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연합뉴스) 송진원 특파원 = 국내 지지율 바닥을 찍고 있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어수선한 프랑스를 떠나 국제 무대를 누비며 존재감 부각에 열을 올리고 있다. 지난 22∼24일 미국 뉴욕에서 열린 유엔 총회에 참석차 출국했던 마크롱 대통령은 다음 달 1∼2일 덴마크에서 열리는 유럽연합(EU) 비공식 정상회의와 유럽정치공동체(EPC) 정상회의를 위해 다시 프랑스를 떠난다. 마크롱 대통령은 3일엔 독일을 찾아 동서독 통일 기념식에 참석하고, 같은 날 룩셈부르크로 이동해 기욤 신용카드신용조회 대공의 즉위 기념 만찬에 참석한다. 이달 8일 프랑수아 바이루 정부가 긴축 재정을 둘러싼 야권과의 갈등 끝에 붕괴한 이후 국내 정치판이 불확실성 속에 던져졌는데도 후임 총리 임명만 해두고 국제 무대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장뤼크 드마르티 전 EU 집행위원회 대외무역 담당 국장은 28일(현지시간) BFM TV에 "국내 정치 인천소상공인창업지원센터 무대에서는 그의 목소리가 이제 전혀 들리지 않는다. 그는 아직 자신이 진지하게 받아들여질 수 있다고 여기는 국제 무대에서 만회를 시도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실제 이달 초 공개된 한 여론조사 결과 마크롱 대통령을 신뢰한다는 프랑스 국민은 15%에 그쳤다. 2018년 말 정부의 유류세 인상 방침에 반발해 전국적으로 노란 조끼 시위가 벌어졌 카드순위 을 때보다도 더 낮은 역대 최저 지지율이다.
18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반정부 시위 [AF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마크롱 대통령은 그러나 우크라이나 전쟁에 있어 영국과 함께 '의지의 연합'을 청약제도 개편 주도하고, 가자지구 전쟁 관련해서는 팔레스타인 국가 인정에 앞장서며 국제 리더로 스스로를 포장하고 있다. 지난 23일 유엔총회 고위급 회기 기조연설에서는 "강자의 법칙"의 위험을 강조하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우회 저격하기도 했다. 마크롱 대통령의 친정인 집권당 르네상스의 토마 가시우 의원은 "80년 넘게 유럽의 햇살론 연체 보호자였던 미국의 지원이 불확실해지면서 판도가 다시 짜이고 있다. 워싱턴의 발자취를 따르지 않으려는 많은 국가가 프랑스를 매우 관심 있게 바라보고 있다"고 BFM TV에 전했다. 프랑스는 EU 내 유일한 핵보유국이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이다. 이 때문에 그 어느 때보다 변화무쌍한 세계정세 속에서 영향력을 행사할 여지가 크다. BFM TV는 마크롱 대통령뿐 아니라 사실상 모든 역대 프랑스 대통령이 임기 말 국제 문제를 통해 방향 전환을 시도했다고 전했다. 프랑수아 미테랑 전 대통령은 1993∼1995년 두 번째 동거정부를 겪고, 측근들의 정치·사법 스캔들로 지지율이 약화한 상황에서도 유로화 도입의 기반이 된 마스트리흐트 조약이 체결되도록 모든 노력을 기울였다. 프랑수아 올랑드 전 대통령도 유사한 전략을 택했다. 그는 재선을 포기한 후 대규모 평화 회의를 개최하고, 비록 성공하진 못했지만, 시리아 내전을 종식하려 애를 썼다.
자크 시라크 전 대통령 [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그러나 그 누구보다도 2005년 유럽헌법 국민 투표 실패와 교외 폭동 등으로 정치적 신뢰와 위신이 완전히 추락했던 자크 시라크 전 대통령과 마크롱 대통령 간 유사성이 가장 두드러진다. 시라크 대통령은 재임 중 미국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이라크 전쟁에 정면으로 맞섰다. 당시 워싱턴의 뜻을 거스르려는 나라는 매우 드물었다. 프랑스 역사학자 장 가리그는 "프랑스에서 크게 망가진 정치인이 전쟁 이슈로 명예를 회복한 사례"라며 "이는 절묘한 한 수였고, 20년이 지난 지금도 모두 기억한다. 당연히 마크롱도 시라크의 수법을 재현하고 싶어 한다"고 말했다. 집권당의 유럽 현안에 정통한 한 인사도 "프랑스 안에서 마크롱의 흔적은 결국 흐려질 것"이라며 "결국 남을 것은 국제 무대와 유럽 차원에서의 성과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san@yna.co.kr ▶제보는 카톡 okjeb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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