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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덕도에서 산 세월이 50년 입니다. 공항은 곧 짓는다는데 내가 어디로 가 살아야 하는 지를 못 주요경제지표
들었어요. 이거 참 불안해서...”
부산 강서구 가덕도에서 슈퍼마켓을 운영하는 김모(77세·여)씨는 요즘 밤잠을 잘 못 이룬다고 했다. 1970년대 결혼을 하면서 가덕도에 터를 잡은 김씨는 40년간 자그마한 가게를 운영하며 밥벌이를 해왔다. 가덕도에 ‘공항을 짓니, 마니’ 하는 소리가 들린 게 20여년. 말만 오간 탓에 김씨는 크게 개의치대창단조 주식
않았다.
슈퍼마켓으로 용돈벌이를 하며 여생을 보내야겠다는 생각이었다. ‘가덕도신공항’이 김씨의 삶을 흔들기 시작한 건 얼마 되지 않은 일이다. 사업이 급속도로 진행되면서다. 당장 갈 곳이 막막한 김씨는 가덕도신공항건설공단(공단)의 이주대책만을 기다리고 있다.
“우리가 공항을 만들어 달라고 했습니까. 잘 살고 있는 국민들스톰게임
을 들쑤셨으면 어디로 이주할지는 미리 알려주고 준비를 하게 해줘야죠.” 처음 보는 기자에게 한참을 하소연하던 김씨는 결국 소매로 눈물을 훔쳤다.
지난 4일 부산 강서구 가덕도 대항마을로 가는 길목에 주민 이주대책을 촉구하는 현수막이 걸려있다. 그 너머로 대항마을이 보인다./유비벨록스 주식
조은임 기자
지난 4일 오전 김해국제공항에서 40분을 차로 달려 도착한 가덕도는 흔히 볼 수 있는 어촌마을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무더운 날씨 탓인지 외부에는 사람이 많지 않았다. 간간이 지나가는 차 몇 대만이 전부였다. 하지만 신공항이 들어설 대항마을로 향하면서 분위기는 달라졌다. 가덕도신공항 건미국주식
설을 비판하거나 이주대책 등을 요구하는 현수막과 보상을 상담해주겠다는 세무업체들의 광고판이 곳곳에 있었다.
직접 만난 대항마을 주민들의 표정에서는 ‘불안감’을 읽을 수 있었다. 가덕도신공항부지조성 공사를 앞두고 국토부, 건설업계의 소식이 떠들썩하게 전해질 수록 주민 이주대책은 뒷전인 것만 같아 걱정이 커진 것이다. 신공항 건설로 이주해야 하는 주민은 총 672명이다. 가덕도 내 13개 마을 중 대항·새바지·외항포마을 등 세 마을의 주민들이 이주를 앞두고 있다.
주민들은 이주대책을 맡은 공단이 확답을 해주지 않아 불안하다고 했다. 일부 주민들은 “이주정책금 2400만원만 받고 ?겨나는 것 아니냐”는 우려까지 하고 있었다. 토지보상법 제78조에 따르면 사업시행자(공단)는 주택, 택지 등 부동산을 공급하는 이주대책을 수립하거나, 이주정착금을 지급하는 방안을 선택할 수 있다. 최대 이주정착금은 2400만원이다.
김영석 대항어촌계장은 “공단 사람들과 만나서 2년째 회의를 하는데도 이주대책에 대한 말이 없다. 주민들 사이에서는 이주정착금만 주고 끝내려는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고 했다.
지난 4일 부산 강서구 가덕도 대항어촌계 사무실에서 바라본 항구의 모습./조은임 기자
공단은 이르면 오는 9월말 주민들에게 이주대책 안내문을 보낼 예정이다. 주민 중 200여가구가 이주를 원하는 에코델타시티의 단독주택부지를 확보해 연내에는 이주 협의를 마치겠다는 계획이다. 해당 부지는 수자원공사의 소유로, 공단 매입가를 두고 이견이 있어 다소 시간이 지연된 것으로 파악됐다. 공단은 해당 부지를 감정가인 3.3㎡(평)당 465만원에 확보하기로 했다. 가구당 평균 264㎡(80평)규모의 부지가 공급될 예정이다. 예상대로라면 공단은 기획재정부에 에코델타시티로의 이주비로 약 744억원을 요청하게 된다.
