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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발칸반도에 위치한 국가 세르비아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일가의 고급 호텔을 수도 베오그라드에 건설한다. 세르비아 의회가 호텔을 현대 유적지인 ‘옛 군참모본부 단지’를 허문 자리에 지을 수 있도록 법안까지 통과시키자 야권에서는 세르비아 현대사의 상징과도 같은 유적을 없애려 한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미국의 일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세르비아 의회는 ‘옛 군참모본부 단지’의 문화유산 지위를 박탈해 건물을 철거한 자리에 ‘트럼프’ 브랜드 호텔을 짓도록 하는 법안을 7일(현지시간) 통과시켰다. 법안의 효력은 바로 다음날인 8일부터 발생한다.
싸트고사장 1965년 완공된 군참모본부 단지는 옛 유고슬라비아군의 총참모부 본부가 있던 곳이다. 본부 건물은 코소보 전쟁 당시인 1999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군의 유고슬라비아 폭격으로 심각하게 훼손됐다. 당시 세르비아계 군경이 코소보의 알바니아계 주민을 대규모로 학살하자 나토는 이를 인도주의적 위기로 규정하고 대대적인 군사 개입을 단행했다.
국민은행 마이너스통장 금리 나토의 공습을 당한 옛 군참모부 단지는 폭격 당시 모습을 현재까지 유지하며 당시 세르비아인이 겪은 충격을 고스란히 드러내고 있다. 세르비아는 2006년 이 건물을 문화유산으로 등록해 관리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정치판에 뛰어들기 전이던 2013년부터 이 부지에 트럼프 호텔을 들여놓겠다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알려져있다. 2024년 박근혜 부산 5월에는 트럼프의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 측의 관련 개발 계획을 세르비아가 승인했다. 이 부지에 5억 달러(약 7000억원) 규모 호텔(객실 175개)과 주거단지(1500세대)를 들여놓겠다는 계획이었다.
그 해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자 알렉산다르 부치치 세르비아 대통령은 본부 건물의 문화유산 지위를 박탈해 계획의 걸림돌을 제거해줬다. 광역자치단체 그러나 문화유산 지위를 박탈하는 과정에서 중요 문건이 위조됐다는 정황이 드러나면서 이 계획에 급제동이 걸렸다. 검찰이 문서 위조 등에 연루된 정부 관리들 상당수에 대해 조사에 나서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부치치 대통령은 “위조는 없었다”고 의혹을 일축하고 있는 중이다.
이런 상황에서 세르비아 의회의 과반을 차지한 집권당 세르비아진보당이 비과세월복리 트럼프 호텔 추진을 밀어붙이기로 결정했다. 호텔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쪽에서는 러시아와 서방 양쪽에서 모두 우호적 관계를 다져야 하는 상황에서 이번 프로젝트가 트럼프 행정부와의 관계 개선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감을 보이고 있다. 트럼프 정부는 현재 세르비아산 제품에 관세 35%를 부과하고 있다.
법안 발의자인 밀렌코 요바노프 의원은 “나라가 앞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기회와 공간을 여는 것”이라며 “그것이 트럼프 정부, 미국과 관계 개선으로 이어질지, 솔직히 그렇게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반면 세르비아 검찰, 문화유산 옹호 단체, 야권, 학생들이 여권의 법안 추진을 규탄하고 있다. 한 야권 정치인은 총참모부 본부 건물에 대해 “저항의 상징, 산산조각이 난 국민·무너진 국가가 다시 일어설 수 있다는 증거”라며 “오늘 당신들은 그저 트럼프를 기쁘게 하겠다며 그런 상징을 사치물로 바꾸려 한다”고 말했다.
이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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