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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랑라래 (25-08-12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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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남식 신부가 아이들과 대화하며 걷다가 돌부리에 걸려 넘어진 적이 있어요. 낭떠러지에서 넘어지는 걸 제가 붙잡았어요. 체중이 120kg이라 끌려서 같이 떨어졌는데 소나무에 걸려서 살았어요.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었는데 무사해서 감사했어요."
황철현·최남식 신부는 이태석 신부의 수도회 후배다. 다큐멘터리 영화 '울지마 톤즈'를 통해 알려진 이태석 신부는 아프리카 수단에 학교를 지어 여성취업알선 아이들을 가르치고, 의료 활동을 하다 대장암으로 2010년 선종한 살레시오 수도회 신부다.
두 사제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백두대간 일시종주에 나서 완주에 성공했다. 6호 처분 받은 청소년들과 함께 지리산에서 강원도 진부령까지 740km 중 비법정 구간과 위험 구간(조령산)을 제외한, 합법적인 산길 440km를 걸었다. 지리산에서 시작해 영세민전세자금대출상환 강원도 정선·태백의 함백산까지 단축해서 걸은 것.
등산을 해본 적 없는 아이들이 매일 6시간 이상, 매일 최소 15km에서 30km를 걷는 것은 고행에 가까운 여정이다.
5월 11일부터 6월 9일까지 30일간 걸 sc제일은행 대출상담사 으며 숙박은 대체로 캠핑장에서 해결했다. 5일에 하루씩 휴식일을 두었고, 8명 중 무릎 상태가 좋지 않았던 한 명을 제외한 7명이 완주했다. 매일 새벽 4시에 일어나서 5시에 식사를 하고 6시에 산행을 했다. 두 신부는 3시 30분에 일어나 짐을 싸고, 종일 산행을 하고, 저녁에는 매일 산에서 미사를 드렸다.
가슴을 쓸어내리는 일도 있었 외국계은행신용대출 다. 청소년 중 한 명이 탈출을 감행한 것. 취침 시간에 사라진 아이는 탈출 12시간 만인 다음날 오전 9시 캠핑장으로 돌아왔다. 택시를 타고 서울의 집에 갔다가 마음을 고쳐먹고 돌아온 것. 그날 이후 짧은 탈출을 시도한 아이의 별명이 '오삼이'가 되었다. 지리산을 수차례 벗어난 반달곰 '오삼이'에 빗대어 붙인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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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백두대간 일시종주 프로그램 할 때의 6호 처분 청소년들. 김미곤 대장이 섭외한 많은 산악인들이 자원봉사 차원에서 구간별 멘토로 참가했다.
지리산부터 함백산까지라고 해도, 백두대간을 일시종주로 가는 건 쉽지 않다. 가파른 산길을 오르내리길 종일 반복한다. 어렵게 올라간 산을 하산하듯 내려왔다가 다시 오르막이 시작되면, 베테랑 종주꾼들도 저절로 욕이 나올 정도로 혹독하고 힘들다. 게다가 청소년들을 보호하는 일이 우선이라 보통의 대간 종주보다 난이도가 높다. 하산하면 아프다는 아이들을 데리고 가까운 병원을 다녀오는 일도 이들의 몫이었다. 어려움이 끝이 없을 것 같은데 황 신부는 "매순간 감동이었다"고 말한다.
"힘든 건 당연해요. 하지만 매순간 감동적이었어요. 북진할수록 매일 달라지는 풍경은 하늘이 준 선물이었어요. 산행이 육체적인 것만은 아니에요. 아이들은 걸으면서 스스로를 되돌아보고 깨닫게 되고, 성장하게 돼요. 예수님이 99마리 양을 두고 잃어버린 양 한 마리를 찾으러 산으로 가는 길, 그 길을 따라가는 기분이었어요."
올해 6월 9일 일시종주를 마치고 함백산 정상에 선 황철현 신부와 최남식(왼쪽) 신부. 육중한 체격의 최 신부는 느리지만 산행을 포기하지 않았다. 아이들은 최 신부에게 추월당하는 걸 가장 큰 수치로 여겼다고 한다.
