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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종종준 (25-09-16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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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아치 작 <바다 소금 극장> 일부(2015). 단채널 비디오, 나무스탠드 설치, 10분 10초. /경남도립미술관
미디어(media)의 사전적 의미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매개체다. 책, 캔버스, 악기처럼 오래된 형태부터 영화, TV, 인터넷, 스마트폰까지 기술의 발전과 함께 그한세실업 주식
범위는 끊임없이 확장해 왔다. 20세기 초 아방가르드 예술과 대중매체에 대한 관심은 예술과 기술의 융합을 이끌었고, 이는 곧 미디어 아트라는 새로운 예술 형식으로 이어졌다. 새로운 기술들이 발전하면서 표현 방법이 다양해지고 철학적 사유의 범위도 확장되면서 예술의 면모는 지속적으로 변화해 왔다.
1960년대 백남준의 비디오아트 등장 이후,엑큐리스 주식
한국 미술계는 퍼포먼스, 설치, 실험영화 등 다양한 전위적 형식의 실험을 거쳤다. 특히 1990년대 디지털 기술과 인터넷의 보급으로 관객과의 상호작용을 강조하는 뉴미디어아트로 확장되었다. 2000년대 이후에는 감시, 윤리, 정체성, 가상성 같은 주제를 탐구하며, 기술을 사유의 매개체로 활용하는 작업이 등장했고, 최근에는 VR, AR, AI, 로봇 등 첨단황금성갈가리
기술이 예술에 적극적으로 도입되며 포스트 미디어 시대의 융합 예술로 자리 잡았다. 기술을 통해 새로운 감각과 존재 방식을 제시하는 미디어 아트는 디지털 미디어가 우리의 삶에 큰 영향을 미치는 만큼 오늘날 동시대 미술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앞서 간략하게 살펴본 한국의 미디어 아트 흐름 속에서 양아치(55)는 2000년대 초 웹,황금성용가리
네트워크 기반의 작업을 시작으로 새로운 미디어의 가능성과 그 이면의 사회, 문화, 정치적인 영향력을 비판적으로 탐구해 온 미디어 아티스트로 평가된다. 한국의 사회·정치적인 풍경을 인터넷 홈쇼핑으로 비유한 '양아치 조합'(2002), 국가적인 감시 메커니즘을 비판한 '전자정부'(2003)는 작가의 대표적인 웹 기반 작업이다.
이후 작가는 미디어가 지닌 스토리텔링의 영향력을 실험한 '미들 코리아: 양아치 에피소드 Ⅰ Ⅱ Ⅲ'(2008-2009), 도심 속 퍼포먼스를 감시카메라로 담으며 가상과 현실 공간의 접점을 탐구한 '밝은 비둘기 현숙씨'(2010), 시각의 세계와 청각의 세계 등 서로 다른 두 세계의 만남을 시도한 '두 개의 은하가 만나는 순간'(2017), 주체와 객체, 신체와 사물, 인공과 자연의 구분이 없는 대상들의 네트워크로 이뤄진 세계를 구상한 '갤럭시 익스프레스'(2020) 등을 통해 미디어의 본질과 그로부터 파생되는 다양한 차원을 탐색해 오고 있다.
양아치는 미디어를 단순한 기술적 장치가 아닌, 인간의 커뮤니케이션을 가능하게 하는 존재로 인식하며, 기술 문화가 형성하는 가상 세계와 현실의 관계를 지속적으로 탐구한다. 그의 작업은 특정 매체에 고정되지 않고, 주제에 따라 가장 적합한 매체를 선택하는 유연한 태도를 보여준다. 이는 미디어 아트의 본질적 질문-기술과 인간, 현실과 가상, 감각과 인식의 관계-에 대한 지속적인 사유로 이어진다.
경남도립미술관 소장품 '바다 소금 극장'은 미디어의 서사적 가능성과 감각적 재현을 실험하던 시기의 비디오 설치 작품으로, 기억과 감각, 현실과 가상의 경계를 탐색한다. 2021년 경남도립미술관이 '한국 근현대 미술의 시간성 확장'이라는 기관 의제를 실행하고자 했던 전시 <황혜홀혜>에 이 작품이 소개되었다.
<황혜홀혜>는 민화를 매개로 전통과 현대성의 관계를 조명하고 선형적 시간 개념의 해체를 시도하면서 새로움에 대한 의미를 사유할 기회를 마련하고자 했다. 시간의 흐름을 거슬러 미래 시점에서 현재를 재구성하고 현실과 가상의 경계를 탐색하는 '바다 소금 극장'은 과거와 현재를 새롭게 바라보고자 하는 경남도립미술관의 방향성을 반영하는 작품으로 평가되어 2023년 소장품으로 등록되었다.
작품은 작가가 선장이었던 아버지로부터 경험한 바다, 소금, 기름, 스킨 냄새 등 강렬한 감각적 기억을 기반으로 구성된다. 테이블 중앙에 놓인 동물의 머리 모양 인형을 중심으로, 앵무새, 유리구슬, 고무줄, 사람 팔 모형 등 다양한 오브제가 배치된 장면이 반복되며, 기계음과 불규칙한 리듬은 화면에 기묘하고 불안정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모형 팔의 미세한 움직임, 욕조 속 거친 숨소리를 내는 여성의 이미지 등으로 화면이 전환되고, 대형 복숭아, 금덩어리, 쇠구슬 뭉치, 콧수염 등 다양한 형태의 오브제가 연극적 장면으로 교차하며 현실과 가상의 경계를 흐릿하게 만든다.
영상 말미에는 금덩어리를 머리에 얹고 위태롭게 서 있는 인물이 등장하며 긴장감 속에 영상은 끝을 맺는다. 이러한 구성은 단순한 회상의 차원을 넘어, 시간의 흐름을 역행하는 상상력을 통해 현재를 재구성하려는 작가의 실험적 시도이며, 미디어를 통해 다층적이고 촉각적인 감각의 언어를 탐색하는 작업이다. 양아치는 관객의 즉각적인 해석을 유보 시키고, 비현실적이고 낯선 이미지들을 통해 감각의 현재성을 제시하고 있다.
/주은희 경남도립미술관 학예연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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