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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연합뉴스) 김정선 기자 = 완연한 봄 날씨에 나들이를 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먼 곳도 좋지만, 근처에 있는 문화공간을 찾아 나름의 의미를 되새기고 산책도 하며 계절의 기운을 만끽해 보는 건 어떨까.
    시내버스를 타고 찾아간 인왕산자락



    인왕산자락 한양도성에서 바라본 북악산 [사진/임헌정 기자]


    소소한 일상생활에서 놓치는 것들이 많다.
    때로는 계절의 미세한 변화를 놓칠 때도 있다.
    임대차가까운 서울 시내에서 주변 경치도 감상할 수 있는 문화공간에 다녀오기로 했다.
    인왕산자락에 자리 잡은 청운문학도서관과 윤동주문학관이다.
    종로구에 있는 이들 공간은 걸어서 5분 안팎 거리에 있다.
    산자락에 있어 주변을 가볍게 걸을 수도 있다.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 근처 솔로몬신용정보 버스정류장에서 1020번 버스를 타고 찾아갔다.
    10분이 채 안 걸려 오르막길에 있는 정류장에서 내렸다.
    주변을 둘러보니 높은 산자락의 윤곽이 구불구불 아래로 이어지며 서울 시내 풍경과 닿아있었다.
    한옥의 멋 청운문학도서관



    전세대출금리비교 뱅크하우스한옥의 청운문학도서관 [사진/임헌정 기자]


    풍경 사진을 찍는 사람들을 스쳐 지나 한적한 분위기의 길을 잠시 걸었다.
    공공도서관인 청운문학도서관 표지판이 보였다.
    길을 따라 내려가니 소나무들이 경사지 군데군데 서 있고 주변에 꽃나무도 보였다.
    리아이 한옥 건물이 그 안에 포근하게 안긴 듯 자리를 잡고 있다.
    가까이 갈수록 폭포 소리가 커졌다.
    한눈에 한옥과 정자, 작은 인공폭포가 보였다.
    정자에 앉아 책을 읽는 시민의 모습, 열린 뒷문으로 계단을 흘러내리는 폭포와 그 아래 연못이 인상적이었다.
    한글로 단정하게 도 소득증빙이란 서관 명패를 단 한옥 건물 앞에 섰다.



    정자 너머로 보이는 폭포 [사진/임헌정 기자]


    툇마루 너머 열린 뒷문으로 소나무 한 그루와 담벼락이 보였다.
    한옥 건물에는 한옥 창작실, 한옥 세미나실 공간이 있다.
    앞쪽 꽃담으로 발걸음을 옮겨 무늬를 살펴봤다. 옆에 있던 안내판을 읽다가 "화려하기보다는 아담하면서도 품격 있는 공간을 만들고자 정갈한 한옥 한 채를 정성껏 지었다"는 설명에 고개를 끄덕였다.
    전통 기와를 얹었고, 재개발로 사라질 뻔한 옛 한옥의 기와를 가져와 담장을 만들었다고 한다.
    전체 풍경을 바라보니 인왕산 자락과 주변의 자연환경, 한옥의 어울림이 멋스러웠다.
    주변을 살핀 뒤 보이는 다채로움



    열람실 [사진/임헌정 기자]


    크게 보면 청운문학도서관은 2개 층 구조다. 한옥 건물이 있는 곳이 지상 1층이다.
    경사가 있는 데크 길을 이용해 아래 건물(지하 1층)로 내려갔다. 내부는 일반 열람실이다.
    안쪽부터 한국을 비롯해 여러 국가 문학책 등이 순서대로 배치됐다.
    일부 책꽂이에 적힌 '800 문학'이라는 표시가 꽤 반갑게 느껴졌다.
    일반적으로 문학 분야 도서 청구기호가 800번에서 시작한다.
    이곳에는 문학뿐만 아니라 다른 분야 책과 어린이 도서도 비치돼 있다.
    열람실에선 안쪽의 성큰(sunken) 가든이 유리문 너머로 보인다.



    청운문학도서관 로비의 종로 출신 소설가 염상섭 안내판 [사진/임헌정 기자]


    연결된 문을 여니 사각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대략 5m가 넘어 보이는 푸른 대나무 잎들이 바람에 흔들리고 있었다.
    큰 규모는 아니지만, 청량하고도 사색적인 분위기가 느껴졌다.
    청운문학도서관은 아담하지만, 곳곳에 많은 것을 갖추고 있었다.
    자세히 살필수록 다채로움을 발견할 수 있었다.
    시인의 80주기를 되새기며…윤동주문학관



    윤동주문학관 입구 [사진/임헌정 기자]


    인근 윤동주문학관으로 이동했다. 이곳은 용도 폐기된 수도가압장 건물을 되살린 곳이다.
    문학관 입구 전면에 크게 적혀있는 그의 시 '새로운 길'을 한 글자 한 글자 되뇌어봤다.
    내부 안내판은 윤동주(1917∼1945)와 종로의 인연을 적고 있다.
    윤동주는 연희전문학교 재학 시절 종로구 누상동에 있는 소설가 김송의 집에서 문우 정병욱과 함께 하숙 생활을 했다고 한다.



