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문재 시집 '꿈을 꾸게 하는 꿈이 있다' 표지.연합
"지금의 세계는 분명 절망적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시를 더 써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40여 년간 생태적 상상력을 시의 중심에 두고 한국 현대 문명을 비판적으로 성찰해 온 이문재 시인이 일곱 번째 시집*꿈을 꾸게 하는 꿈이 있다를 펴냈다. 5년 만에 선보인 이번 시집에는 생태의 가치, 문명의 전환, 삶의 속도와 관계를 묻는 시 92편이 실렸다.
지난 3일 서울 종로구 연합뉴스 사옥에서 만난 그는 자신의 생태주의를 "산업·자본주의 문명에 대한 전반적이고 전
바다이야기2 폭적인, 그리고 심층적인 반대"라고 정의했다. 부분적 개혁이나 조정이 아니라, 세계를 작동시키는 기본 질서 자체를 다시 묻는 태도라는 설명이다.
시집 전반을 관통하는 핵심 이미지로 시인은 '밤'을 꼽았다. 잠 못 드는 밤, 밤답지 않은 밤은 단순한 개인의 피로나 생활 습관 문제가 아니라 자본주의 문명이 만들어낸 병리라는 것이다.
바다이야기게임2 그의 시 속에서 밤은 오지 않고, 어둠은 안으로 들어오지 않는다. 시간은 흘러가지만 휴식은 허락되지 않는다. 시인은 이를 개인의 무능이나 근면성 부족으로 환원하는 사회의 태도를 비판한다. "불을 꺼야 밤이 오고, 밤이 밤다워야 아침이 온다"는 시구는 속도와 생산성에 잠식된 삶에 대한 근본적 질문이다.
이문재가 말하는 생태주의의 핵
바다이야기게임다운로드 심은 '관계'다. 인간과 자연의 관계뿐 아니라 인간과 사물, 기술, 시간, 감정 사이의 관계까지 포함한다. 그는 칫솔 하나를 통해 인간과 비인간 존재의 연대를 떠올리고, 초연결 사회에서 오히려 '재연결'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디지털과 자본의 논리가 모든 것을 효율과 성과로 환원하는 시대에, 시는 끊어진 관계를 다시 묻는 언어라는 것이다.
온라인야마토게임 꽃 한 송이, 모래 한 알 앞에서 숭고해지는 감각은 그에게 미학이자 윤리다.
그의 시를 읽다 보면 자연스레 이런 질문이 따라온다. 과연 다른 세상은 가능한가. 이에 대한 시인의 답은 단호하다. "불가능하다." 하지만 바로 그렇기 때문에 문학이 필요하다고 그는 말한다.
"정치도 경제도 불가능을 추구하지 않습니다. 문학은 세
백경게임 상을 바꿀 권력도, 직접적인 힘도 없죠. 대신 불가능한 것을 끝까지 상상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문재는 문학평론가 **김현**의 말을 빌려 문학의 역할을 설명한다. 문학은 배고픈 사람에게 빵을 주지 못하지만, 세상에 굶주린 이들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드러내는 '추문'을 퍼뜨린다는 것이다. 그의 시 역시 공장을 멈추거나 꽃을 피우지는 못하지만, 우리가 살아가는 방식이 어딘가 잘못됐다는 감각을 환기한다.
▲ (서울=연합뉴스) 강민지 기자 = 이문재 시인이 지난 3일 서울 종로구 연합뉴스 사옥에서 진행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
이문재는 시인의 역할을 침몰하는 타이태닉호에서 끝까지 연주를 멈추지 않았던 악사에 비유한다. 혼란과 공포 속에서도 자신의 자리를 지키며 사람들에게 마지막까지 인간의 품위를 상기시키는 존재. 그는 오늘날 예술가와 지식인, 종교인의 역할 역시 다르지 않다고 본다.
1982년 동인지 '시운동'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한 그는 첫 시집 『내 젖은 구두 벗어 해에게 보여줄 때』 이후 생태 시의 지평을 넓혀왔다. '산책시편', '제국호텔', '혼자의 넓이' 등으로 이어진 그의 시 세계는 성장과 속도를 절대시하는 사회에 지속적으로 균열을 내왔다.
그는 여전히 희망을 말한다. 다만 그것은 낙관이나 위안의 언어가 아니다. "우리가 더 나은 내일을 상상하지 못할 만큼 망가지지는 않았다"는 말을 떠올리며, 이문재는 우리가 '시의 마음'을 되찾는다면 지금과는 다른 삶을 선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절망을 직시하되 침묵하지 않는 것, 불가능을 알면서도 상상을 멈추지 않는 것. 이문재가 말하는 생태주의 문학의 태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