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이라크 에르빌의 미국 영사관과 공항 근처 하늘에서 이란군 드론이 방공 무기에 격추되는 장면. EPA 연합뉴스
미국·이스라엘이 이란을 공습하기 시작한 지난달 28일(현지시각), 아랍에미리트·바레인 등 중동의 하늘은 오토바이가 질주하는 듯한 굉음에 휩싸였다. 가오리 모양의 이란제 무인기(드론)떼가 목표물에 급강하하며 울리는 엔진 소리였다. 드론들은 땅에서 발사된 요격 미사일과 몇초간의 추격전 끝에 공중에서 터지거나, 방공망을 뚫고 군 기지와 고층건물에 들이받았다. 소셜미디어에는 경악에 찬 시민들의 외침 소리와 함께 찍힌 드론 폭발 영상들이 줄
바다이야기온라인 잇는다.
드론의 공포가 우크라이나에 이어 중동을 덮쳤다. 이란은 서방 군대에 견줘 열세인 재래식 공군력을 뒤집을 ‘비대칭 전력’으로 각종 드론을 개발해왔다. 미국·이스라엘-이란 전쟁에선 이를 미사일 공습에 보복할 핵심 무기로 쓰고 있다. 미군의 드론 격추용 방공 무기가 먼저 바닥나느냐, 이란의 드론 발사 능력이 먼저 고갈되느냐가 이번 전
바다이야기부활 쟁의 승부처로 떠올랐다.
우크라이나 전쟁 초기인 2022년 10월 러시아군의 이란제 샤헤드 드론이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로 날아드는 모습. AP 연합뉴스
자폭드론 6천대 쌓은 이란
이란은 세계에서
바다이야기릴게임연타 자폭 드론을 가장 많이 쟁여둔 나라 중 하나다. 미국에 본부를 둔 ‘유대인 미국 국가안보 연구소’(JINSA)의 지난달 보고서를 보면, 이란은 이스라엘·미국이 이란 핵시설을 공습한 지난해 6월 ‘12일 분쟁’ 전까지 각종 드론 수천기를 보유하고 있었다. 이 분쟁 때 일부를 소모했지만, 올 1월 1000대를 확충해 손실분 대부분을 다시 채웠다. 보고서는 “이
오리지널골드몽 란은 지금도 타격 능력을 다양화·확대하기 위해 드론 숫자를 늘리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란군 주력 드론은 가오리 모양의 ‘샤헤드-136’ 드론이다. 2021년 연말 처음 공개된 이 무기는 30㎏ 폭탄을 싣고 최대 2500㎞를 날아가 자폭한다. 속도는 시속 180㎞로 순항미사일이나 항공기보다 느리다. 그러나 체공 고도가 4000m 이상에 달
무료릴게임 해, 목표물 가까이서 고도를 낮추기 전에는 휴대용 대공미사일(맨패즈)이나 개인화기로 맞히기 어렵다.
샤헤드가 취미용 1인칭 시점(FPV) 드론처럼 실시간 영상을 보며 조종되는 경우는 드물다. ‘스타링크’ 같은 군집위성 인터넷망에 연결되지 않는 이상, 조종자와 100km 정도 떨어지면 영상을 송출하지 못한다. 이에 이란·러시아군은 순항미사일을 쏘듯 목표물의 좌표만 입력해 샤헤드를 날려 보내고 있다.
대신 이란군은 이 드론을 순항미사일보다 한꺼번에 많이 날릴 수 있다. 샤헤드의 대당 가격이 약 2만달러(3000만원)로 장거리 발사체 중 가장 저렴한 편이기 때문이다. 르몽드는 군사 연구기관들을 인용해 이란군의 샤헤드 보유고가 4000∼6000대에 이른다고 분석했다.
이란군은 미사일을 쏘고 돌아오는 드론도 운용 중이다. ‘카만-22’는 최대 2000㎞를 날아가 사거리 200㎞짜리 순항미사일을 날린다. 샤헤드처럼 생긴 미끼 드론도 있다. 나무 판자 등으로 만든 이 드론은 폭탄을 싣지 않고 떼로 날아가, 적이 방공 무기를 낭비하게 한다.
이란군은 고속 순항미사일과 각종 드론을 여러 고도에 섞어 쏘는 방식으로 상대를 괴롭히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이란군은 개전 뒤 첫 48시간 동안 아랍에미리트·바레인·요르단·쿠웨이트·카타르에 미사일 총 385발과 드론 881대를 날렸다.
4일 이스라엘 예루살렘 상공에서 이스라엘의 아이언돔 방공망이 발사체를 요격하는 모습. EPA 연합뉴스
100배 비싼 미사일로 드론 떨궈
이란이 드론 개발에 목맨 건 적국 이스라엘보다 전투기 등 재래식 공군력이 턱없이 뒤떨어져서다. 르피가로에 따르면, 이란은 전투기 140여대를 보유하고 있는데, F-4·F-5·F-14 등 1990년대 이전의 구형 미국산 기종이 대부분이다. F-14는 1986년 영화 ‘탑건’에서 배우 톰 크루즈가 몰던 전투기다.
