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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도쿄 시내에 있는 지하철역을 빠져나온 직장인들이 출근길을 서두르고 있다.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도쿄=서혜진 특파원】도쿄에 사는 40대 남성 회사원 A씨는 최근 신용카드 리볼빙(일부 결제 금액 이월 약정) 결제를 자주 이용하다가 만성 적자에 시달리게 됐다. 빚을 돌려막기 위해 카드론(신용대출)에 손을 댔다가 수백만엔까지 빚이 불어나자 개인 파산을 검토 중이다. A씨는 “조금 부족한 생활비만 메우려 했을 뿐이었다”고 말했다.
지난해 일본의 개인 파산 건수가 12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고물가에 실질임금이 정체되면서 신용카드나 소액대출로 생활비를 충당하다가 빚을 갚지 못하고 파산하는 차주가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증권명장트레이딩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17일 일본 사법통계를 인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의 개인 파산 신청 건수는 약 7만6000건으로 2012년(8만3000건) 이후 12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일본의 개인 파산 신청 건수는 2003년 다중채무자 문제가 불거졌을 당시 약 24만 건으로 정점을 찍었다. 자동차주식
이후 대출 총량 규제를 설정한 ‘개정 대부업법’이 2010년께 전면 시행되면서 감소세를 보였으나 최근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올해 개인 파산 신청 건수는 지난해를 웃돌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올해 상반기(1~6월) 기준 개인 파산 신청 건수는 전년 동기 대비 약 8%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가계부채의 급증으로 인해 빚500만원주식투자
을 갚지 못해 파산을 신청하는 개인이 늘어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이이치생명경제연구소의 호시노 다쿠야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개인 파산은 100만~300만엔 미만의 소액 부채가 원인인 경우가 많다”며 “소비자 금융 잔액의 증가가 일정한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닛케이는 리볼빙 결제처럼 매달 일정 금액만황금성오락실
갚고 수수료를 부담하는 방식으로 생활비를 충당하다가 부채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사례도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일본은행(BOJ)의 자금순환통계에 따르면 소비자 금융을 포함한 소비자 신용 잔액은 지난 6월 말 기준 약 56조엔으로 전년 동기 대비 4% 증가했다. 이는 리먼브러더스 사태 직전인 2007년 수준에 육박하는 수치다.
주담
개인 파산 신청 급증의 근본적인 원인은 실질임금 정체라고 닛세이기초연구소의 후쿠모토 유우키 금융조사실장은 지적했다.
일본 후생노동성이 지난 5월 22일 발표한 2024년도(2024년 4월~2025년 3월) 근로통계조사 확정치(종업원 5명 이상 기준)에 따르면 물가 변동을 반영한 실질임금은 전년 대비 0.5% 감소했다. 3년 연속 감소세다.
노동자 1인당 월평균 현금급여 총액은 34만9388엔으로 전년도 대비 3% 올랐지만 쌀값 급등 등으로 소비자물가지수가 3.5% 오르면서 임금 인상폭이 물가 상승분을 따라잡지 못하는 현상이 이어졌다.
호시노 이코노미스트는 “수면 아래에서 어려움을 겪는 가계가 늘고 있는 점이 우려스럽다”고 지적했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