸움으로 치닫고 있다. 특히 정치권이 교묘하게 국민감정을 이용하는 것은 아니었는지 우려되는 대목이다. 이러한 극단적인 감정적 대립을 극복하자면 누군가가 먼저 고리를 끊어야 하는데 나는 그 주체가 한국 시민사회, 한국의 정치권에서 먼저 물꼬를 텄으면 하는 바람이다."- 한·일 간 감정의 골을 메우고 우호적 양국 관계가 재구축되기 위한 방안은. "무엇보다 양국 정부가 좀 더 신중하게 한·일 관계를 관리해야 한다는 인식을 거듭 환기(喚起)해야 한다. 과거 한·일 관계가 흔들리는 과정에서 결정적인 문제가 된 것은 늘 양국 정부의 관리부실이었다. 예컨대 2015년 12월 28일 위안부 합의 당시 기시다 후미오 외상이 한국에 와서 발표할 때만 해도 여론이 그렇게 나쁘지 않았다. 그런데 다음날 기시다 외상이 일본 특파원들을 모아놓고 비공개 간담회를 열어서 '우리가 잃은 것은 10억엔밖에 없다'고 발언한 것이 보도되면서 국내 여론이 급격히 나빠졌다. 진정성을 잃어버린 셈이다. 한국에서도 1993년 3월 13일 당시 김영삼 대통령이 일본에 대한 위안부 피해자와 관련해 더 이상 일본에 금전적 보상을 요구하지 않겠다며 '도덕적 우위에 입각한 자구조처'라는 성명서를 발표했는데 '도덕적 우위'가 일본으로서는 그리 듣기 좋은 표현은 아니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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