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박상훈
12·3 비상계엄 당시 “국회에 들어가 의원들을 끌어내라”는 상부 명령을 따르지 않았다는 평가를 일각에서 받은 조성현(육군 대령) 전 수도방위사령부 제1경비단장. 그는 이같은 공로를 인정받아 현 정부 출범 후인 작년 9월 보국훈장 삼일장을 받았다.
그랬던 조 대령이 2차 종합특검에서 피의자로 수사를 받고 있다. 혐의는 내란 중요 임무 종사다. 앞서 비상계엄 사태를 수사했던 내란 특검은 조 대령이 “상부의 위헌·위법적인 지시를 거부했다”며 그를 입건하지 않았다. 그러나 2차 특검은 “서강대교를 넘지 말라”는 조 대령의 지시가 있었는지 확인되지 않았다고 의심한다. 특검은 오히려 그가 국회에서 비상계엄 해제 요구안이 의결되기 전까지 계엄에 적극적으로 가담했다고 보고 있다.
군 안팎에서는 계엄 당시 상부 명령에 따라 비슷한 역할을 수행했던 다른 상당수 군인들은 구속되거나 기소됐고 파면 등 징계를 받았는데 조 대령은 영웅 대접을 받은 이유를 모르겠다는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다.
◇조성현, 계엄에 적극 가담했나
조 대령은 지난 10일과 15일 두 차례 2차 특검에 출석해 피의자 조사를 받았다. 비상계엄 당시 국회로 출동하라는 이진우 전 수도방위사령관의 지시를 자기 예하 제2특임대대와 제35특임대대에 하달했다는 혐의다. 2차 특검은 최근 “조 대령이 (군인들에게) 국회에 진입하라고 지시했다는 구체적 진술이 있었다. 세부 지시 사항 등이 적힌 메모 등 유의미한 증거도 확보했다”고 했다. 실제 35특임대대는 계엄 당시 국회 경내에 투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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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특검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지 약 1시간 20여 분이 지난 2024년 12월 3일 밤 11시 51분쯤, 조 대령이 누군가에게 “충성, 계속 작전하겠습니다”라고 말한 녹음 파일을 확보했다. 당시 조 대령이 김창학(대령) 수방사 군사경찰단장과 통화하다가, 다른 휴대전화로 걸려온 전화를 받고 하는 말이 김 단장 통화 녹음에 자동 저장된 것이다. 조 대령이 통화한 상대는 이진우 수방사령관으로 특검은 추정하고 있다.
◇“서강대교 넘지 말라” 진실은?
조 대령은 계엄 후 “서강대교를 넘지 말라”는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져 주목받았다. 이와 관련해서도 2차 특검은 진위를 의심하고 있다. 2차 특검은 조 대령이 계엄 이튿날인 12월 4일 새벽 1시쯤 서강대교 북단 근처에서 대기하며 부하인 윤모 소령이 “임무가 뭔지 알려달라”고 하자, “국회 안 인원을 다 끌어내야 한다”고 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조 대령은 이어 20분쯤 지나 윤 소령에게 다시 전화해 “상황이 이상하다. 잠깐 기다려라. 국회로 들어가면 안 될 것 같다. 인근에서 대기하라”고 지시를 수정한 것으로 특검은 보고 있다. 2차 특검은 조 대령이 처음엔 계엄에 적극적으로 가담했다가, 국회에서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이 가결됐다는 소식을 들은 뒤 태도를 바꾼 것으로 의심한다. 특검은 조 대령이 “서강대교를 넘지 말라”는 말을 하지도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2차 특검은 조 대령이 계엄 당시 김창학 전 헌병단장과 한 통화 내용을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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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사람 통화 녹음을 들어보면, 조 대령은 “병력을 투입했냐”는 김 전 단장 물음에 “저는 바깥에 있다. 특임대 병력만 들여보냈다”고 했다. 김 전 단장이 “(이진우) 사령관님이 (국회) 울타리를 넘어서라도 들어가라고 하는데 그게 안 되지 않냐”고 하자 조 대령은 “우리 그렇게 들어갔다. 경찰 협조 받아 한적한 곳으로 들여보냈다”고 했다.
이와 관련해 조 대령은 2차 특검 조사에서 “이 전 사령관 지시가 정상적이지 않다고 판단했다”며 “서강대교 인근에 대기 중이던 부대장에게 ‘서강대교를 넘지 말라’고 직접 말하진 않았지만 비슷한 취지로 지시한 게 맞다”고 진술했다. 조 대령 부하였던 윤 소령은 “조 대령이 ‘너희가 (서강대교를) 넘어왔을 때 시민과 충돌하게 되면 크게 다친다. (서강대교 인근에) 대기하라’고 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내란 특검은 조 대령을 불기소 처분한 것과 관련해 “당시는 국회의 계엄 해제 의결 후에도 군 작전이 계속되는 분위기였다”며 “조 대령은 결과적으로 이 전 사령관의 위법적인 지시를 거부하고, 예하 부대에 서강대교를 넘지 말라고 함으로써 본인이 야기한 불법 상태를 짧은 시간 내에 해결했다”고 밝혔다.
한편 조 대령처럼 수방사에서 근무하며 계엄 작전에 투입됐던 김창학 전 헌병단장은 군사 경찰을 국회에 투입한 혐의 등으로 지난 2월 기소됐다. 김 전 단장은 지난 4월 군에서 파면 징계 처분도 받았다. ‘계엄군 국회 투입’이라는 같은 역할을 했는데도 김 전 단장은 재판을 받고 있고, 조 대령은 훈장까지 받은 셈이다. 한 군 관계자는 “조 대령이 ‘계엄 영웅 만들기’의 결과물인지, 향후 수사와 재판에서 가려져야 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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