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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3년 ‘인천배달환경’ 모태 1996년 재창립 후 여러 생물종 지켜와
2009년부터 상근활동한 박 사무처장, 말못하는 동식물 이야기 전해
깃대종 저어새·대청부채·맹꽁이 등 서식지 관찰 생태적 가치 조명
훼손위기 때마다 적극 보호… ‘생물다양성 우선’ 사회시스템 목표
창립 32주년을 앞둔 인천녹색연합의 박주희 사무처장은 14일 경인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생물다양성을 지키는 것이 효과적인수업 우리 사회의 목표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용국기자 yong@kyeongin.com
매끈하고 통통한 몸에 검은 반점을 두른 점박이물범이 보내는 초대장이 도착했다. “초대합니다. 내가 어떤 바위를 좋아하는지 살피고, 백령도 어민들과 친하게 지내라고 말하며 역모기지제도 나를 지켜주는 인천녹색연합의 창립 행사에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1993년 ‘인천배달환경’이라는 이름으로 시작해 1996년 재창립한 인천녹색연합은 지난 32년간 점박이물범, 흰발농게, 대청부채 등 인천에 살고 있는 여러 생물종을 지켜왔다. 이들의 노력은 이 생물들이 멸종하지 않고 인천 시민들과 더불어 살아가는 데 도움이 하버드 대학원 됐다. 오는 28일 창립 32주년 기념행사를 앞둔 인천녹색연합은 인천에 살고 있는 모든 생물들에게 당부한다. “그러니 그대, 사라지지 말아라….”
지난 2009년부터 인천녹색연합에서 상근 활동가로 일한 박주희(40) 사무처장이 환경운동가의 길을 걷게 된 이유는 단순하다. 동식 자동이체 신청 물은 말을 할 수 없어서다. 동식물들은 내 삶의 터전을 훼손하지 말아달라고 내 친구들이 사라져간다고 말할 수 없다. 박 사무처장은 인천의 생태환경이 파괴될 위기에 놓일 때마다, 이곳에 살고 있는 동식물들의 이야기를 대신 전했다.
박 사무처장은 “대학에서 평생교육학을 전공하면서 인천녹색연합에서 현장실습생으로 일할 기회가 생겼다”며 “우리와 내생애최초주택자금대출 함께 살아가는 생물을 지키는 일이 좋고, 함께 활동하는 이들이 좋아 인천녹색연합에 몸을 담게 됐다”고 말했다.
■ 인천에 함께 살아가는 생물들, 얼마나 될까?
사진/김용국기자 yong@kyeongin.com
지난 9월 기준 인천에는 총 304만6천754명이 살고 있다. 우리는 매달 어느 지역에 몇 명이 살고 있는지 조사하지만 인간을 제외한 생물종은 대략적인 개체 수조차 알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인천녹색연합은 인천을 대표하는 ‘깃대종’인 저어새, 대청부채, 점박이물범, 맹꽁이, 흰발농게를 포함해 조류와 양서류와 인천을 대표하는 자연환경 갯벌에 사는 저서생물들이 잘 살고 있는지 모니터링하고 있다.
이를 위해 인천녹색연합 활동가 9명과 2천100여명의 회원들은 산으로, 강으로, 갯벌로 향하며 생물종들을 관찰한다.
이렇게 수집한 데이터는 생물종의 서식지가 훼손될 위기에 놓였을 때 빛을 발한다. 지난 1974년 롯데 신격호 명예회장은 계양산 전체 면적의 3분의 2에 해당하는 275만㎡(약 78만평)를 매입해 골프장이 포함된 위락단지로 개발하는 계획을 추진했다. 이때 인천녹색연합은 시민생태조사단 ‘계양산친구들’을 결성해 계양산에 얼마나 많은 도롱뇽과 개구리가 살고 있는지 조사하고 알리며, 계양산 북사면 일대의 생태적 가치를 조명했다.
