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IN 최예린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지선)가 6월3일 치러진다. 1995년이 1회였으니 서른 해를 갓 넘긴 셈이다. 수도권과 지방의 격차가 갈수록 벌어지고 ‘지역 소멸’ ‘산업 공동화’ ‘저출생’ 같은 문제가 만성질환처럼 따라붙는 한국 사회에서 ‘지선’은 절실한 기회의 시간이다. 주민 삶에 밀착한 변화의 가능성이 4년마다 돌아오는 6월의 선거에서 움튼다.
그러나 유권자들이 지방선거에 거는 기대는 크지 않다. 1회 68.4%를 기록한 지방선거 투표율은 2회부터
바다이야기무료 52.7%로 떨어지더니 50% 언저리를 맴돌고 있다. 2018년 지선에서 한 차례 반짝 60.2%를 찍었을 뿐이다. 시골 마을의 농로부터 대도시의 뒷골목까지 대한민국 구석구석을 비춰야 할 투표용지 일곱 장(광역단체장·기초단체장·교육감·광역의원·기초의원)이 쓸데없이 많다고 느끼는 유권자도 있다.
정
바다이야기꽁머니 말 그럴까. 〈시사IN〉은 ‘지역의 눈’으로 6·3 지방선거를 바라보는 특집 기획을 준비했다. 부산·충청·경남·광주·경북·강원·경기의 언론인 7명이 ‘우리 지역의 지선 의제’를 꼽았다. 이들에게 지역은 취재 대상일 뿐만 아니라 각자의 삶이 뿌리내린 터전이기도 하다. 지방선거에서조차 주인공을 차지하는 서울은 과감히 뺐다. 이른바 ‘중앙’의 시선에서는 포착되지
바다이야기프로그램 않는 다채롭고 풍성한 지선 이야기가 담겼다. 이 글과 함께라면 다가올 지선도 조금은 설레지 않을까?
서부 경남은 예로부터 보수세가 공고한 지역이다. 2018년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그 증거다. 당시 경남 전체적으로는 이변이 일어났다. 더불어민주당 김경수 경남도지사 후보가 자유한국당 김태호 후
바다이야기무료머니 보를 꺾고 당선됐다. 동남권 일곱 곳인 창원·양산·김해·통영·거제·고성·남해에서도 민주당 소속 시장·군수가 잇따라 나왔다. 그러나 보수정당이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의 늪에서 허우적대던 그 시기에도 서부 경남의 선택은 ‘보수’였다. 2022년 제8회 지방선거에서는 민주당이 남해군수 단 한 자리만을 차지하는 데 그쳤다.
야마토게임예시 다시, 지방선거다. 서부 경남에서 변화의 기운이 감돈다. 이른바 ‘윤 어게인’ 세력과 명확히 선을 긋지 못하는 국민의힘에 대한 피로감이 지역에서도 누적되고 있다. 변화를 원하는 민심도 물밑에서 꿈틀댄다. 이런 분위기를 기민하게 포착한 보수 정치인들이 연이어 민주당으로 이동하고 있다. 이들이 노리는 곳은 다름 아닌 서부 경남 단체장 자리다.
1월20일 경남 선관위 청사에서 열린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예비후보자 등록 안내 설명회. ⓒ연합뉴스
진주에서는 최구식 전 국회의원(66)이 민주당행을 택했다. 사천에서는 송도근 전 사천시장(79)도 민주당에 합류했다. 하동에서는 제윤경 더불어민주당 대변인(55)의 당선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남해에서는 민주당 소속인 장충남 군수(64)가 3선을 노린다. 경남에서는 진주·사천·하동·남해를 ‘서남권 권역’으로 묶는다.
