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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지환어 (25-03-02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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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양라면이 1963년에 10원이었어요. 그때 장롱에 넣어둔 10원으로 지금 라면 사 먹을 수 있나요? 여러분 말로 ‘벼락거지’가 되는 겁니다.”
지난달 26일 오후 충북 청주시 충북대 개신문화관. 이날로 ‘대학 새내기’가 된 바이오헬스학부·자율전공학부 신입생 230여명을 대상으로 금융 특강에 나선 민재기 금융감독원 교수가 말했다. “60살에 퇴직하고 나서 수십 년을 뭘 먹고 살겠느냐”라는 교수의 말에 조금씩 반응하던 학생들에게 ‘벼락거지’라는 신한은행환승론 단어는 어떻게 다가갔을까.
금감원, 14년째 대학생 금융 특강…기초지식·피해예방 목적
금감원은 2012년부터 대학 신입생들의 금융 기초지식 향상과 금융사기 피해 예방을 위해 금융특강을 진행하고 있다. 대학에서 대면 강의, 교육 영상, 교재 등 원하는 교육 방식을 골라 신청할 수 있다. 올해는 충북대, 경희대, 광운대 등 직장인 영어회화 3개 대학이 대면 강의를 신청했고, 40여개 대학에서 영상이나 교재 지원을 희망했다.
강의는 크게 세 부분으로 구성됐다. 금융투자에 대해 알아야 하는 이유, 성공적인 투자를 위해 대학에 다니는 동안 무엇을 할 수 있는지와 기본적인 투자 원칙까지 1시간 동안 강의가 진행됐다.
우선 민 교수는 “전공과 상관없이 누구나 금융 거치형 을 알아야 한다”며 “삼양라면 가격에서 보듯 물가가 높아지는 만큼 금융을 알아야 내 재산을 지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온종일 빽빽하게 이어진 오리엔테이션(OT)에 지쳐 휴대전화를 보거나 꾸벅꾸벅 졸던 몇몇 신입생들도 ‘벼락거지’라는 단어가 들려오자 강단에 눈길을 던졌다.
민 교수는 성공적인 금융생활 원칙은 ‘돈을 벌고, 모으고, 굴리는 외환은행 정기예금 것’이라고 전제한 뒤 “대학생 때 꼭 아르바이트를 하고 예금이든 주식이든 다양한 투자를 하면서 본인의 스타일을 알아가라”고 조언했다. 국내뿐 아니라 국외로도 투자의 눈을 돌리고, 개별 주식을 분석해 투자하는 것이 어렵다면 대가의 투자처를 참고하거나 지수를 추종하는 방법이 요긴하다고도 했다. 이날 강의를 들은 신입생 오아무개(19)씨는 “주식 투자에 관심만 신한은행 정기적금 있었지 (방법은) 잘 몰랐는데 워런 버핏을 따라 하라는 것처럼 방법을 알려준 게 좋았다”고 말했다.
금융이해력 낮은 20대…강의 듣고 “코인 할래요” 반응도
강의가 끝날 무렵, 민 교수가 궁금한 점이 있는지를 물었으나 질문은 나오지 않았다. 강의를 듣는 이들의 평소 금융지식 수준이나 관심사가 천차만별인 탓에 “솔직히 모르는 말도 좀 있었다”며 머쓱해하는 신입생도 있었다.
금감원과 한국은행이 2년마다 시행하는 ‘전 국민 금융이해력 조사’ 결과(2022년)를 보면 20대의 금융이해력(금융지식·금융행위·금융태도 항목으로 구성)은 30∼50대보다 낮다. 저축보다는 소비를 선호하고, 돈은 쓰기 위해 존재한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강하다. 이는 이날 강의에서도 드러났다. 민 교수는 금, 서울 강남의 아파트, 엔비디아 주식, 삼성전자 주식, 비트코인 가운데 비트코인의 10년 수익률이 가장 높았다고 말했다. 장기투자가 중요하다는 것을 말하려는 취지였고 이날 강의에서는 코인의 과도한 변동성을 유의해야 한다는 설명도 있었으나, 신입생 이아무개(19)씨는 강의 소감을 묻자 “요즘 인터넷에서 금을 사라는 말을 많이 봤는데 10년 수익률을 보니 코인을 해봐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대면 강의의 물리적 한계를 고려해 금감원은 ‘대학생이 꼭 알아야 할 금융 이야기’라는 교재를 배포하고 있다. 최근 교재에는 가상자산 등 금융사기 피해를 당했을 때 대처하는 방법도 포함됐다. 금감원은 “대학, 지자체 등과 협력해 다양한 형식으로 교육 기회를 지속적으로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해영 기자 hyc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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