반면 이스라엘은 스텔스기 F-35 등 전투기 340대를 갖고 있다. 미국에서 새 전투기를 사올 수 없는 이란으로선 싼 값으로 피해를 안길 드론에 주목한 것이다. 지중해 전략연구재단의 피에르 라주 학술연구국장은 르피가로에 “중화기 확보가 어려워지자 이란이 (드론·미사일 등) 공중·탄도 전력에 집중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중동국과 미군은 주로 요격 미사일로 드론을 떨구고 있다. 패트리엇(PAC)-3 지대공 미사일이 대표적이다. 중동 주둔 프랑스·영국군은 전투기의 공대공 미사일로 샤헤드를 요격했다. 영국군은 경량 미사일 ‘마틀렛’으로 무장한 와일드캣 헬리콥터 2대도 키프로스에 보냈다.
문제는 요격 미사일이 드론보다 훨씬 비싸다는 점이다. PAC-3 미사일(약 300만달러)은 샤헤드(약 2만달러)보다 150배 정도 비싸다. 르피가로는 장조레스 재단 북아프리카·중동연구소를 인용해, 2024년 4월 이란의 이스라엘 본토 폭격 때 이스라엘이 단거리 방공망(아이언돔) 가동에 쓴 돈이 이란의 공격 지출 7배에 달했다고 짚었다.
미 카네기 국제평화재단 수석연구원 다라 마시코트는 “패트리엇은 탄도미사일 대응용인데, 이를 샤헤드 요격에 과도하게 사용하면 재고가 심각하게 줄어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2012년 10월22일 이스라엘 하이파 인근에서 작전 중인 패트리엇 미사일 포대 2대. AFP 연합뉴스
드론·요격무기, 뭐가 먼저 바닥나나
여기에 이란 드론의 정확도가 예상보다 높은 점도 방어 쪽의 고민을 더한다. 2일 사우디아라비아 미국 대사관 지붕이 드론에 손상된 데 이어, 3일엔 아랍에미리트 두바이 미국 영사관 주변에 드론이 떨어져 불이 났다. 앤드루 고서프 네덜란드 라이덴대 교수는 리베라시옹에 “이란 드론은 12일 분쟁때 이스라엘에 발사된 미사일보다 훨씬 정확도가 높다. 미 대사관 공격에서 그 점이 드러났다”고 짚었다.
또 “지금까지 중동 국가들은 장기적인 결과를 고려하지 않고 영토로 날아오는 모든 발사체를 요격해 왔다. 하지만 (방공 무기) 비축량을 아껴 써야 할 상황이 오면 군사·정부 핵심 시설 보호에 집중하고 영토 전체를 막는 건 포기해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미국은 드론 방어 노하우를 쌓은 우크라이나에 도움을 청한 상태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쟁 초기부터 우방 이란으로부터 샤헤드 수천 대를 들여, 하루 최대 800대로 우크라이나를 공격했다. 이에 우크라이나는 맨패즈와 저속 항공기 사격·미사일·드론 요격용 드론 등으로 구성된 다층 방어체계를 발전시켜왔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5일 엑스(X)에 “샤헤드로부터 중동을 방어하기 위한 지원 요청을 미국으로부터 받았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 방산회사 ‘와일드호넷’의 드론 요격용 드론 ‘스팅’이 시험 비행을 위해 이륙하는 모습. 이 드론은 최대 25km를 날아가 샤헤드 등 러시아군 드론을 들이받아 떨어뜨린다. 와일드호넷 유튜브 영상 갈무리
특히 우크라이나 제조사들은 샤헤드에 특화한 추적·파괴 기능을 갖춘 요격 드론들을 개발한 상태다. 가디언에 따르면 가격은 1000달러(150만원)로 샤헤드 20분의 1이다. 다만 중동국 군대가 새 무기를 숙달하고 자국 무기체계에 연계하는 데는 수개월이 걸릴 수 있다고 리베라시옹은 지적했다.
미군은 드론과 미사일 발사대를 파괴하는 데도 주력하고 있다. 샤헤드는 소형 일인칭 드론처럼 제자리에서 수직 이착륙하지 않고, 발사 레일에서 추진력을 얻어야 한다. 발사대를 부수면 이란이 한꺼번에 많은 드론을 날려 방공망을 교란하기 어렵다.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은 2일 기자회견에서 이를 “화살보다 궁수를 노리는” 전략으로 소개했다. 댄 케인 미 합참의장은 4일 이란의 자폭 드론 발사 횟수가 전쟁 첫날보다 73% 줄었다고 했다.
결국 미군과 중동국 방공 무기와 이란의 드론·발사대 중 어느 쪽이 먼저 바닥나느냐가 전쟁의 향방을 가를 것으로 보인다. 방어와 공격의 가격 대비 효율을 높이는 것도 승부처다. 르피가로는 “이 전쟁은 단순한 군사 충돌을 넘어 산업과 물류의 전쟁인 셈”이라고 해설했다.
천호성 기자 rieux@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