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가 감소한다고 지방이 소멸하는 것은 아니다. 남아 있는 사람끼리 행복하게 살면 된다. 인구가 줄어도, 농촌적 삶의 양식에 만족하고 새로운 길을 열어가는 사람들이 증가한다면 ‘활기찬 과소’라 할 만하다.”


이 대목을 읽었을 때 번쩍 눈이 뜨였다. 그랬다. 지역 소멸이라는 말이 흔해졌지만 어쨌거나 지금 농촌에는 사람이 살고 있다. 농촌 지역으로 분류할 수 있는 면 단위 인구만 해도 약 450만명이다. 아무리 고령화가 심각하다 해도 멀쩡히 살고 있는 이들 앞에서 “당신이 사는 곳은 소멸된다”라는 말을 너무 쉽게 해온 것은 아닐까. 특히 이 말은 황금성슬롯 지역을 살 만한 곳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많은 이들의 힘을 뺀다.


‘지역 소멸론’의 원조는 일본이다. 우리보다 앞서 농촌 고령화와 수도권 인구집중을 겪은 일본은 2014년 압축과 연결을 통해 ‘중핵 거점도시’를 키우겠다는 ‘지방창생’ 정책을 추진했다. 국내에도 대대적으로 소개됐지만 10년이 릴짱 지난 지금, 거점을 키우겠다는 정책이 성공했는지 의문이다. 일본의 수도권 집중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주변 지역 즉 농촌이 쇠퇴하는 한 거점도시 역시 유지되기 어렵다. 거점을 살릴 주변이 사라지기 때문이다.


〈강요된 소멸〉은 20대부터 농촌문제 연구에 뜻을 세운 저자가 70세를 넘겨 펴낸 책이다. 바다이야기비밀코드 충남대 교수로, 농정연구센터 소장으로, 지역재단 이사장으로, 충남발전연구원장으로, 대통령 직속 농어업농어촌 특별위원회 위원장으로 50년 세월 동안 농촌과 지역 문제를 고심해온 학자의 결론은 “지방은 소멸하지 않는다”이다. 다시금 강조하는 전제가 있다. “그곳에서 행복하게 살고 있는 사람이 있으면”이다. 이를 위해 저자는 6가지 ‘방략’을 제시한다. 먹을거 릴게임 리 기본법 제정, 농산어촌 주민수당 지급, 농촌 주민자치의 실현 등이다.


지역에 취재를 다닐 때마다 점점 명료해진다. 천문학적 재정을 투입해 인프라를 건설하고 메가시티와 같은 큰 그림을 제시하기보다는, ‘지금 이 순간’ 그곳에 살고 있는 이들에게 직접 와닿는 해법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그렇게 한국릴게임 지역이 살 만한 곳이 되는 어느 날 나부터 먼저 수도권을 떠나게 되지 않을까.

이오성 기자 dodash@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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