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편집자 주 = '신스틸러'(scene stealer)란 어떤 배우가 출연 분량과 관계없이 주연을 뛰어넘는 큰 개성과 매력을 선보여 작품에 집중하게 하는 인물 혹은 캐릭터를 이르는 말입니다. 단어 그대로 등장만으로도 시선을 강탈한다는 뜻입니다. 연합뉴스 K컬처팀은 연극으로 연기를 시작한 배우 중 드라마, 영화 등의 매체로 영역을 확대해 '신스틸러'로 활약하는 배우의 릴레이 인터뷰 콘텐츠를 연재합니다.]
(서울=연합뉴스) 이세영 기자 = 배우 서현철(61)에게 연기는 거창한 비극의 언어보다, 무심히 지나치는 일상의 미세한 장면에서 먼저 시작됐다. 그는 "죽느냐 사느냐" 같은 대사에 끌
바다이야기하는법 려 연극을 꿈꿨지만, 정작 자신을 배우로 만든 것은 '장난감 사달라'고 조르는 아이의 목소리였고, 지하철과 골목에서 우연히 마주친 사람들의 표정이었다고 털어놨다.
서현철은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자신의 연기 인생 초반을 돌아보며, 왜 자신이 '크게 외치는 연기'보다 생활의 결을 살리는 연기에 오래 마음을 두게 됐는지 차분히 전했다. 지금은
오션파라다이스게임 연극·드라마·영화를 오가며 독보적인 존재감을 보여주는 배우지만, 그는 스스로를 "한때는 공부를 잘하는 것도, 잘 노는 것도 아니었던, 존재감이 크지 않은 학생"이었다고 회상했다.
그의 연기 시작은 비교적 늦었다. 혼란스럽던 20대를 지나 직장생활을 정리하고 극단에 들어가자마자 예상 밖의 일이 벌어졌다. 첫 작품에 곧바로 캐스팅된 것이다.
바다이야기오리지널 신입 단원이 무대에 오른다는 사실에 극단 내부가 술렁였고, 본인 역시 "떨리는 마음이 컸다"고 했다. 그러나 더 강렬하게 남은 기억은 첫 배역 자체였다. 연극 '나를 사랑해 주세요'에서 그는 정신연령이 일곱 살 정도인 열세 살 아이를 연기했다. 장엄한 고전의 주인공을 꿈꾸며 연극을 시작했지만, 정작 첫 무대에서는 "엄마, 나 장난감 사줘"를 외쳐야 했다.
바다이야기슬롯 서현철은 이 경험을 자신의 연기 인생을 바로잡아 준 첫 장면으로 꼽았다. 그는 "처음에는 '죽느냐 사느냐' 같은 묵직한 연극"을 하고 싶었지만, 공연이 끝난 뒤 분장실로 찾아온 장애가 있는 어린 관객들과의 만남이 그 생각을 완전히 바꿨다고 말했다. 10여 명의 아이들이 그를 붙잡고 "엄마 말 잘 들어야 해", "엄마 아빠 힘들게 하면 안
골드몽릴게임 된다"고 진지하게 말을 건넸고, 자신도 극 중 인물의 말투로 대답하며 그 순간을 받아냈다.
이후 서현철의 연기는 화려한 기교보다, 생활 속에서 길어 올린 감정의 결을 붙드는 방향으로 자라났다. 그 흐름을 가장 또렷하게 보여주는 작품이 그가 직접 쓴 연극 '지팡이를 잃어버린 채플린'이다. 그는 이 작품을 두고 "아주 작지만 거기서 큰 걸 얻기도 하고, 또 작은 일 하나로 정말 큰 걸 잃기도 하는, 그런 일상에서 시작한 이야기"라고 설명했다.
그가 선보이는 작품의 재료는 특별한 사건이 아니었다. 오히려 너무 흔해서 그냥 지나치기 쉬운 장면들이었다. 서현철은 평소 주변 사람을 유심히 관찰하며 떠오른 장면을 메모해뒀다가, 시간이 지나면 거기에 상상과 서사를 덧붙여 무대 위로 옮겼다고 했다. 지하철에서 졸고 있는 사람, 먹던 홍시를 떨어뜨리는 사람, 애써 아무 일 아닌 척하는 표정 같은 것이다.
그는 "관찰해야지 하고 보기 시작하니까, 이전에는 그냥 스쳐 지나가던 것이 전부 다르게 보였다"고 말했다.
서현철은 "가까이서 보고 멀리서 보는 것은 결국 관객이 마음의 거리로 만들어내는 것"이라며 "하나의 장면도 넓게 볼 수 있고, 깊게 볼 수 있고, 기쁘게도 슬프게도 볼 수 있다. 그걸 알게 되면서 연기가 무엇인지 또 다르게 깨닫게 됐다"고 말했다. (2편에서 계속)
*자세한 내용은 영상을 통해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진행 : 김수미(연극 평론가), 영상 : 박소라·김정민, 구성 : 민지애, 연출 : 김현주> seva@yna.co.kr
▶제보는 카톡 okjeb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