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7일 서울 강동구 강동성심병원에서 열린 한국성소수자의료연구회(KALM)의 KITE 2025 연구 결과 발표회 참가자들이 기념사진을 촬영 중이다. 한국성소수자의료연구회(KALM)·씨클레프 제공
3월31일은 트랜스젠더의 삶을 세상에 알리는 트랜스젠더 가시화의 날이다. 트랜스젠더는 우리 곁에 있지만, 그 존재는 우리 사회와 정부 정책에서 희미하다. 사회에 만연한 차별과 혐오 탓이다. 의료 현장에서도 마찬가지다. 의료적 필요와 수요가 높지만, 국내 병원에서 이들이 자신을 드러낼 공간은 좁다. 스스로 인식하는 성별을 수용하고 그 성별의 이름을
바다이야기합법 호명하는 진료실부터 찾기가 쉽지 않다.
이 가운데 트랜스젠더와 성소수자의 건강 문제를 연구하는 ‘한국성소수자의료연구회’(KALM)의 존재감이 눈에 띈다. 한국 트랜스젠더와 성별이 다양한 사람(이하 트랜스젠더)의 건강 개선 방안 도출을 목표로 2023년부터 진행 중인 ‘한국 트랜스젠더 건강 코호트 연구’(KITE)는 의학적으로도, 사회적으로
바다이야기다운로드 도 그 의미가 크다. 한국에서 성별확정 호르몬치료 또는 수술을 받은 사람들을 모집하여 성별확정의료 경험과 그에 따른 건강 상태 변화를 추적·관찰하는 대규모 코호트 연구로, 지난해까지 956명이 조사에 참여했다.
국내 트랜스젠더 집단과 일반인구의 정신건강 지표 비교.
모바일야마토 트랜스젠더의 정신건강 문제도 비중 있게 다뤄진다. 트랜스젠더 인구가 정신건강 고위험군이라는 경험적 인식을 정확한 통계로 확인할 수 있다. 트랜스젠더 인구의 평생 자살을 생각한 비율(자살사고 경험률)은 70%에 달했다. 2021년 한국 성인인구 대상의 조사에서 평생 자살사고 경험률이 10.7%였던 것과 비
바다이야기프로그램 교하면 7배나 높은 비율이다. 자살을 계획한 경험 50%, 실제 시도한 비율도 30%로 일반 인구 조사 결과보다 20배가량 높다. 지난 1년 이내의 경험으로 기간을 좁히면 일반인구와의 차이는 더욱 벌어진다. 지난 1년간 트랜스젠더 인구는 일반 인구 대비 자살사고는 20배, 계획은 25배, 시도는 50배나 더 높게 경험했다.
KITE 연구는
릴게임바다신2 트랜스젠더 인구가 경험하는 성별위화감(젠더 디스포리아)에 대해서도 상세한 조사가 이루어졌다. 한국 트랜스젠더 인구가 처음 성별 위화감을 느낀 나이는 중위수 12살이었고, 트랜스젠더 정체성을 받아들인 나이는 20살, 성별확정 호르몬치료를 시작한 나이는 24살이었다. 성별위화감이란 스스로 생각하는 성별 정체성과 일치하지 않는 몸을 볼 때 또는 스스로 인식하는 성별과 다른 사람이 인식하는 성별이 다른 것을 확인할 때 오는 불편감 등을 의미한다. 성별위화감을 느낀 뒤 성별확정 호르몬치료를 받기까지 일반적으로 10년 이상이 소요돼 그 기간 동안 경험하는 지속적인 성별위화감이 트랜스젠더 인구의 정신건강에 악영향을 줄 것으로 생각된다.
트랜스젠더의 정신건강과 성별위화감 관련하여 주목할 만한 점은 자살 시도를 한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연구 참여자의 약 60%가 성별확정의료를 시작한 후에는 자살 시도를 하지 않았다고 응답했다는 점이다. 연구참여자들은 성별확정 호르몬치료에 90% 이상 만족할 뿐 아니라 삶의 질 개선(85%)과 정신건강 개선(82%)의 효과도 있었다고 답했다. 성별확정 수술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로 경험자 대부분이 삶의 질 개선(91%)과 자존감 향상(90%), 정신건강 개선(89%)의 효과가 있었다고 응답했다. 트랜스젠더 인구에게 성별위화감 해소를 위한 성별확정의료 과정은 스스로의 정체성을 회복하는 과정이자 단순한 수사가 아닌 실제 생존이 걸린 중요한 이슈이기도 하다는 점을 보여주는 결과다.
황나현 강동성심병원 LGBTQ+센터 교수(성형외과 전문의). 강동성심병원 제공
성별확정의료의 과정은 단순하지 않다. 크게 정신건강의학과 진단, 호르몬 치료, 성별확정수술의 과정을 밟고, 세부적으로는 성별정체성에 따라 생식샘 제거술과 성기 형성술, 가슴 절제·확대, 안면윤곽 성형수술, 음성 여성화 수술 등 다양한 영역에서 의료적 도움을 받게 된다.
이 과정이 꼭 정해진 단계를 밟는 것은 아니다. 황나현 강동성심병원 엘지비티큐플러스(LGBTQ+)센터 교수(성형외과 전문의)는 “호르몬치료나 특정 수술 여부가 성별의 정체성을 결정짓는 잣대가 될 수 없으며 모두의 여정은 모양과 속도가 다 다르기 때문에 정답은 없다”며 “각자의 상황과 필요에 맞는 다양한 선택지를 탐색하며 본인만의 속도로 나아갔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이어 그는 “무엇보다 중요한 건 환자 개개인에 맞춘 안전하고 정교한 접근이기에 모든 성별확정수술은 개개인의 해부학적 구조에 따라 맞춤형 접근이 필요하다”며 “특히, 안면여성화수술의 경우 안면골과 연부조직 등 다양한 부위를 종합적으로 디자인해 좀더 자연스럽고 조화로운 변화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환자와 충분히 상담해 각자의 얼굴 구조와 목표에 맞는 방향을 함께 설정해나가는 것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개개인에게 맞는 성별확정의료를 탐색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고려할 때 현재 우리 사회에서 법적 성별정정 등을 위해 트랜스젠더 본인이 원하지 않는 성별확정수술이 강요되는 상황은 의학적으로도 바람직하지 않다. KITE 연구에서 법적 성별정정을 완료한 응답자 25% 중 10%가 ‘성별정정을 위해 원하지 않는 생식샘 제거 수술을 했다’고 응답했다. 특히 성별정정을 한 트랜스 남성의 14%가 성별정정을 위해 원하지 않는 자궁절제술을 받았다고 응답했다. 성별정정을 원하지 않는다고 답했던 이들 중에서도 20%는 성별정정 과정이 어렵고, 원하지 않는 의료적 조치를 해야 한다는 점을 이유로 꼽았다. KITE 연구책임자 이선영 서울대병원 공공진료센터 교수는 “성별정정 요건으로 트랜스젠더 본인이 원하지 않는 수술을 강요하는 것은 신체에 대한 자기결정권을 침해하는 행위”라며 “트랜스젠더 인구의 건강 개선을 위해 성별확정의료에 대한 접근성 확대와 불명확한 성별정정 요건과 절차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KITE 연구는 정부(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재원으로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수행되고 있다. (No. RS-2024-00335223)
지난해 12월22일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에서 열린 한국성소수자의료연구회(KALM) 2025 정기총회 참석회원들이 기념사진을 촬영 중이다. 한국성소수자의료연구회(KALM) 제공
최지현 기자 jhchoi@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