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갑 교수가 6일 저녁 서울 마포구 한 카페에서 '약함으로부터의 선교' 개념을 소개하고 있다.
2009년 한국 선교가 세계 2위 파송국의 자부심으로 선교를 확장하던 정점에서 한 권의 책이 던져졌다. 당시 풀러신학교 교수로 있던 정용갑(71) 교수의 ‘약함으로부터의 선교’였다. 이 책이 말하는 약점과 결함은 승승장구하던 한국 교회에 신선한 자극이었으나 그 당시에는 패러다임을 바꿀 주류 담론으로 공감받지는 못했다.
최근 책 ‘약함으로부터의 선교’(두란노)는 개정증보판으로 돌아왔다. 17년이 지난 지금, 성공주의 선교가 한계에 부딪
쿨사이다릴게임 히고 코로나19의 여파로 자원 고갈이라는 위기 앞에 선 한국 선교는 ‘내가 약할 때에야 비로서 주님의 능력이 온전해진다’는 진리를 다시 바라보고 있다.
6일 서울 마포구 한 카페에서 정 교수를 만났다.
책은 그가 2004년 풀러신학교에서 박사 학위(Ph.D.)로 논문을 쓴 내용을 담았다. 그가 ‘약함’이라는 개념에 눈을
황금성사이트 뜬 건 미국 풀러신학교 선교학 박사과정 재학 시절 찰스 밴엥겐 교수를 통해서였다. 밴엥겐 교수는 자신이 대학교 때 미식축구로 다리를 심하게 다친 이후로 이 개념을 이해하게 됐다고 했다.
정용갑(오른쪽) 교수와 윌버트 쉥크 교수가 2017년 미국 풀러신학교 캠퍼스에서 웃으며
릴박스 사진을 찍고 있다. 정 교수 제공
2002년 여름 풀러신학교 박사과정 중이던 정 교수는 지독한 재정적 압박 속에 있었다. 밀린 등록금과 월세를 내지 못해 전전긍긍하던 시기였다. 그는 역설적으로 ‘약함으로부터의 선교’라는 주제로 논문 발표를 준비해야 했다. 학문적 깊이와 언어의 장벽, 현실의 가난이라
릴게임오션파라다이스 는 삼중고 속에서 그는 기도에 매달릴 수밖에 없었다.
?발표 당일 문제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상태였지만 그는 떨리는 마음으로 이 주제를 논했다. 발표 내내 말이 없던 지도교수 윌버트 쉥크교수는 천천히 일어나 “우리가 지금 거룩한 땅 위에 서 있습니다”라며 소감을 전했다.
정 교수는 “실패에 대해 고백할 때 선교 역시 성
야마토게임연타 공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됐다”고 말했다.
밴엥겐에서 정 교수로 이어지는 개념은 20세기 대표적인 선교 신학자인 레슬리 뉴비긴(1909~1998)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뉴비긴이 ‘약함으로부터의 선교’를 강조하게 된 것은 1910년 후 영미 중심의 서구선교가 ‘강한 선교’로 나타난 부정적 결과를 목격했기 때문이다. 1910년 영국 스코틀랜드 에든버러 세계선교대회에서는 힘에 의한 선교가 은연 중에 강조됐다. 마치 거대한 군사 작전처럼 선교지에는 전략이 세워졌고 선교사는 배치됐다. 자원은 동원됐으며 승리주의적 시각에서 선교 현장에는 군사적 용어가 사용됐다.
정 교수는 “그러나 뉴비긴은 세상의 기준으로 볼 때는 실패와 약함이 기독교 핵심이라는 점에 주목했다”며 “인간의 계획과 통제를 내려놓고 성령의 주권을 인정하는 것은 전략과 동원, 배치의 개념과는 달랐다”고 강조했다. 정 교수는 뉴비긴에서 밴엥겐으로 이어진 개념을 누가복음, 사도행전, 고린도서에서 발견하고 세계선교와 한국교회 선교에 적용하며 확장했다.
그는 “2020년대에 한국 선교계가 이 담론을 다시 꺼내든 이유는 성찰의 근육이 생겼기 때문”이라고 봤다. 단순히 선교적 자원 고갈이라는 외부 요인이 아니라 내부적 성숙이 일어났다는 진단이다.
정용갑 교수가 설명한 '선교학적 성찰의 나선(Spiral of Missiological Reflection)' 그래프. AI 생성 이미지
정 교수는 ‘선교학적 성찰의 나선’ 개념을 소개했다. 준비 실행 평가 성찰의 네 단계로 이뤄진 그래프는 준비를 시작점으로 실행에서 평가, 성찰의 단계를 반복한다. 정 교수는 “이전의 한국교회는 선교 현장에서 보이는 선교사의 활동과 성과인 실행 부분만 주목했다”며 “이제 선교사의 약함, 눈물의 성찰 시간을 논의하게 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결국 ‘진정한 하나님의 나라는 무엇인가’라는 고민입니다.” 정 교수는 “우리가 보냄 받았다는 자체가 선교의 핵심”이라며 “예수님은 이름 없는 갈릴리 여성을 통해 가장 강력한 하나님 나라를 선포했다”고 했다.
그는 “이제 한국교회가 비서구교회로서 자랑할 것은 수적 세력이 아닌 그리스도 안에서 기꺼이 ‘취약해질 수 있는 용기’”라며 “선교적 직업의 이상과 삶의 현실 사이의 차이를 부끄럽지만 용감하게 고백하며 나가는 것, 그곳에서 같이 울어주고 응원해주는 교회 전체 성숙함이 필요하다”고 요청했다.
이어 “선교는 영웅적 개인 서사가 아닌 약함을 공유하는 공동체 전체의 행전”이라며 “취약성을 드러낸다는 것은 결국 ‘나 중심’의 서술에서 하나님 중심의 서술로 옮겨가는 과정”이라고 덧붙였다.
글·사진=박윤서 기자 pyun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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