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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표하는 평대초 3학년 어린이들 (서울=연합뉴스) 제주시 평대초 3학년 학생들이 생태탐험 경험을 담은 책 '쉰모살, 어디까지 가봤니?' 출판기념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2025.11.28 [서울시교육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제주=연합뉴스) 오보람 기자 = "여기 물고기가 엄청 많아요!", "진짜 신기하게 생겼다", "내가 어른이 돼서도 널 만날 수 있으면 좋겠어."
28일 제주 평대초등학교 3학년 교실에 모인 학부모들의 시선이 모니터로 집중됐다. 화면 속에선 이 학교 '평대생 바다이야기무료머니 태탐험대' 어린이들이 평대 해변 연안습지에서만 볼 수 있는 생물을 관찰하는 영상이 나오고 있었다.
말미잘, 무늬발게, 돌팍망둑, 집게, 달랑게….
어른들에게도 낯설 법한 이름을 척척 대는 아이들은 호기심 어린 눈으로 바다 생명체를 바라보다 조심스레 손을 뻗었다.
햇볕에 그은 얼굴로 모래사장을 뒹구는 모습 릴게임방법 이 영락없는 제주 토박이 같지만, 사실 이들 중 3명은 서울에서 쭉 살다 가족과 함께 이번 학기에 제주로 온 학생들이다. 학부모들이 서울시교육청이 운영하는 농촌 유학 프로그램에 지원하면서 평대초로 오게 됐다.
제주형 자율학교인 평대초에서는 제주·평대마을의 문화 탐구 과목과 승마·수영·서핑 등 해양 스포츠를 배우고 숲 체험·캠핑을 한다. 주 릴게임몰 변 환경이 잘 갖춰진 데다 학생 수가 적어 가능한 것들이다. 학교 입구 한쪽 편에선 작은 텃밭을 가꾼다. 이날 만난 평대생태탐험대는 관찰 경험을 토대로 쓴 책 '쉰모살, 어디까지 가봤니?'도 만들었다.



평대 해변에서 해양 생명체를 관찰하는 평대초 3학년 아이들 [평대초 제공 손오공게임 .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에선 하교와 동시에 늦은 시간까지 학원 '뺑뺑이'를 돌아야 했던 아이들은 이곳에선 학교를 마치면 친구부터 찾는다고 한다.
서울 항동초에 다니다 평대초로 유학 온 3학년 오세은양은 "원래는 학원을 6개 다녔는데 지금은 수영만 한다"면서 "학원 마치고 집 야마토무료게임 에 오면 밥을 먹고 그냥 자곤 했는데, 요즘은 (하교 후) 놀 수 있는 애들을 찾아서 놀러 나간다"며 웃었다.
저녁이 있는 삶을 누리게 된 아이들은 가족과의 유대감도 깊어졌다고 했다.
부모님, 3남매와 함께 제주에 온 3학년 최하진군은 "아빠와 문어를 잡기도 하고, 바다에 가서 스노클링도 한다"면서 "누나, 동생들과도 예전보다 덜 싸운다"며 머리를 긁적였다.
최군은 "거기(서울)에서는 갇혀 지내서, 꼭 감옥 같은 기분이 들었다. 돌아가기 싫다"라고도 했다.
2학년 이어진양의 어머니 정모씨는 "아이들 활동이 교실 안팎으로 이어져 저 역시 일상이 다채로워지고 여유도 생겼다"며 만족해했다.
물론 4·7세 고시가 유행처럼 번지고 초등학생 때부터 대입 준비에 몰두하는 분위기인 우리나라에서 아이들을 시골 학교에 보내는 게 쉬운 결정은 아니었다.
서울을 떠나 있는 동안 혹시 내 아이가 다른 아이들에게 뒤처지진 않을까, 낯선 환경에 적응은 잘할 수 있을까 걱정되는 마음도 들었다고 한다. 그러나 아이가 단 몇 달 만에 정서적으로 성장하고 친구와 깊은 관계 맺기를 배워가는 모습을 보자 기우였다는 걸 깨달았다고 학부모들은 입을 모았다.



서핑 배우는 평대초등학교 어린이들 [평대초등학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제주 송당초 학부모 이모씨는 평대초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아이가 힘들어도 끝까지 부딪치고 갈등 상황을 풀어나가는 방법을 배우고 있다"면서 "입시를 떠나, 중고생이 돼도 자기가 좋아하는 학교를 선택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했다.
남매 둘을 모두 공진초로 전학시킨 또 다른 학부모는 "전교생이 1천800명인 '과밀학교'에 다니며 컨테이너 교실에서 힘들게 수업을 들었던 아이들이 지금은 휴일에도 학교에 오고 싶어 할 만큼 학교를 좋아한다"며 "시간도 많아서 독서량이 2∼3배로 늘고 스스로 공부하는 법도 깨우쳤다"고 말했다.
정근식 서울시 교육감과 김광수 제주도 교육감은 평대초, 성읍초에서 유학생과 기존 학생 학부모, 학생, 교사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마련했다.
정 교육감은 "어른들도 서울에서 힘들면 제주에 내려와서 살지 않느냐. 학생들에게도 제주에서의 경험이 평생 갈 거라 생각한다"며 "세상에는 서울만 있는 게 아니라는 걸 확실히 배우는 계기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강수연 성읍초 교장은 "서울 아이들이 처음엔 운동장에서 메뚜기만 봐도 기겁했는데 이제는 막 잡으러 다닌다"면서 "학생이 8명 늘어나 교육 활동에도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고 했다.
기존 학생의 학부모 김모씨는 "학생이 갈수록 줄어 학교 (존폐가)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황이었다. 유학생들을 보며 '이것도 방법이 되겠구나' 알게 됐다"며 "기존 아이들은 친구가 생겨 좋고, 서울 아이들은 답답한 도시를 벗어나 뛰어노는 경험을 해 좋은 프로그램"이라고 강조했다.



제주 전통악기로 연주회 하는 서귀포 성읍초등학교 어린이들 [서울시교육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제주도 내에서 서울 유학생을 받는 초등학교는 8곳(제주 4곳·서귀포 4곳)이다. 대다수가 가족과 함께 이주해 모두 48명이 제주살이 중인데, 유학 기간 연장을 신청한 가구가 80%를 넘길 정도로 만족도가 높다.
서울시교육청은 제주 외에도 전라남도, 전라북도, 강원도에도 유학생을 보내고 있고 내년 1학기부터는 인천으로 프로그램을 확대한다.
2021년부터 지금까지 총 2천670명의 서울 학생이 지역으로 유학을 다녀왔다. 올해 2학기 기준 서울 유학생은 역대 최다인 443명이다.
정근식 교육감은 "서울 학생들이 제주도 친구들과 함께 뛰노는 모습을 보니 서울 교육이 지향하는 생태 전환 교육의 아주 모범적인 사례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면서 "농어촌에서 경험한 것들이 우리나라를 이끌어가는 인재로 크는 데 자양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예산 부족 문제로 충분히 지원하지 못하는 점이 송구스럽다"며 "좀 더 노력해서 최대한 지원할 수 있는 방안을 만들고, 이른 시일 내에 (1학기에) 1천명 정도는 농촌 유학을 경험하도록 구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성읍초등학교에서 인터뷰하는 정근식 서울시 교육감 [서울시교육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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