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 광주시 동구 전남대병원 1층 로비에 설치된 크리스마스 트리 앞에서 박경석 전남대병원 이비인후과 전임의가 미소 짓고 있다. 박윤슬 기자


“기부는 어릴 적부터 동경해왔던 삶의 실천이자 지역사회와 환자들에게 보내는 위로입니다.”
지난 10일 광주시 동구 전남대병원 1층 로비에 설치된 크리스마스 트리 앞에서 박경석 이비인후과 전임의를 만났다. 박 전임의는 전남대병원에 근무하기 전 공군 제1전투비행단 항공의무대대 진료실장으로 복무하면서 ‘2024 대한민국 인재상’ 수상으로 받은 상금 200만 원을 기부하며 광주 사랑의열매 3 바다이야기하는법 0호 나눔리더로 가입했다. 대한민국 인재상은 창의력과 열정을 발휘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며 공동체 발전에 기여한 인재에게 수여되는 상으로, 매년 100명에게만 수상의 영예가 주어진다. 박 전임의는 “군 복무 중 의료봉사 활동을 펼치고 군인을 대상으로 한 다수의 의학 논문을 작성한 것이 좋은 평가를 받은 것 같다”며 “어렸을 적부터 과학기술인과 기업인들이 큰 릴게임사이트추천 성과를 이루고 기부하는 것이 멋져 보였는데, 저도 그런 삶을 살고 싶어 약소하지만 상금 모두를 기부했다”고 설명했다.
박 전임의의 나눔은 이후에도 계속됐다. 진료실장으로 공군에서 복무하던 시절, 부대에 있는 수천만 원 상당의 초음파 기계를 거의 활용하지 않는 것을 보고, 근무시간을 할애해 군 장병과 간부들을 상대로 무료 검진을 실시했다. 바다이야기무료 검진 과정에서 박 전임의는 이상 소견이 있는 일부 인원을 초음파 검사 결과와 함께 큰 병원으로 보냈고, 이 중 한 군인은 갑상선암을 앓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박 전임의의 무료 검진으로 암세포가 조기에 발견된 덕에, 해당 군인은 수술을 받고 무사히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었다. 박 전임의는 공적을 인정받아 국군의무사령부에서 ‘자랑스러운 의무인상’을 수상했 황금성사이트 다. 그는 “100명이 넘는 인원이 찾아와 검진을 받을 정도로 반응이 좋았다”며 “특히 암세포를 조기에 발견한 군인은 직접 손편지를 써왔는데 아직도 잊히지 않는다”고 회상했다.
군의관으로 전역한 박 전임의는 의료현장에서 보청기 이식수술 등 난청 환자들에 대한 치료를 이어오고 있다. 그는 “소리를 듣지 못하면 취업에 많은 제한이 있을 뿐 아 사아다쿨 니라 사회적으로도 대화가 어려워져 고립되고, 우울증과 치매 위험성도 급격하게 올라가게 된다”며 “특히 난청 환자들은 시가 수백만 원에 달하는 보청기와 수천만 원에 달하는 인공와우 이식수술 외 치료법이 없기 때문에 치료비가 많이 필요한 영역”이라고 설명했다. 박 전임의가 특별히 난청 환자들에게 관심을 기울이는 이유는, 의료비 부담을 이유로 치료를 포기하는 경우를 많이 봤기 때문이다. 그는 “광주에는 과거 우크라이나 등지로 강제 이주를 당했다가 다시 돌아온 고려인분들이 계신데, 그분들 중 보험이 없어서 치료를 못 받는 경우가 허다하다”며 “고령이신 분들은 치료비를 듣고 ‘상의해보고 오겠다’는 말을 남기고 가신 뒤 다시 얼굴을 보지 못한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박 전임의는 요즘 청각 기능을 개선할 수 있는 유전자 치료법과 새로운 약물 개발을 위한 연구에도 헌신하고 있다. 이를 위해 여가 시간 대부분을 연구에 할애하고 있었다. 그는 매일 오전 7시 30분 병원에 출근한 뒤 교수들의 진료와 수술을 돕다가 오후 6시에 퇴근한다. 이후 오후 11시까지 연구와 논문 작업을 하고 나서야 병원을 나선다. 그가 이렇게 연구에 매진하는 이유는 뚜렷하다. 청각 질환 약물치료 활성화를 위해서다. 현재 청각 질환자들이 비싼 보청기에만 의지해야 하는 현실을 극복해보겠다는 것.
그는 “현재는 기초과학 연구 경력이 부족해 의미 있는 연구 결과를 많이 만들어내지는 못했지만 꾸준히 연구해 의미 있는 기술을 개발하고 싶다”며 “환자들의 치료비 부담을 덜어 비용을 이유로 치료를 포기하는 사례를 줄일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의료현장에서 치료와 연구를 병행하고 있는 박 전임의는, 오랜 기간 청각장애인에게 인공달팽이관 수술 및 보청기를 지원하면서 비영리단체 ‘사랑의 달팽이’에도 정기 기부를 해오고 있다. 이 단체는 청각 질환을 치료받은 아이들의 사회 적응을 지원하고 대중의 인식개선교육을 수행하고 있다.
한편, 그가 광주 사랑의열매 나눔 리더가 된 데엔 특별한 이유가 있었다. 박 전임의는 “전남대병원에서 근무하는 동안 치료비가 없어 괴로워하는 광주 지역 사람들을 사랑의열매가 돕는 것을 보면서, 지역 사랑의열매에 기부하기로 마음먹었다”며 “보통 수도권에 인구가 많아 자선단체의 성금이 수도권 위주로 쓰이는데 지역을 위한 봉사가 우선이라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박 전임의의 고향에 대한 애정은 남달랐다. 그는 광주 지역민들이 매번 KTX를 타고 수도권 대형병원으로 진료를 보러 가는 현실에 안타까움을 느꼈다. 박 전임의는 “지방에 산다는 이유만으로 수십만 원에 달하는 이동 비용과 시간을 써야 한다는 건 국가적으로도 손해”라며 “이런 빈익빈 부익부 현상 해결을 위해 정부가 할 역할도 있겠지만, 지역 사회 환자와 병원비를 못 내는 불우 이웃들에게 의사로서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박 전임의는 의사이자 연구자로서 지역 사회에 헌신하고 싶다는 소망을 밝혔다. 그는 “훌륭한 치료 기술과 특허를 개발해 광주 지역 병원의 경쟁력을 높여 지역민의 든든한 울타리가 될 수 있도록 기여하고 싶다”며 “현재 진행 중인 연구개발에도 성과를 내서 광주·전남 스타트업에도 기술적으로 도움을 주고 싶다”고 덧붙였다.
문화일보 - 사랑의열매 공동기획
노지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