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낮의 꿈’ 연작
춘천 출신의 ‘한지 추상의 선구자’ 고(故) 함섭 화백의 작품 세계가 세계 미술계의 이목이 집중되는 프리즈 서울 아트위크에서 다시 조명되고 있다.
갤러리 BHAK은 지난 9일부터 오는 22일까지 서울 프리즈 하우스 서울에서 열리는 릴레이 전시 ‘Summer Sparks III: Flare’를 통해 함 화백의 대표작을 선보이고 있다. 이번 전시는 프리즈 서울 아트위크 공식 프리뷰 전시로 마련됐으며, 최근 중국 주류 매체인 봉황망 문화예술 섹션에도 소개돼 하루만에 조회수 33만 회를 넘기는 등 해외 미술시장의 관심도 뜨겁다.
전시장에는 함 화백의 대표 연작 ‘신명’과 ‘한낮의 꿈’, ‘고향’ 등이 출품돼 특유의 화면 구성과 독보적 물성을 드러내고 있다.
함 화백 예술의 밑바탕에는 우리 민족의 정서와 정체성의 원형인 ‘풍류’ 사상이 자리한다. 1984년부터 시작된 ‘신명’ 연작은 물에 적신 한지와 닥종이를 솔로 두드려 화면을 구축하는 독창적인 기법을 통해 특유의 선율감과 부조적 질감을 구현했다. 한지와 닥나무 섬유를 찢고, 적시고, 두드리고, 겹겹이 쌓아 올리는 반복의 과정 속에서 독자적인 조형 언어를 완성하며 ‘한지 추상’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 ‘고향’ 연작
전성기를 대표하는 ‘한낮의 꿈’ 연작은 ‘신명’의 작업 방식을 이어가면서도 한지의 물성을 더욱 깊고 현대적인 조형성으로 확장한 작품이다.
초기에 흑백 위주의 화면을 유지했던 함 화백은 과감히 한국의 전통 빛깔인 오방색을 작품에 끌어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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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시에는 한지의 특성을 모르는 무모한 시도라는 비판도 있었지만 그는 실험을 멈추지 않았다. 한지를 물에 적셔 두드리고, 솔질하고, 그 위에 다시 덧대고 또 두드렸다.
여기에 오방색을 입히고 고서적을 찢어 붙이는 작업을 쉼 없이 반복했다. 문자가 나타났다 사라지고 다시 지워지는 무한한 반복 속에서, 한지의 결은 생명의 결처럼 흐르고 선과 면은 스스로 생성되듯 화면 위에 모습을 드러낸다. 서양의 추상회화와는 궤를 달리하는 한국적 조형 언어, 한지 특유의 자연스러운 질감과 색감이 현대적 추상 표현과 어우러지며 그의 작품은 여전히 독자적인 미술사적 울림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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