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대 이랜드가 첫 선을 보인 캐주얼 브랜드 후아유(WHO.A.U)는 당시 최대 상권인 서울 명동거리에 대형 매장을 열 정도로 유명 브랜드로 자리매김했다. 그러나 2010년대 들어 후아유 특유의 미국풍 캐주얼 패션이 최신 트렌드에 밀리며 인기가 시들해졌다. 10년여 동안 사실상 ‘잊혀진 브랜드’에 가까웠다. 그랬던 후아유가 부활했다. 최근 들어 분위기가 달라진 데에는 ‘아메리칸 캐주얼’ 패션이 다시 트렌드로 부상하면서다. 코로나19 확산을 전후로 최근 몇년 새 레트로 패션이 확산하면서다. ?팝업 성공…백화점 입점 문의 쇄도 1일 이랜드월드에 따르면 후아유의 지난해 매출은사파이어테크놀로지 주식 1000억원으로 전년(900억원) 대비 11.1% 증가했다. 본격 재유행이 감지되던 시기인 2021년(550억)과 비교하면 두 배 가까이 늘었다. 올해 상반기 들어서는 작년 상반기 대비 20% 이상 증가한 것으로 추산된다. 같은 기간 이랜드월드 전체의 매출 증가율(7.5%)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후아유가 추구하는 미국풍 캐주얼 패션은 심플하면서도 실용적인 게 특징이다. 1900년대 중반 미국 대학 스포츠 유니폼 또는 라운지 웨어에서 영감을 받은 아이템으로 대표된다. 레터링 후드 티셔츠, 케이블 니트 카디건 등이 대표적이다테마대장주 . 일명 '야구점퍼' 혹은 '대학 과점퍼' 스타일로 우리에게 익숙한 '바시티 재킷'도 아메리칸 캐주얼의 대표 디자인으로 꼽힌다. 매출이 빠르게 늘면서 가두점(대리점) 중심으로 주로 매장을 운영하던 후아유는 백화점·면세점 등으로 오프라인 유통 채널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2021년 67개이던 매장이 지난해엔 86개로 늘었다. 연내 오프라인국순당 주식 100호점 돌파가 예상된다. 하반기엔 주요 백화점 내 정식 매장 오픈이 주로 예정돼 있다.? 백화점 입점이 늘어난 데에는 올해 상반기 현대백화점 판교점, 현대백화점 대구점, 고양 스타필드점 등에서 진행한 팝업스토어(팝업)의 성공이 영향을 줬다. 특히 판교 팝업 등에선 한 주 만에 억 단위 매출을 기록하는 등 반응이 심상치 않은 것을 감지동영상황금성 한 백화점 바이어들이 앞다퉈 입점 권유를 했다. 회사 관계자는 “팝업 성공 이후 백화점 측 입점 문의가 이어지면서 신규 매장이 빠르게 확대되는 추세"라고 말했다. ?베트남 진출도 본격화 아메리칸 캐주얼 브랜드들은 지난 10여 년간 한국을 비롯한 전 세계 시장에서 고전했다. 2010년부터 시작된 캐주얼 패션 시장의 불황을 견디지 못하면서다. 후아유도 2020년 코로나19 확산으로 서울 명동 매장을 철수하는 등 위기를 겪었다. 하지만 최근 국내는 물론 중국 등 아시아 지역 전반에서 캐주얼 열풍이 불면서 국내 고객 뿐만 아니라 글로벌 수요가 전반적으로 커졌다.? 면세점 부문에서 후아유는 올해 누적 매출(지난달 18일까지 기준)이 전년 동기 대비 50% 이상 증가했다. 중국인 고객 비중이 높았지만 최근엔 태국, 베트남 등으로 고객층이 다양화하는 추세다. 후아유는 글로벌 트렌드를 타고 중국 직진출에 이어 베트남 진출도 본격화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베트남 공식 온라인몰을 열었으며, 올해 하반기엔 오프라인 매장도 개장할 예정이다. 현지에서 국내 아이유 정도의 인지도를 보유한 현지 스타 '호아민지'를 모델로 발탁해 마케팅 활동에도 주력하고 있다.
사진=이랜드월드 제공
이랜드 측은 트렌드 흐름에 따른 부침에도 브랜드 특유의 정체성을 포기하지 않았던 점을 재성공 요인으로 꼽았다. ‘유행은 돌고 돈다’는 패션계 격언을 잊지 않고 버틴 셈이다. 후아유 관계자는 ”2020년 재유행 조짐이 보이면서 브랜드에선 곰 캐릭터를 '스티브'로 세련되게 리뉴얼하고 K팝 아이돌을 모델로 기용하는 등 대대적 리브랜딩을 단행했다“며 ”신규 아이템은 이틀 내로 소량 생산해 고객 반응을 테스트하고, 반응이 좋을 경우 해외 자가공장에서 대량 생산에 돌입하는 시스템으로 수요에도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비슷한 흐름을 겪은 브랜드로는 글로벌 브랜드 랄프로렌이 있다. 랄프로렌은 2026 회계연도 1분기(올해 2~4월) 매출이 14% 증가했으며 순익도 30% 이상 급증했다. 아시아 지역에서 매출이 잘 나오면서 19% 불었다. 랄프로렌은 2016년 한국과 일본, 홍콩 등 아시아 시장에서 대거 사업을 접고 대규모 구조조정을 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레트로 패션이 다시 유행을 타면서 국내시장에서 마케팅을 강화하는 추세다. 랄프로렌 코리아 매출 역시 매년 증가세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랄프로렌 코리아의 지난해 매출은 5337억원으로 전년(5176억원)에 비해 3.1% 늘었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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