2013년 영종2지구 개발 사업이 본격적으로 논의되기 시작할 때 영종도 동쪽 해변과 준설토 투기장 인근에서 흰발농게를 발견하기도 했다. 이후 인천시는 이 일대를 개발하지 않고 보호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박 사무처장은 “멸종위기 생물이 어디에 얼마나 살고 있는지 파악해야 서식지가 훼손될 위기에 처했을 때 우리가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며 “생물이 어떤 서식지를 선호하고, 어떤 행동 양상을 보이는지 자세히 알아야 하기에 시민들과 항상 현장에 나가 직접 눈으로 살펴보고 기록하는 일을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인천녹색연합은 2007년 청라지구, 2009년 서창2지구, 2014년 계양구 서운일반산업단지 개발로 이리저리 쫓겨나야 했던 금개구리 등 양서류가 새로운 서식지에서 잘 살고 있는지 살피고 있다. 최근 하얀 배내털이 나 털갈이도 하지 않은 새끼 점박이물범이 백령도에서 자주 발견되자, 중국 라오만 인근에서 번식하는 것으로 알려진 점박이물범이 백령도에서도 번식하는 것은 아닌지 확인하고 있다.
■ 300만 인천시민이 ‘녹색시민’이 될 때까지
인천녹색연합은 인천시민들에게 환경 보호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녹색시민 3천명, 행동하는 녹색시민 300명’을 만들자는 목표를 세우기도 했다. 이를 위해 인천녹색연합은 산림교육전문가인 ‘숲해설가’를 양성하는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인천녹색연합의 주 활동인 생물 모니터링 과정에서도 시민들의 역할이 중요하다. 바쁜 일상 속에서도 생물 모니터링에 참가하는 시민들 덕분에 수많은 생물종 서식 데이터를 쌓을 수 있었다.
인천의 전문가들과도 협력을 이어가고 있다. 생물 모니터링 과정에서 모니터링할 면적, 개체 수 산정 방식 등에 대해 전문가들로부터 자문을 구한다. 최근엔 인하대 해양동물연구실과 영종·무의도, 신·시·모도에 살고 있는 흰발농게들의 서식 조사 보고서를 발표했다. 인하대 씨그랜트센터와 해양쓰레기 모니터링 활동도 진행하고 있으며 최근엔 인천대 생명과학부와도 협력을 위한 협약을 맺었다.
박 사무처장은 “수리부엉이를 너무나 사랑하고, 저어새가 다치면 너무나 안타까워하고, 흰발농게가 잘 살길 바라는 마음을 가진 분들이 곁에 있다”며 “생명을 사랑하는 이들의 마음이 내가 계속해 환경운동을 하게 하는 원동력”이라고 말했다.
이어 “환경 교육, 플로깅, 조류충돌방지 스티커 붙이기 활동 등을 통해 더 많은 시민들이 환경문제에 관심을 가지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 ‘생물다양성’을 정책 목표로 삼는 사회가 되길
사진/김용국기자 yong@kyeongin.com
박 사무처장의 목표는 각종 정비, 개발사업이 추진되는 과정에서 생물다양성을 우선으로 고려하는 사회 시스템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박 사무처장은 “과거에는 계양산 골프장 반대 운동, 영종·송도갯벌 매립, 조력발전사업 등 대규모 개발사업 추진 과정을 막아내는 데에 주력했다”며 “최근엔 개별 현안에 일일이 대응하기보다는 생물다양성을 고려해 사업 계획을 만들어 내는 틀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지난 2022년 탄생한 ‘쿤밍-몬트리올 글로벌 생물다양성 프레임워크’에 따라 국가생물다양성 보전 전략이 수립됐듯, 인천도 자체적으로 생물보전전략을 수립하도록 이끄는 것도 그의 목표다.
박 사무처장은 “10년 전 사무처장이 되었을 때는 ‘다부지게 활동하자’는 마음으로 최대한 다양한 활동을 펼치는 데에 집중했었다”며 “최근엔 ‘생물다양성’이라는 개념을 널리 알리고, 이를 지켜내는 것을 우리 사회의 목표로 설정하기 위한 방법이 무엇일지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환경을 사랑하는 마음과 열정을 잃지 않고 시민들과 즐겁게 환경 보호를 이어가고 싶다”며 “더 많은 인천시민들이 환경을 사랑하는 ‘녹색시민’으로 우리와 함께 해주길 바란다”고 했다.
■ 박주희 사무처장은?
▲ 1986년 인천 출생
▲ 2009년 가톨릭대학교 사회복지학과 졸업
▲ 2009년 인천녹색연합 상근활동가
▲ 2015년 인천녹색연합 사무처장
▲ 2020년 인천시민사회단체연대 집행위원장
/정선아 기자 sun@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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