6호 처분 청소년 백두대간 일시종주는 프랑스의 '쇠이유' 프로그램에서 시작되었다. 비행 청소년 교화단체인 쇠이유는 '문턱 또는 한계점'이라는 뜻으로 아이들이 매일 25km 이상, 3개월 동안 1,800km를 걷는 교정 프로그램이다. 쇠이유 프로그램을 마친 아이들은 재범률이 85%에서 25%로 떨어진다고 한다. 실제로 작년 백두대간 완주자 8명 중 센터를 나와서 재범을 일으킨 청소년은 한 명이었다.
"비행 청소년들인데 왜 잘 해주냐"며 비판하는 이들도 있지만 황 신부는 "강압적으로 벌을 받은 아이들보다 상담과 교육을 통해 지원 받은 아이들이 재범률이 훨씬 낮고, 직업을 갖고 세금 내는 떳떳한 어른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비가 내리는 와중에 식수를 보충하는 청소년들. 백두대간은 산을 하루에 여러 개를 타야 하기에 마을길을 지나는 일도 잦다.
놀라운 것은 청소년들이 백두대간을 걷기 전 등산 경험이 없는 백지 상태의 초보자였다는 것. 센터 청소년 중 신청자를 받아 3개월 전부터 서울 근교산에서 훈련 산행을 했다.
김미곤 대장 제안으로 시작
황철현 신부는 "김미곤 대장과 한국산악교류협회가 큰 힘이 되었다"고 한다. 김미곤 대장의 제안으로 시작된 백두대간 일시종주는 대학산악부 출신의 산악인들이 동참, 봉고 차량 2대로 지원하고, 구간별로 청소년 2명에 한 명 또는 일 대 일로 산악인들이 같이 걸었다. 대부분 자원봉사로 함께 걸은 산악인들이다.
히말라야 8,000m급 14개 고봉을 완등한 김미곤 대장은 "막상 만나보면 아이들이 착하다"며 "내가 할 수 있는 게 등산뿐이라 산으로 아이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었다"고 말한다. 아이들과 지원팀 인원이 20여 명에 이른다. 식사뿐 아니라 등산장비를 비롯한 전체 비용이 2억 원 정도 들었다. 제안서를 만들어서 기업들에 도움을 요청해 "DYPNF, 블랙야크, 솔베이, 인수스, 알트옥스, 대한산악연맹, 하이원에서 도와주었다"고 한다. 살레시오 청소년센터에서도 1,000만 원의 비용을 썼다.
살레시오 수도회는 6호 처분 받은 청소년을 6개월에서 12개월 동안 보호하는 시설을 운영한다. 7호 처분부터 소년원에 가게 되며, 6호는 갱생 희망이 있는 아이들에게 주는 6개월간의 시설 보호 처분이다. 서울 영등포구 살레시오 청소년센터의 센터장인 황철현 신부는 "이곳은 가두는 시설이기보다는 집중적인 보호와 교육을 통해 치유하고 성장시키는 곳"이라고 한다. 살레시오 청소년센터의 운영 이념에 대해 설립자인 이탈리아 성인 돈보스코(1815~1888)의 말을 전한다.
"아이들을 사랑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그들이 사랑 받고 있음을 느끼게 해야 합니다."
전국에 6호 처분 받은 청소년을 최소 6개월에서 최대 1년 동안 위탁 보호하는 시설은 많지 않다. 법조계의 판사와 청소년 전문가들도 6호 시설이 늘어나야 한다는 데 공감하지만, 막대한 비용이 들기에 증설이 어렵다. 영등포구의 살레시오 청소년센터만 해도 직원이 40명이라 인건비 지출이 크다. 지자체와 법원의 지원금만으로는 운영이 어려워서 후원자들의 지원으로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백두대간 종주 모습.
어떤 업체 대표는 백두대간 프로그램에 대해 "내가 왜 비행청소년들 휴가를 지원해 줘야 하냐"라며 후원을 거절하기도 했다. 그러나 황철현 신부는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에 비해 백두대간은 비교하기 어려울 정도로 힘들다"며 "예산을 낭비하는 것이 아니라 현명한 교육을 통해 밝은 사회를 만드는 지름길임을 알아 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소년원은 고쳐야 하는 것을 강제로 가둬놓고 가르친다면, 살레시오 청소년센터는 아이들을 사회와 단절시키는 곳이 아니라 긍정적으로 변화시켜 사회로 돌려보내는 역할을 한다.
