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2일 오후 경기 고양시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2025 던파 페스티벌'에서 방문객들이 부스를 체험하기 위해 대기 줄을 서고 있다. 올해 던파 페스티벌은 역대 최대 규모로 10홀과 7A홀에서 진행됐다. 사진=박수빈 기자
"2005년 중학생일 때 던전앤파이터(던파)가 오픈베타 서비스를 할 때부터 지금까지 하고 있네요."
지난 22일 경기 고양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2025 던파 페스티벌'에서 만난 김동현 씨(37)는 이 같이 말했다. 출시 20주년을 맞은 넥슨의 대표 지식재산권
릴게임하는법 (IP) 던파를 유년시절부터 플레이해왔다는 김 씨는 "어렸을 때부터 했던 추억이 크기도 하지만 던파의 세계관을 좋아한다. 던파 IP를 기반으로 만든 신작들도 세계관이 얽혀있어 다 해봤다"고 말했다. IP 확장 전략이 성공했다는 걸 방증하는 셈이다.
넥슨은 올해 던파 페스티벌을 역대 규모로 개최했다. 20주년을 맞이한 만큼 일산 킨텍스 2전
바다이야기고래출현 시장 10홀, 7A홀을 모두 사용했다. 게임 이용자 반응도 뜨거웠다. 지난 7일 티켓 오픈 직후 1일 차 티켓은 1분 만에, 2일 차 티켓은 단 45초 만에 전석 매진을 기록했을 정도다.
세계관 활용해 IP 확장 성공…'장기 유저'?많은 비결
지난 22일
바다신2게임 오후 경기 고양시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2025 던파 페스티벌'에서 방문객들이 부스를 체험하기 위해 대기 줄을 서고 있다. 올해 던파 페스티벌은 역대 최대 규모로 10홀과 7A홀에서 진행됐다. 사진=박수빈 기자
넥슨이 20년이나 된 IP의 생명력을 '신선하게' 유지할 수 있었던 비결은 세계관 활용
릴게임무료 이다. 넥슨은 던파 IP를 멀티버스 세계관으로 다뤄왔다. 하나의 큰 이야기에서 여러 이야기가 파생되기보다 여러 평행 세계에서 이야기가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되는 식이다. IP를 무한 확장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해 일종의 '브랜드화'를 한 것. 일례로 '퍼스트 버서커: 카잔(카잔)'은 던파 세계관에서 800년 전 이야기를 다뤄 대장군 카잔이 비서커로 변하는 과정
황금성게임랜드 을 그렸다.
게임 장르 측면에서도 넥슨은 던파 IP 세계관을 확장하면서 외연을 넓혀가고 있다. PC 게임 강자인 넥슨은 카잔으로 콘솔 시장에 도전했다. '던파 모바일'은 중국 시장에서 흥행하며 네오플의 역대 최대 매출을 찍기도 했다. 이외에도 온라인 배틀 아레나(AOS) 장르 '사이퍼즈', 대전액션 게임 '던전앤파이터 듀얼'도 있다. 넥슨은 추후 던파 IP를 활용해 '던전앤파이터: 아라드', '프로젝트 오버킬'을 순차 출시할 예정이다.
현장에서도 던파 세계관을 매력으로 꼽는 게임 이용자가 많았다. 대부분 초등학생 때부터 던파를 플레이하면서 세계관 자체에 녹아들고 이후 던파 IP 기반의 신작이 나올 때마다 관심을 갖는 식이었다. 이지원 씨(30)는 던파 캐릭터 '인챈트리스'를 코스프레한 채 남자친구와 함께 페스티벌을 방문했다. 그는 "던파를 한 지 16년쯤 된 것 같은데 던파 페스티벌은 처음 왔다"고 귀띔했다.