공단 보상팀 담당자는 “주민들에게 이주정책금 2400만원만 지급할 가능성은 절대 없다”면서 “어떤 방식으로든 택지를 지급하는 방안이 될 것”이라고 했다.
지난달 초 주민들에게 통보된 육지보상금을 두고도 의견이 분분했다. 통상 개발사업의 토지보상은 주민들의 불만이 뒤따르기 마련이지만, 가덕도의 경우 지난 20여년간 공항 건설 논의로 공시지가가 오르지 않았다는 점, 입지와 상관없이 일률적으로 보상이 매겨졌다는 지적이 나왔다. 공단에 따르면 현재까지 200여명이 수용재결, 사실상 재감정을 신청했다. 주민들은 지난 3일 대항방파제 앞에서 이주대책을 요구하고 보상에 항의하는 집회를 열었다.
수용재결을 신청한 한 주민은 “보상대상이 된 주민들 대부분이 당초 토지나 주택을 팔려고 했던 사람들이 아니다. 그러니 불만이 많을 수밖에 없는 것”이라면서 “시세보다 터무니없게 낮게 책정된 사람들이 많아 분위기가 좋지 않다”고 했다.
부산 강서구 가덕도 주민들은 지난 3일 이주대책과 적정보상을 요구하는 집회를 열었다./가덕도신공항대항지구보상대책위원회 제공
가덕도신공항대항지구보상대책위원회(대책위)는 당초 국토부의 기본계획안에 이주대책이 포함되지 않아 혼란이 커졌다고 지적했다. 국토부가 2023년 9월 작성한 가덕도신공항 건설사업 기본계획 보고서를 살펴보면, 어느 항목에서도 주민 이주계획·보상에 관한 내용을 찾아볼 수 없다. 하지만 같은 해 3월 국토부가 낸 제주2공항 타당성평가 및 기본계획 수립 연구용역 종합보고서에는 이전에 진행된 국책사업의 토지보상·이주대책 사례가 상세히 담겨있다. 지역발전·상생방안만 총 46쪽 분량으로, 이주대책·보상은 그 일부에 포함됐다.
문태진 대책위 사무국장은 “통상적으로 기본계획에 이주대책, 생계대책, 주민지원대책, 소음대책 등이 있어야 하는데 가덕도신공항 기본계획에는 빠져있다”면서 “기본계획 이후 수립되는 실시계획에서라도 이를 명문화 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했다.
그래픽=손민균
부산시는 지난해 8월 가덕도 공항복합도시 종합구상안을 발표했다. 공항 복합도시는 눌차, 두문, 천성지구 등 3개 지구, 약 989만㎡ 규모로 조성된다. 눌차지구에는 물류시설을, 천성지구에는 자연경관을 활용한 관광·휴양시설을 배치했다. 두문지구는 신재생에너지 거점 단지로 개발한다. 이른바 ‘부산시민의 염원’을 담은 계획이다.
2021년 당시 특별법 수립에 참여했던 한 국회의원은 “지금 부지조성사업의 재입찰을 앞둔 상황에서 보상문제를 논하는 건 본질을 흐리는 것”이라며 “가덕도신공항 건설사업에서 보상은 크게 비중을 둘 사안이 아니다”라고 했다.
가덕도의 인구는 2023년 12월 기준 4329명이다. 가구 수는 2687가구로, 평균 연령은 68세다. 대항마을의 한 주민은 “어업·육지보상이나 이주대책 모두 정부가 원하는 속도로 진행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면서 “주민들은 신공항이 완공되기까지 10년은 걸리지 않을까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 때면 주민 절반 이상은 세상을 떠나게 될 것이다. 이주대책만이라도 빨리 정해졌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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