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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 내렸을 때 사. 일단 들어와봐.”?지난 28일 오후 서울 종로3가의 귀금속 거리. 비교적 한산한 평일 오후 시간대지만 금은방마다 2~3명씩 고객이 자리하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종로 귀금속 거리에 들어서자 “언니, 금값 조금이라도 내렸을 때 사”라면서 호객 행위가 이어졌다.
금값은 천정부지로 치솟다가 최근 단기 급락하면서 약간 주춤한 상황이다. 한 금은방 직원은 "값이 많이 오르면서 한동안 매장이 한산하다가 요 며칠 가격이 떨어지자 손님들이 다시 온다"며 "이번에 금값이 엄청 뛰는 걸 보더니 일단 중도상환수수료 계산 금붙이를 갖고 있으면 잘 차고 다니다가 수익도 낼 수 있다는 걸 체감했다고 말들 한다”고 귀띔했다.
무섭게 오르던 금값이 12년 만에 가장 큰 일일 내림세를 기록하는 등 급등세를 멈추자 오히려 금 관련 제품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다. 금 한 돈 시세는 81만원 선으로 열흘새 10만원가량 떨어졌다. 그러자 일부 소비자들은 '조정 국면'에 창업기업지원자금 금을 구입하려고 움직이고 있다. 유례없는 금값 급등 현상을 목격하면서 일단 사두면 사용가치와 투자이익 모두 가져갈 수 있다는 기대감이 생겼기 때문이다.
?"금이면?가품이라도 사자"
한국금거래소에 따르면 금 한 돈(3.75g) 가격(살 때 가격)은 29일 기준 81만3000원으로 집계됐다. 여전히 높은 수준이지만 사상 최고 급여압류조회 치를 찍었던 지난 18일(93만1000원)에 비해선 12.6%(11만8000원)가량 내렸다.
한국금거래소는 종로 귀금속거리에서 실제 이뤄지는 매매가를 집계하는 민간 업체다. 이 거리에서 20년째 매장을 운영 중인 한 상인은 “가격이 정점을 찍고 내려오면서 거리가 오랜만에 활기를 띠는 분위기”라며 “매년 찬바람 불면 금값이 주춤하는 현상이 전국부동산중개업소 있어 오래 금거래 하신 분들은 가을에서 겨울철 들어서는 초입부터 시세를 알아보러 움직이긴 한다”고 전했다.
종로 귀금속거리 전경. 사진=안혜원 기자
최근 금 수요는 일반 주얼리 제품보다 '명품 카피 제품'으로 옮겨 생애첫주택마련대출금리 붙는 분위기다. 금을 주얼리 제품으로 세공하는 과정에서 제조 공임이나 매수·매도 가격 차(스프레드)가 20% 이상 벌어지기 때문. 통상 금값 상승기엔 소비자들이 이 가격 차를 크게 인식해 일반 주얼리 제품 구매가 줄어드는 경우가 많다.
특히 최근엔 일반 기성품 주얼리 제품의 디자인적 수요가 줄어드는 상황이라 이 같은 현상이 더 두드러진다. 명품 가품 시장에선 세공 비용 등으로 발생하는 차익이 최근 명품 정품 가격 오름세보다 작다고 인식하는 경향이 강한 것으로 보인다.
일례로 강남·종로 일대에서 까르띠에 러브 브레이슬릿의 가품 가격은 600만원 중반~700만원선에 거래된다. 이 팔찌 제품 하나당 18K 기준 금이 8~9돈 가량 들어간다. 브랜드 정가 기준 골드 클래식 모델의 가격은 1170만원이다. 가품 가격도 수백만원에 달할 정도로 비싸지만 정품에 비해선 반값 수준이라 금값이 주춤할 때마다 인기라는 얘기다.
한 주얼리업체 대표는 “일반 잡화 가품은 디자인을 카피했다는 의미 외에 실물 자산으로서 가치는 전혀 없지만, 주얼리는 금·은·다이아몬드 등 원물 자체로서의 가치가 충분한 데다 명품 디자인이라는 만족도가 더해져 가품 시장 자체가 주얼리로 옮겨가는 분위기”라면서 “가품을 사고 파는 시장에서도 금값 상승에 따라 거래가 활성화되는 분위기”라고 했다.
?수집품을 금 형태로 소유하기도
골드바 수요도 여전하다. 사람들이 금을 투자 대상으로 인식하면서 장신구·예물보다는 재판매가 쉬운 골드바 형태로 구매하는 경우가 늘고 있어서다. 골드바 수요가 치솟으며 실물 제품 구하기도 어려워지고 있다.
금 유통 업체인 한국표준금거래소는 최근 제품 발송이 20~30일가량 지연된다고 공지했다. 최근까지 원자재 수급 문제와 주문량 증가로 제품 판매가 중단됐었다. 최근 예물로 명품 결혼반지를 준비하려다 골드바 500만원어치를 사들였다는 30대 신혼부부는 "평소 시계나 반지같은 장신구를 잘하지 않아 나중에 리셀(재판매)하기 좋은 골드바를 각각 나눠가지기로 했다"고 전했다.
서울 종로구 삼성금거래소에서 직원이 골드바를 정리하고 있다. 사진=문경덕 기자
귀금속 온라인 거래가 활발해지는 흐름도 뚜렷하다. 눈여겨 볼만한 점은 평소 좋아하던 브랜드나 수집품을 금 형태로 소유하는 사례가 감지된다는 것이다.
SSG닷컴에 따르면 올해(1~10월) 순금 카테고리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0% 증가했다. 특히 9~10월 들어 수요가 급증하면서 금 전체 매출이 61% 뛰었다. 특히 지난 4월 랜더스데이에 맞춰 단독 출시한 ‘SSG 랜더스 골드바’ 시리즈 판매도 야구팬들의 인기에 힘입어 폭발적으로 이뤄졌다. 이밖에도 ‘지금이야 24K 덩어리 골드’, ‘한국금거래소 24K 카드형’, ‘꽤곰 골드바’ 등 한정판 단독 상품이 매출 증가세를 견인했다.?
이 같은 추세를 감지한 쓱닷컴은 금이나 은을 기념주화, 기념메달 등 이색 상품군으로 기획해 판매하고 있다. 한국조폐공사와 협업해 프로게이머 페이커, 보이그룹 세븐틴, 대한민국 광복 80주년 기념 순금·순은 기념메달을 선보였으며 2026년 말의 해를 앞두고 출시가 572만원(금 15.55g·은 31.1g)짜리 순금,순은 기념메달 세트도 출시했다.
임애랑 SSG닷컴 명품잡화MD는 "프로야구단 로고와 상징 컬러를 새긴 한정판 골드바가 출시 직후 타임딜 완판을 기록하면서 내부에선 팬덤형 수집 금 시장이 열렸다고 판단하고 있다"며 "좋아하는 제품을 소유하면서 이왕이면 투자 목적까지 가져가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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