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그렇게 마주쳐서 미안해. 버릇처럼 퇴근 후면 집앞에 자주 갔었어. 이제 그러지않을께. 그래도 나는 그렇게라도 널 보니 또 좋았다. 오빠 바보같지.
너를 우연히 만나면 어떤 말들을 할까 수도 없이 상상상했었는데 막상 그렇게 너를 마주치니 머릿속이 하얘지더라. 아마 이게 내가 너에게 쓰는 마지막 편지가 될 것 같네.

나는 너와 헤어지고 이별을 받아들이지못해서 참 많이 힘들어했어. 아직까지도 매일 밤 니꿈을 꾸고 너의 집앞을 서성여. 그래도 조금씩 나아지고있다.
나는 5년동안 너를 만나면서 정말 단 하루도 너를 사랑하지않은 날이 없었어. 단 하루도 니가 예쁘지않은 날이 없었고. 힘든 하루 끝에 니 목소리를 들으면 나는 언제나 다시 힘을 낼 수 있었거든.

너는 내가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던 모든 것들을 가능하게 만드는 사람이었어. 내가 너를 잊지 못하고, 그리워하고, 혹시라도 또 찌질하게 널 찾아간다면 내가 아닌 너를 탓해. 너는 그런 사람이야.
잊혀질 수가 없는 사람.

누구도 너를 대체할 순 없어. 나는 너를 만나기 전에 꽤 많은 사람들을 만났고, 순수하지만은 않은 나이에 너를 만났는데도, 5년간 나는 세상에 존재하는 감정은 사랑이 하나인 듯 너를 사랑했어. 너는 나에게 이렇게 첫사랑이자 마지막 사랑이야.

너는 사랑을 많이 받고 자라난 아이어서그런지 항상 밝고, 긍정적이었고, 여유가 있었고, 생각이 선했어. 너를 막 알기 시작했을땐 내숭일지도 모른다고 느꼈던 적도 있었지만 5년동안 변함이 없었던 걸 보니 내가 제대로 본게 맞구나.

너는 부잣집 외동딸 공주님 같았고 나는 기복이 심한 가정환경에서 거칠게 자란 아들 같았어. 그래서 이 세상의 모든 위험한 것들은 내가 겪어도 좋으니 너는 언제나 꽃밭에만 있길 바랬었다.

내 곁이 아니라도 좋으니 너는 그렇게 살았으면 좋겠다. 자기 자신보다 너를 더 귀하게 여기는 사람을 만나서 분에 넘치는 사랑을 받고 니가 좋아하는 것들만 보고, 느끼며 그렇게 살아줘.

짧지만 너를 미워하고 원망했던 나의 모자란 시간들을 용서해줘. 정말 많이 사랑했고 항상 그렇게 예쁘게 웃어.

내 인생의 5년이라는 시간동안 나의 곁에서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있어줘서 영광이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