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오후 대전 대덕구 소재 자동차 부품 제조사 안전공업에서 불이 나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뉴스1
대전의 자동차 부품업체인 안전공업 공장에서 큰 불이 나 노동자 74명이 죽거나 다친 가운데 이 공장에서 과거에도 비슷한 원인으로 화재가 났으나 제대로 된 원인 분석과 후속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비판이 나온다. 이같은 정황은 한국일보가 30일 정혜경 진보당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소방청의 '안전공업 화재 현장 조사서'에 담겼다.
작은 불티에서 번진 큰 불…"물 뿌리고 작업해라"
릴게임종류 2023년 5월 발생한 안전공업 집진설비 화재. 드릴 작업 중 발생한 불티가 기름 찌꺼기에 옮겨 붙어 화재가 발생했다. 정혜경 의원실 제공
현장 조사서에 따르면 이 업체 공장에서는 2023년 5월과 6월 연달아 두 차례 불이 났다. 그해 첫번째
바다이야기5만 화재는 5월 3일 오전 발생했다. 노동자 박모씨는 회사 옥상에 설치된 집진기(먼지를 흡입하는 장치)의 덕트(먼지 이동 관)를 청소하고 있었다. 청소를 위해 임펠러(먼지를 빨아들이는 프로펠러)에 구멍을 뚫는 순간 튀어오른 불티가 설비 내부 슬러지(기름 찌거끼)에 옮겨 붙었다. 이 불로 공장은 150만1,000원의 손해가 발생했고 소방·경찰 인력 42명과 장비
바다이야기고래 12대가 출동했다.
소방당국은 화재현장 조사서에 "덕트 내부 임펠러 주변에는 발열량이 작은 화원에도 쉽게 착화되는 슬러지가 축적돼 있다. 드릴 작업 시 발생한 불티가 임펠러 주변의 슬러지에 떨어져 착화된 것으로 추정되는 화재"라고 분석했다. 먼지 이동관에 기름 찌꺼기가 쌓여 있어 작은 불티에도 쉽게 불이 붙었다는 얘기다.
릴게임몰메가 하지만 정작 발화요인으로는 '노동자 드릴작업 부주의'를 지목했다. 후속조치도 "덕트 청소 시 주변에 물을 뿌린 후 작업할 것을 권고함"이라고 기재했다. 화재의 근본 원인으로 볼 수 있는 슬러지 제거 대신 노동자 개인에게 사고 예방과 책임을 지우는 듯한 내용이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조치를 강하게 비판했다. 김동현 전주대 소방안전공학과
야마토게임 교수는 "슬러지에 불이 붙었는데 물을 뿌리고 작업하라는 조치는 황당하다"고 지적했다. 물과 기름은 섞이지 않기 때문에 물을 뿌려도 슬러지에 의한 화재를 막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김 교수는 "기름 때 낀 바닥에 물을 뿌리면 오히려 굉장히 미끄러워져 작업 위험도가 크게 높아진다"며 "이해가 안되는 권고 사항"이라고 비판했다.
2023년 5월 안전공업 화재현장 조사서 중 일부. 정혜경 의원실 제공
두 번째 화재는 6월 16일 밤에 발생했다. 5월에 불이 난 집진설비에 또 다시 불이 붙었다. 이번에도 기름 찌꺼기에 작은 불씨가 옮겨 붙은 사고였다. 이날 화재현장 조사서에 따르면 오후 9시 48분에 안전공업 건물 2층에서 노동자 10명이 일하고 있었다. 노동자들은 "갑자기 '펑'하는 소리와 함께 2층에 있던 레이저 용접기가 멈췄다"고 증언했다. 고장 원인을 찾던 노동자들은 옥상에 있는 집진설비에 불이 난 것을 발견했다. 노동자들은 "2층 기계에서 발생한 각종 분진은 옥상 집진기로 배출되는데 레이저 용접기에서 종종 불티가 발생했다"고 말했다.
소방당국은 조사서에 "블로워팬(공기흡입 장치)에는 다량의 슬러지들이 쌓여있는데 이곳까지 불티가 꺼지지 않고 이동했다면 언제든 착화될 가능성이 있다"며 "레이저 용접기에서 작업 중 발생한 불티가 냉각되지 않은 채 배기덕트를 통해 집진기로 이동했고 집진기 블로워팬에 쌓여있던 슬러지에 착화돼 발생한 것으로 추정"이라고 기재했다. 다만 이번에도 발화 요인은 불티 온도를 낮추지 못한 기계 결함으로 적었다.
소방당국은 그제서야 "해당 집진기에 다량의 슬러지가 쌓이는 점을 설명하며 회사 측에서 화재방지를 위한 추가적인 조치를 할 것을 권고했다"고 밝혔다. 또 제도 개선이 필요한 사항으로 "가연성 물질 취급 업체의 집진 설비에 냉각 장치 의무 설치 규정 검토"라고 기재했다.
노동당국 지적에도 개선되지 않은 작업 환경
2023년 6월 발생한 안전공업 집진설비 화재 현장. 정혜경 의원실 제공
이 달 화재도 집진기에서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안전공업이 대형 화재의 전조를 겪고도 제대로 조치하지 않았다는 의심을 받을 수 있는 상황이다. 특히 노동당국 안전점검에서도 여러 차례 문제점이 지적됐지만 작업 환경은 크게 개선되지 않았다. 안전보건공단이 지난해 11월 이 회사를 대상으로 시행한 '산업보건위험성평가'를 보면 "작업장 내 유증기가 체류돼 장해 우려가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2023년에는 노동부 대전고용노동청 '산업안전분야 정기 점검'에서 '바닥 청결상태 불량' 등 5건의 산안법 위반 사항이 적발됐다. 2023년 이후 노동부는 3년 간 안전공업을 산재 관련 집중 관리 대상인 '초고위험사업장'으로 분류했지만 정작 현장 점검엔 나서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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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업장 내 유증기 우려"… 3번 이상 '안전 경고등' 울렸지만
전문가들은 산업안전 감독 체계 전반을 바꿔야 한다고 요구했다. 정진우 권리찾기유니온 위원장은 "현행 산업안전 감독은 일반적으로 서류 점검 위주로 이뤄지고 문제점이 적발돼도 개선 조치는 사업주 자율에 맡겨두는 실정"이라며 "감독 이후 강제적으로 개선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명기 대한민국산업현장교수단 교수는 민간 영역을 활용해야 한다고 봤다. 최 교수는 "비슷한 사고가 날 때마다 정부는 감독 인력이 부족하다고 말한다"며 "구청에서 건축물 준공 검사를 할 때 민간 건축사를 활용하는 것처럼 산업안전 점검과 후속조치 감독에 민간 안전 전문가를 적극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혜경 의원은 "대형 화재 전조로 보이는 2023년 5월의 화재 원인을 '노동자 부주의'로 바라본 근시안적 판단이 올해 화재를 막지 못한 배경이 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안전조치 미흡이 수 차례 지적됐음에도 행정당국이 관리·감독을 소홀히 한 결과 14명의 소중한 생명이 희생됐다"며 "보다 강력하고 실효성 있는 감독과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노동부는 사고 수습이 끝나는 대로 특별감독을 실시하고, 화재가 발생하지 않은 안전공업의 다른 사업장에 대한 긴급 감독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또 지난해부터일반 감독 과정에서도 위반 사항이 적발되면 즉시 사법조치를 원칙으로 처리 기준을 강화했다고 설명했다.
송주용 기자 juyong@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