이지원 씨(30)가 던파 캐릭터 인챈트리스를 코스프레한 채 지난 22일 남자친구와 함께 던파 페스티벌을 방문했다.사진=박수빈 기자
황재훈 씨(30)도 초등학생 때부터 던파를 접했다. 황 씨는 "던파 격투 게임도 해보고 카잔도 관심 있어서 마켓에 찜해 놓기도 했다"며 "던파 IP 기반으로 게임이 나온다면 소식이나 콘텐츠가 어떤 게 있나 찾아보게 된다. 페스티벌도 실제 던파를 주로 하는 프로게이머들을 인터뷰 등 던파 자체에 집중한 콘텐츠가 많아서 좋았다"고 했다.
이날 넥슨은 던파 IP를 게임 외 다른 산업으로 확장해 브랜드파워를 강화했다. 글로벌 IP ‘월리를 찾아라!’, 제주 향토 기업 '한라산소주', 프리미엄 게이밍 브랜드 '레이저'와 협업해 부스를 만들거나 굿즈를 판매했다. 특히 던파 IP가 주류 브랜드와 손을 잡은 건 처음이었다. 한라산소주가 던파 IP를 선택한 이유는 20년이라는 장기 흥행 타이틀 때문이었다.
부스를 운영한 데일리샷 관계자는 "20년이나 흐르다 보니 초등학생, 중학생부터 게임하던 분들이 성인이 된 경우가 많더라. 자연히 주류 애호가도 많을 것이라 생각했고 던파 안에 있는 양조장 콘셉트를 살려 제품을 출시했다"면서 "판매 수량이 1000개 한정인데 매진될 것 같다"고 부연했다. 장기 IP라는 특성이 타 브랜드와의 협업 가능성 또한 넓힌 것이다.
지난 22일 던파 게임 이용자들이 던파 페스티벌에 방문해 던파 IP 굿즈를 양손 가득 구매했다. 사진=박수빈 기자
글로벌 게임 시장서 살아남으려면…'IP 브랜드화' 필수
지난 22일 던파 페스티벌의 'DNF 한X중 IP' 부스에서 중국 작가들이 던파 IP를 활용해 굿즈 등 작품을 만들어 전시했다. 사진=박수빈 기자
던파는 여전히 넥슨의 실적을 견인하고 있다. 던파의 올 3분기 PC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72% 증가했다. 중국과 한국 시장에서 모두 상승세를 타 중국에서는 주요 지표가 두 자릿수 성장했고 한국에선 매출이 145% 늘었다.
장기 IP '브랜드화'는 글로벌 게임시장 경쟁에서 필수 전략으로 자리 잡고 있다. 콘텐츠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다. 컨설팅회사 베인앤컴퍼니는 올해 8월 발간한 ‘게임 리포트 2025: 게임, 그 이후의 성공' 보고서에서 "매일 쏟아지는 콘텐츠의 홍수 속에서 신규 게임이 주목을 받는 것은 그 어느 때보다 어려워졌다"며 "인기 게임 IP를 보유한 게임사는 이를 게임 너머로 확장하는 장기 전략을 수립해야 향후 시장에서 경쟁 우위를 확보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실제로 미국과 일본 주요 게임사는 장기 IP 브랜드화에 성공해 오랫동안 시장에서 IP를 각인시키고 있다. 일본 닌텐도의 ‘슈퍼마리오’나 ‘젤다의 전설’, 미국 블리자드 ‘워크래프트’ 시리즈는 하나의 IP를 다양한 플랫폼과 장르로 확장해 팬덤을 키워왔다. 던파는 중국에서 던파 모바일로 IP 브랜드화를 위한 파이프라인 안착에 성공했다. 현장에서도 중국 게임 이용자들 팬아트와 유명 작가 작품이 전시됐다.
이날 'DNF 한X중 IP' 부스를 둘러본 김장엽 씨(27)는 "확실히 넥슨 IP 중에선 던파가 인기 많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 한국뿐 아니라 중국 작가들도 작품을 만든 걸 보고 실감 났다"면서 "던파 페스티벌에 오려고 부산에서 새벽 6시 차를 타고 왔다. 내일도 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수빈 한경닷컴 기자 waterbe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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