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산시내 전경


[충청투데이 김흥준 기자] "시청 앞에서 2년 가까이 떠들던 사람들, 그 사람들이 정말 전부였을까. 누군가는 뒤에서 기업을 겁박했고, 결국 논산을 떠나게 만들었다."
코리아디펜스인더스트리(KDI)가 경북 영주로 향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뒤, 논산 지역사회는 단순한 아쉬움을 넘어 격앙된 분노로 들끓고 있다. 합법적 절차에 따라 유치됐던 K-방산 기업이 일부 주민들의 과격한 반대와 정치적 압박 속에 결국 짐을 싸는 모습을 지켜보며, 시민들은 "논산이 스스로 기회를 걷어찼다"고 입을 모은다.
논산시가 사아다쿨 국방군수산업도시 전략의 출발점으로 선택했던 KDI는 단순한 투자 대상이 아니었다. 방위산업이라는 국가 전략 산업이 지역에 뿌리내릴 수 있는지 가늠하는 시험대였고, 논산의 산업 지형을 바꿀 수 있는 첫 단추였다. 그러나 그 단추는 끝내 채워지지 못했다.
◆"위험천만한 폭탄공장이라는 프레임, 누가 만들었나"
논란의 중심에는 바다이야기하는법 '위험천만한 폭탄공장'이라는 자극적인 프레임이 있었다. 일부 반대 주민들은 KDI를 위험시설로 규정하며 시청 앞에서 장기간 집회를 이어갔고, 확성기 시위와 공무원 폭행, 시청 난입 사태까지 발생했다. 논산 시민들 사이에서는 "의견 표명을 넘어선 물리적 압박"이라는 비판이 끊이지 않았다.
전 충남도의원 A씨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사태 카카오야마토 를 두고 격한 표현을 쏟아냈다.
"저들이 반대한다고 코리아디펜스인더스트리가 논산을 떠날 만큼 심지가 약한 회사였겠느냐. 인허가 기관과 금융권, 재정부를 전방위로 압박한 '수괴'가 따로 있었던 것 아니냐."
그는 특히 "논산에 투자하면 기업을 망하게 하겠다는 협박까지 들었다"는 점을 언급하며, KDI가 자발적으로 떠난 것이 골드몽사이트 아니라 떠밀리듯 쫓겨났다는 인식이 지역에 퍼져 있음을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화약공장을 폭탄공장으로 둔갑시켜 내쫓아 놓고 기쁨에 겨워 웃고 있는 것이냐"는 글은 분노한 시민들의 심정을 그대로 대변했다.
◆"굴러온 호박, 왜 걷어찼나"
청년층의 상실감은 더욱 노골적이다. 페이스북 이용자 B모 씨는 "다른 바다신2릴게임 동네로 가서 살고 싶다"며 논산을 떠나고 싶은 심정을 숨기지 않았다.
"어른들이 젊은이들 꿈을 짓밟고 어떻게 그럴 수 있느냐. 굴러온 호박을 시원하게 차버렸다."
그는 영주에 대규모 방위산업단지가 조성된다는 소식을 언급하며 이렇게 반문했다.
"영주시는 안전한 동네라 폭탄공장이 안 터지고, 논산만 위험한 곳이었느냐."
이 질문은 단순한 감정 표현이 아니다. 동일한 시설, 동일한 산업이 지역에 따라 '미래'가 되기도 하고 '공포'로 둔갑하는 현실에 대한 냉소이자, 논산 사회 전체를 향한 자조다.
◆떠난 것은 공장이 아니라 '신뢰'
KDI는 영주시와 투자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약 37만 평 규모의 방위산업단지 조성을 공식화했다. 논산에서 좌초됐던 사업은 영주에서 '역대 최대 규모 투자'로 재탄생했다. 이 대비는 논산 시민들에게 더욱 쓰라린 현실로 다가온다.
시민들은 묻고 있다.
"이미 유치한 기업조차 지켜내지 못하는 도시에서, 누가 다음 투자를 결정하겠느냐"고.
이번 사태는 단순히 하나의 기업 유치 실패로 끝나지 않는다. 합법적 절차와 행정의 의지 위에, 불법적 행동과 정치적 계산이 덮쳐질 때 지역의 미래가 얼마나 쉽게 무너질 수 있는지를 보여준 사례로 남았다.
논산 시민들의 분노는 이제 기업을 떠나보낸 결과 자체보다, 그 과정에서 누구도 책임지지 않는 구조를 향하고 있다. K-방산이 떠난 자리에 남은 것은 공백이 아니라, 지역 공동체가 오랫동안 곱씹게 될 질문이다.
결국 이 질문은, 기업을 떠나보내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한 반대 세력과 그 배후를 향하고 있다.
김흥준 기자 khj50096@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