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무부는 마코 루비오 장관이 22일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린 아세안(ASEAN·동남아국가연합) 외교장관 회의를 계기로 조현 외교부 장관,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 일본 외무상과 만나 한·미·일 외교장관 회의를 가졌다고 밝혔다. 토미 피곳 대변인은 이날 3국 외교 장관이 “국방 협력 및 해양 안보 강화, 에너지 안보 증진, 사이버 위협 대응, 동남아시아 및 더 넓은 인도·태평양 지역의 평화와 안정 증진 등 상호 관심사에 대한 아세안과의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북한·대만 문제를 놓고 한미 간 상당한 온도 차가 감지 됐다.
이번 회의는 남중국해에서 필리핀과 중국의 해상 분쟁이 날이 갈수록 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열렸다. 회의 직전인 지난 20일 세컨드 토머스 암초에서 중국 해경이 필리핀군을 상대로 나무 곤봉을 휘두르는 일이 벌어져 국무부가 “공격적 행위를 규탄한다”고 했다. 2016년 국제해양법재판소(ITLOS) 산하 상설중재재판소(PCA)가 중국의 남중국해 영유권 주장에 근거가 없다고 판결했지만, 중국은 이를 인정하지 않은 채 자체 영해 개념에 해당하는 ‘구단선(九段線)’을 남중국해에 긋고 수역 대부분에 대한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다. 루비오는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 필리핀 대통령과 만나 ‘철통(ironclad)’ 같은 동맹, 남중국해에서의 항행(航行)·상공 비행의 자유 중요성 등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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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또 다자(多者) 안보 협의체 쿼드(QUAD) 외교장관과도 만나 이 문제를 논의했다.
국무부가 발표한 대변인 명의 발언을 보면 3국 장관이 “대만 해협 전역의 평화·안정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함을 강조했다”고 돼 있다. 또 중국이 최근 태평양으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하면서 충분한 사전 통보를 하지 않은 。에 대해 “우려를 표명한다”고 했다. 이 발사는 일본, 호주 등의 강한 반발을 낳았는데 정작 중국 지근거리에 있는 한국은 ‘예의주시하고 있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표명하는 데 그쳤다. 특히 이런 내용은 외교부가 전한 회의 결과 보도자료에는 담기지 않았다. 북한 문제 역시 국무부 발표를 보면 “북한(DPRK)에 대한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공동의 의지를 강조하고 북한의 사이버 위협 및 불법 활동에 대응하기 위한 지속적인 협력, 납치 문제의 즉각적인 해결을 위해 노력하기로 한다”고 했다. 반면 외교부는 ‘한반도 비핵화 원칙’이란 표현을 사용하면서 북한의 사이버 위협, 납치 문제에 대한 언급 없이 “대화와 외교를 통한 소통과 협력을 지속해 나가기로 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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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초에도 PCA 판결 10주년을 맞아 미국이 주도해 일본, 호주, 뉴질랜드 등 인·태 지역 동맹국이 중국의 국제법 준수를 촉구하는 공동 성명을 발표했지만 한국은 여기에 불참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성명에는 독일, 영국 등 국제 사회에서 ‘자유·민주 진영’에 속하는 나라들이 이름을 올렸다. 통상 외교장관 회담을 하면 각국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을 보도자료에 적시하는데, 이재명 정부 들어선 한미 간 발표가 상이한 모습이 반복되고 있다. 국무부는 3국 장관이 “경제 안보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경제적 강압 및 공급망의 무기화에 대한 공동의 반대 입장을 재확인했다”고 밝혔는데, ‘경제적 강압(economic coercion)’과 ‘공급망 무기화(weaponization of supply chains)’는 중국을 겨냥할 때 단골로 등장하는 문구다.
한편 루비오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미국이 한국 등 아시아 동맹에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해군 자산 등의 기여를 요청했냐’는 질문에 “오늘 그런 요청을 하지 않았다”면서도 “그들은 (중동에서) 공급되는 석유와 천연가스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기여하면) 그들에게 이익이 되는 것이라 생각한다”고 했다. 루비오는 “과거에 그런 대화를 나눈 적이 있고 각국은 이를 승인 받기 위해 거쳐야 할 제약들이 다르다”며 “그렇게 한다면 유익할 것이라 생각한다. 이들 국가 중 일부는 기뢰 제거나 유사한 분야에서 특별한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했다.
주년을 맞아 미국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