    제1전시실 '시인채' [사진/임헌정 기자]


    문학관에는 시인의 생가에 있던 우물을 수리하는 과정에서 나왔다는 우물 목판이 전시 중이다.
    벽에는 그와 관련된 출판물 수십 권이 전시돼 있다.
    중국 북간도 명동촌에서 태어난 이야기부터 시인의 삶을 자료와 함께 보여주는 코너도 있다.
    올해는 일제강점기 저항 시인으로 꼽히는 그의 80주기다.
    그는 해방을 반년 정도 앞둔 1945년 2월 일본 후쿠오카 형무소에서 옥사했다.
    비워낸 건축, 삶의 이야기



    제2전시실 '열린 우물' [사진/임헌정 기자]


    이 공간에서 왼쪽 철문을 열면 제2전시실 '열린 우물'이 나온다.
    콘크리트 물탱크의 지붕을 개방해 만든 것이어서 하늘이 그대로 보인다.
    물탱크 벽에는 잿빛과 어두운 빛의 자국만 남아 있을 뿐이다.
    땅은 노출돼 있어 거친 느낌을 준다.
    안내판은 여기에 아무런 전시물이 없지만, 윤동주의 시에서 자주 등장하는 자연을 느낄 수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이어진 제3전시실 '닫힌 우물' 역시 철문으로 연결돼 있다.



    제3전시실 '닫힌 우물' [사진/임헌정 기자]


    완전한 물탱크 원형 그대로를 보존한 곳으로, 윤동주의 삶에 대한 10여분 분량의 영상물을 상영한다.
    천장에 있는 작은 창에서 한 줄기 빛이 내려오도록 한 공간이 눈길을 끌었다.
    상주하는 해설사에게 문의하니 많은 관람객이 제3전시실을 관람한 뒤 감옥을 떠올린다고 들려줬다.
    전시실 자체가 관람객에게 말 없는 해설을 하고 있는 것 같았다.
    시인의 언덕



    시인의 언덕 조망 지점 안내판 [사진/임헌정 기자]


    윤동주문학관 바로 옆에는 '시인의 언덕 오르는 길'이라는 안내판이 있다.
    계단을 올라가면 잠깐 쉬어갈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이 따로 있다.
    잠시 뒤 시인의 언덕에 오르자 두 여성이 시 낭독을 하고 있었다.
    요즘 쉽게 볼 수 없는 광경이다.
    이를 지켜보던 일행에게 어디에서 왔느냐고 말을 건넸더니 경기도 광주에 있는 한 복지관의 문예강좌 수강생들이라고 한다.
    근처에는 윤동주의 '서시'가 적힌 시비가 있다.
    시비 뒤쪽에는 인왕산 자락이 그가 '서시', '별헤는 밤' 등의 시상을 떠올린 곳이라고 적혀있다.
    휴식과 독서의 공간…인왕산 숲속쉼터



    인왕산 숲속쉼터 전경 [사진/임헌정 기자]


    시인의 언덕 인근에는 서울 한양도성 순성 길 표지판이 있다.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 인왕산 숲속쉼터도 있다.
    고요한 공간에 앉아 풍경도 바라보고 책도 읽을 수 있는 곳이다.
    시내로 발걸음을 돌리기가 아쉬워 길을 따라 올라갔다.
    20여분이 지나자 간결한 건물이 나왔다. 인왕산 숲속쉼터다.
    이곳은 과거 병사들의 거주 공간으로, 인왕3분초로 불렸다.



    숲속쉼터에서 휴식하는 시민 [사진/임헌정 기자]


    군 초소와 경계시설이 대부분 철거됐지만 이곳은 보존돼 시민들을 위한 목조건축 구조로 바뀌었다고 한다.
    내부에 들어가니 유리창 너머 바깥 풍경이 한눈에 들어왔다.
    책꽂이에 책들이 꽂혀있고 10여명 정도가 여기저기 앉아 책을 읽거나 밖을 바라보거나 책상에 엎드려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필자도 의자에 앉았다.
    지난한 글쓰기의 과정을 겪는 문학과, 엄혹한 시대를 살다 간 시인의 삶에 대해 새삼 상념이 일었다.
    밖을 바라보니 아직 잎이 무성하지 않은 키 큰 나무도 곧 짙푸른 빛깔로 바뀌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기사는 연합뉴스가 발행하는 월간 '연합이매진' 2025년 5월호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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