진주에서 최구식 전 의원을 바라보는 시각은 극명하게 갈린다. 진주시갑 지역구 국회의원 시절 혁신도시 진주 유치, LH 본사 일괄 이전, 진주 드라마페스티벌 유치에 일조했다는 점은 내세울 만한 성과다. “일은 잘했다”라고 기억하는 이도 적잖은 분위기다. 반면 전과 이력과 2011년 재보궐선거에서 벌어진 ‘디도스 사건’은 여전히 꼬리표로 따라붙는다. 기존 민주당 지지층에게는 강한 거부감을 일으키는 요인이다.
당시 상황을 복기해보자. 2011년 국회의원 시절 비서가 선관위 홈페이지를 디도스 공격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최 전 의원은 반강제로 한나라당을 탈당했다. 경찰·검찰·특검 수사에서 그의 혐의는 확인되지 않았다. 이후 총선 낙선에 이어 2017년에 보좌관 급여 유용 사건으로 대법원에서 유죄판결을 받았다. 복당은 끝내 이뤄지지 않았다. 최 전 의원에게 민주당 입당은 정치 복귀의 유일한 선택지나 다름없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갈상돈 민주당 진주시갑 지역위원장의 반발이 만만치 않다. 10년 가까이 ‘험지’에서 터를 닦아온 갈 위원장으로서 최 전 의원의 민주당 입당은 받아들일 수 없는 일이다. 앞으로 내홍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사천에서는 자유한국당 출신 송도근 전 시장이 민주당에 입당해 시장 재출마를 선언했다. 그 배경을 들여다보면 논란의 여지가 크다. 송 전 시장은 재선 시장 임기 중 사업가 두 명에게 의류와 상품권 등을 받은 혐의로 직을 상실했다. 2025년 8월 특별사면으로 복권되며 출마 자격을 회복했다. 송 전 시장은 재출마를 “사천의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기 위한 결단”이라고 자평했다. “백년대계를 위한 헌신이 곧 사죄”라고도 주장했다.
하동은 진주·사천보다도 보수세가 더 강하다. 1995년 직선제부터 대부분 보수정당이 압도적 표차로 군수를 배출했다. 직전 선거에서 민주당 후보의 득표율은 15%에 불과했다. 그랬던 하동에서 제윤경 민주당 대변인이 당내 군수 단독 후보로 추대되는 분위기다. 제윤경 대변인은 비례대표 국회의원을 지낸 중앙정치 경험과 집권 여당 프리미엄을 바탕으로 갈사만 산업단지 개발 등 지역 숙원 해결을 내세울 것으로 보인다. 그간 늘 후보를 내는 데 의의가 있었던 하동인데, 이번에는 ‘지지 않는 선거’를 치러보겠다는 당의 의지가 엿보인다.
남해군은 ‘야성’이 살아 있는 곳으로 불린다. 당적보다 인물로 평가하는 지역이다. 장충남 군수는 2018년 당선, 2022년 경남 유일 민주당 자치단체장으로 재선에 성공하며 이를 증명했다. 2031년 준공 예정인 남해-여수 해저터널은 정부 핵심사업이자 장 군수가 초선 때부터 주도해온 상징적 성과다. 농어촌기본소득 시범사업지역 선정도 지역민에게 효능감을 주는 요인이다.
보수 출신 인사들의 민주당행은 분명 하나의 ‘현상’이다. 이는 국민의힘에 부담을 가중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판세’이기도 하다. 하지만 현상과 판세가 인물의 됨됨이를 드러내진 못한다. 문제는 여기서부터다. 옷을 갈아입는다고 사람이 달라지는가. 서부 경남 유권자들 앞에 놓인 선택지는 역설적이다. 보수 독식 체제를 깨고 싶어도, 그 대안으로 나선 이들은 저마다 과거의 짐을 짊어지고 있다. 변화를 원하지만 당적을 바꾼 이들을 마냥 신뢰할 수도 없다. 공고한 지역 구도가 빚어낸 딜레마를 이번 지방선거에서 풀어낼 수 있을까.
김연수 (<경남도민일보> 기자) editor@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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