백두대간 종주 마지막 날에는 완주 청소년의 부모들을 초청해 함백산 산행을 함께하고 하룻밤 같이 지냈다. 한 청소년의 아버지는 "우리 아들이 이렇게 힘든 걸 매일 했다"며 눈물 흘렸고, 다른 아버지는 "산행도 이렇게 힘든데 운동은 얼마나 힘들었겠냐"며 "아들이 그렇게 힘들어하는 줄 몰랐다"며 울었다. 이날 저녁, 숙소에 모여 완주 소감을 나누던 아이들과 부모들은 눈물바다가 되었다.
최 신부는 백두대간이 6호 처분 아이들에게 큰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
"처음에는 힘들어하고, 짜증내기 일쑤였던 아이들이 시간이 지날수록 바뀌었어요. 20일이 지나니, 초월하더군요. '오르막이 있으면 정상이 있을 것이고, 내리막도 있겠죠'라고 오히려 저를 위로하는 거예요. 갈수록 단순해지고 명효해지면서, 스스로 자기 문제가 무엇인지 직면하게 돼요. 그러면서 이렇게 힘든 산행도 했는데, 다른 것도 다 할 수 있다고 생각하게 되는 것 같아요."
황철현·최남식 신부는 내년에는 강원도 진부령에서 남진할 계획이다. 한 번도 힘들다는 백두대간 일시종주를 두 번이나, 그것도 등산 초보인 청소년들과 함께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지만, 황 신부는 "모든 순간이 제게는 선물이었다"고 말한다.
함백산 정상에 올라 일시종주에 마침표를?찍은 청소년들과 김미곤 대장. 전체 남한 구간은 730km이지만, 30일 동안 마쳐야 하는 일정과 비법정 구간, 위험 구간을 감안하여 진부령이 아닌 함백산에서 마무리했다.
6호 처분 청소년 완주 소감
오**군
"예전에는 조금만 어려우면 금방 포기하고 좌절했는데, 백두대간을 하면서 '하기 싫은 것도 어떻게 보면 도움이 되는구나'하는 걸 느꼈고, 하기 싫다고 무조건 포기하는 건 좋지 않은 걸 알게 됐어요. 엄마, 더 이상 잘못하지 않을게. 미안하고 사랑해."
진**군
"힘들었지만 포기한 적은 없어요. 백두대간에서 인내와 끈기를 배웠어요. 가족들과 같이 있으면 싸우지만 많이 생각났고, 할머니와 동생이 보고 싶어요."
최**군
"백두대간을 타면서 부모님 생각이 많이 났어요. 예전에 사고 쳤을 때 내가 왜 그랬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원래 포기를 잘했는데, 이제 끝까지 할 수 있는 자신감을 얻었어요."
홍**군
"겸손함을 배웠어요. '산은 산일뿐인데 얼마나 힘들겠어'라고 생각하고 시작했는데, 제 한계를 느꼈고 부족함을 실감했어요. 산을 걸으면서 가족 생각이 많이 났고, 엄마가 매일 일 다녀오면 '아프다'고 했는데 제가 겪어 보니 엄마가 제가 산행하는 만큼 힘들게 일한 것 같아 가슴 아팠어요. 앞으론 잘해 드리고 싶어요."
김**군
"저는 중학교 때까지 유망한 야구부 투수였어요. 고등학교 와서 운동이 너무 힘들어서 사고를 치게 되었어요. 덕유산까지 왔을 때, 너무 힘들어서 서울 집으로 도망쳤어요. 옷만 갈아입고 나왔는데, 엄마가 '돌아가야 한다'고 말하며 쫓아오던 모습이 잊히지 않아서, 다시 돌아왔어요. 많은 일이 있었지만, 백두대간을 걸었던 경험은 평생 큰 힘이 될 것 같아요."
월간산 8월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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