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정적으로 보일까봐 염려되지만 살면서 지금까지 순탄한 적이 없었다.
그 중 가장 힘들었던 때를 꼽으라고 한다면 졸업 전, 취업을 준비하는 지금이다.

가장 힘든 일이 무엇인가 하면 경제적인 의미로 '살아가는 것'이 힘들다. 아기때부터 할머니랑 살고, 중학생때는 보호시설 생활도 해봤으며, 고등학교 입학하면서 동생과 함께 반지하 방에서 최소한의 보호를 받으며 자립했고, 스무살 이후의 생존은 스스로의 몫이였다. 아침에 아르바이트를 하고 밤에 학교를 다녔다. 대학을 다니는 학생이지만 나에겐 학업이 1순위가 아니었다.

목표없이 하루하루를 살다 보니 취업이라는 현실도 모르고 지나칠 뻔 했다.

7학기를 시작한 지 얼마되지 않은 어느 날, 학교에서 '취업멘토링'에 신청 인원이 부족하니 참여할 것을 권유했다. 소정의 장학금을 준다 하여 참여했다. 그 기회를 통해 내가 얼마나 도태되는 중인지 뼈저리게 느꼈다. 남들은 취업에 관심을 갖고 정보를 찾으며 발전을 위한 고민을 하고 있는데, 나는 그야말로 우물 안 개구리 였다. 부끄러웠고 바로 취업을 목표로 계획을 세우고 실천했다.

뒤늦게 공부하는 것은 힘들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기뻤다. 이 시간이 지나고나면 내가 그리던 평범한 삶이 될 것 같았다. 그리고 작지만 계획한 대로 진척이 보였다.

단지 걱정되는 건 공부하는 것이 아니라, 공부를 하기위해서 아르바이트 시간을 줄여야하는것이었다. 갖고싶은것, 하고싶은것은 항상 참고 미뤘지만 지금까지보다 더 참아야 했다. 주거비, 공과금, 통신비 등의 고정비용을 제한 모든 생활비를 하루 만원으로 해결해야 했다. 몇 달만 더 버티자고 스스로 다독였다.

누군가에게 하소연하고 싶었지만 그럴 수 없었다. 나도 그렇듯, 남이 지금 얼마나 힘든 지 이해하기는 어렵다. 동정을 받기위해 과장하며 야비해지고 싶지도 않았다. 사실 나보다 훨씬 불쌍한 3자와 비교될 것만 같아 두려웠다.

다른사람에게 보여져 온, 남들과 다르지 않은 내가 되고싶었다. 그래서 힘든 내색을 하지 않았다. 단지 이 시간을 견뎌낸 미래의 나에게 위로받고 싶다. 그때의 나만이 위로할 수 있을 것 같다.

조금만 더 참자, 몇년만 더 지나면 괜찮아 질거야. 더 나아질거야 라고 몇 년 전부터 생각해왔지만, 정말 마지막인 것 같다. 조금만 더 힘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