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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순의 지남철]
[미디어오늘 이진순 성공회대 겸임교수]



▲ 오세훈 서울시장이 10월23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에서 열린 '2025년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거짓말에는 세 종류가 있다. 첫째 '조작형'이다. 가장 단순하고 직설적인 유형이다. “내 빵 누가 훔쳐먹었어?” 묻는데 입가의 빵 부스러기를 서둘러 털어내며 '난 아니야“ 기만하는 방식이다. 둘째는 '회피형'이다. “기억 안 난다”고 잡아뗀다. 거듭 캐물으면, 나름 애써서 기억을 뒤져봐도 도무지 알 수 없다는 어조로 “아마 난 아닐 걸…한섬정보
”하면서 꼬리를 사린다.

셋째는 '호도형'이다. 앞의 두 가지 유형보다 더 교활한 거짓말이다. 직접 부정하지 않되, 질문의 초점을 흐리거나 다른 방향으로 돌리는 전략이다. 맥락을 거세하고, 동문서답으로 프레임을 바꾼다. “내 빵 훔쳐먹었지?” 묻는데, “밀가루 음식은 몸에 안 좋아”하며 짐짓 훈계하려 든다. 그러면 공수아이리버 주식
가 전환된다.
꾸며서 속이고, 덮어서 숨기고, 꼬아서 비트는 거짓의 세 가지 기술. 노련한 거짓말쟁이는 세 가지 기술을 절묘하게 혼합하고 배열해서 그럴듯한 자기만의 서사를 구축하려 든다. 그런데 하나하나 낱개로 보면 감쪽같이 영롱한 구슬 알들이 한 줄로 꿰어보면 삐뚤빼뚤 이가 안 맞아 빈틈이 드러난다. 그게 거짓말의 역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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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3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채현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오세훈 서울시장에게 물었다. “혹시 대통령실이나 행안부와, TBS 출연기관 해제와 관련하여 긴밀히 협의했나요?” 질문을 받은 오세훈 시장은 고개를 갸웃거리며 답했다. “흠… 그렇지 않을 겁니다.” '그렇지 않습니다'도 아니고 '않을 겁니다'란, 자신은 정확히 모르지만 그럴 리 없온라인게임
다는 제3자적 관점이다. 그럼 누가 안단 말인가?
하루 전인 22일 서울시가 '해명자료'란 형식으로 공식 발표한 입장문은 아래와 같은 내용을 담고 있다. “'윤석열 정부와 서울시가 TBS 폐국 위기 과정에 긴밀하게 개입한 정황이 확인'됐다는 보도는 사실이 전혀 아니므로 법적 책임을 물을 것임. 오히려, 서울시는 TBS 직원의 생계를 보호하아트원제지 주식
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대통령실에 기부금 확보에 필요한 정관개정 협조를 구한 것임”
두 가지 진술을 종합하면 이렇다. “TBS 출연기관 해제와 관련해 서울시가 대통령실이나 행안부와 협의한 사실은 없지만, 'TBS 직원들의 생계를 위해' TBS 민영화를 위한 정관개정 사항을 대통령실과 긴밀히 협의한 사실은 있다.” 납득이 되는 문장인가?
세 번째 구슬을 마저 꿰어보자. 위의 국감 발언 이틀 뒤인 25일 오세훈 시장은 TV조선의 <강적들>에 출연해서 “본질은 김어준씨가 TBS를 숙주로 해서 편파적이고 정파적인 방송을 몇 년 동안 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TBS가 공영방송으로서의 역할을 했는가가 논점이 되어야하는데 그것은 다 사라져 버리고 원상 복귀를 시켜야 된다는 게 현실적인 논점이 된 것에 저는 동의할 수가 없다"란 말도 덧붙였다.
공영방송 TBS를 가능케 하는 서울시 지원금을 끊은 것은 당연하고 원상복귀를 시켜선 안 된다고 믿는 이가 'TBS 직원들의 생계 보호를 위해' 관할부처인 방송통신위원회도 아닌, 대통령실에 협조를 구했다는 사실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말이 말로 이어지지 못하고 처덕처덕 덧붙인 누더기처럼 조악하기 짝이 없다.



▲서울 마포구 상암동 TBS 사옥 1층 오픈스튜디오에 전국언론노동조합 TBS지부의 선전물이 붙어 있는 모습. 사진제공=전국언론노동조합 TBS지부



사람이 하는 일에 실책이 있을 수 있다. 그걸 거짓으로 덮으려 드느냐, 겸허하게 인정하고 반성하느냐에 따라 평가는 달라진다. 지난해 8월 이후 월급이 끊긴 채 생활고에 시달리는 상황에서, 공영방송의 정체성을 버리고 민영화의 유혹에 갈등했던 TBS 구성원의 심경을 송지연 언론노조 TBS 지부장은 솔직하게 고백한다.

“한때 저도 이 길(민영화)밖에 없나 생각한 적 있습니다. 궁여지책으로 그 길을 찾았는데 그 길이 아닙니다. 우리 구성원 모두 합일된 생각입니다. 앞으로 공영방송으로 복원되는 길에 좌고우면하지 않겠습니다.” (10월20일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 중에서)
TBS를 바로 세우는 일은 과거로 회귀하는 것이 아니다. TBS는 정치적 독립성과 편성제작의 자율성, 시민참여의 공공성이 한층 강화된 새 모습으로 재정비되어야 한다. 그러려면 탈법적 TBS 폐국에 책임 있는 서울시와 행안부, 방통위의 공모 의혹이 한 점 의혹 없이 밝혀지는 것이 우선이다. 거짓은 아무리 잘 꿰어도 거짓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