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한복 입은 남자’. 이엠케이(EMK) 뮤지컬 컴퍼니 제공
역사적 실존 인물을 소재로 한 팩션극의 매력은 ‘사실’의 빈틈을 상상력으로 메우는 데 있다. 기록에서 사라진 이름을 다시 불러내 “그는 어디로 갔을까”라고 묻는 순간, 무대는 과거와 현재를 동시에 살아 있는 시간으로 만든다. 지난해 12월 서울 중구 충무아트센터에서 초연 막을 올린 창작 뮤지컬 ‘한복 입은 남자’(3월8일까지)는 1442년 이후 조선왕조실록에서 자취를 감춘 장영실을 과감한 상상력으로 확장하며, 사라진 인물을 ‘가능했을지도 모를 삶’으로 되살린다.
바다이야기APK 이상훈 작가의 2014년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작품은 현대와 과거를 교차시키는 구조를 택한다. 다큐멘터리를 준비하던 방송국 피디 진석(카이·신성록·이규형)이 루벤스의 ‘한복 입은 남자’ 그림과 비망록을 단서로 장영실(박은태·전동석·고은성)의 행방을 추적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번역되지 않은 비망록의 기록, 하늘을 나는 비차의 설계도가 단서처럼 이어지
오션파라다이스릴게임 고, 무대는 곧장 세종 시대 조선으로 이동한다. 노비 출신이지만 천부적 재능을 지닌 장영실은 세종의 신임 아래 과학기술을 꽃피우지만, 이른바 ‘가마 사건’ 이후 역사에서 지워진다. 작품은 그 이후의 시간을 상상한다. 장영실이 명나라를 거쳐 이탈리아 로마와 피렌체로 향해 레오나르도 다빈치와 교류했을 가능성, 그리고 동서 문명이 은밀히 교차했을지 모른다는 가설
야마토릴게임 을 무대 위에 펼쳐놓는다.
뮤지컬 ‘한복 입은 남자’. 이엠케이(EMK) 뮤지컬 컴퍼니 제공
무엇보다 영화처럼 빠른 전개가 눈을 사로잡는다. 현대와 조선을 오가는 장면 전환은 영화의 컷 편집처럼 속도감 있게 이어진
바다이야기게임2 다. 설명을 줄이고 사건의 발생을 무대 위에서 밀어붙이는 선택 덕분에 관객은 질주하는 서사에 올라탄다. 다만 세종과 장영실의 역사적 맥락을 잘 모르는 관객에겐 정보의 압축이 부담으로 남을 수 있다.
그럼에도 노비 신분이었던 장영실이 꿈을 좇아 돌파해 나가는 과정은 분명한 메시지로 박힌다. 1막의 대미인 장영실 탈출 장면은 비차와 신기전,
10원야마토게임 한글 창제의 상징들이 겹쳐지며 하이라이트를 이룬다. 화려한 무대 장치와 영상, 조명이 상상을 현실로 만들며 몰입감을 높인다. 2막은 한층 더 이야기를 확장시킨다. 장영실이 이탈리아로 향해 다빈치와 교류한다는 설정은 명백한 픽션이다. 그러나 작품은 “그래도 질문은 던질 수 있지 않은가”라고 되묻는다.
화려한 무대 장치가 작품의 백미다. 조선과 베이징, 로마와 피렌체, 그리고 현대 서울을 넘나드는 무대 디자인은 단순한 배경이 아니라 인물의 운명을 드러내는 장치로 기능한다. 비차를 재현하고, 신기전을 활용한 전투 장면까지 등장하는 등 스펙터클한 볼거리를 선사한다.
쉴새없는 화려한 무대를 거치며 마지막 장영실은 더 이상 영웅으로 남지 않는다. 그는 수명이 다해 사라지는 별처럼 퇴장한다. 성취의 환희 대신 덧없음이 남고, 그래서 무대의 찬란함은 오히려 더 쓸쓸하게 다가온다.
세종과 장영실의 브로맨스는 서사의 한 축으로 제시되지만, 결말에서의 정서적 매듭은 다소 약하게 느껴진다. 한글 창제, 다빈치와의 교류 등 다양한 이야기들이 풍성하게 가지를 치는 동안 관계의 깊이가 충분히 응축되지 못한 아쉬움이 남는다.
뮤지컬 ‘한복 입은 남자’. 이엠케이(EMK) 뮤지컬 컴퍼니 제공
‘한복 입은 남자’는 지난 1월 열린 제10회 한국뮤지컬어워즈에서 대상과 편곡·음악감독상, 무대예술상을 받으며 3관왕에 올랐다. 그 수상 결과가 말해주듯, 이 작품의 성취는 무엇보다 무대 언어에 있다. 서사가 다소 분산될지라도, 서울에서 조선, 로마, 피렌체까지 이어지는 공간의 확장과 이를 시각적 구현하는 방식은 한국 창작 뮤지컬의 야심을 증명한다. 마지막에 이르러 이 작품은 사라진 장영실의 이름을 통해 한 가지 묵직한 질문을 남긴다. 꿈은 신분을 넘어설 수 있는가, 그리고 그 꿈의 대가는 무엇이었는가.
뮤지컬 ‘한복 입은 남자’. 이엠케이(EMK) 뮤지컬 컴퍼니 제공
뮤지컬 ‘한복 입은 남자’. 이엠케이(EMK) 뮤지컬 컴퍼니 제공
뮤지컬 ‘한복 입은 남자’. 이엠케이(EMK) 뮤지컬 컴퍼니 제공
뮤지컬 ‘한복 입은 남자’. 이엠케이(EMK) 뮤지컬 컴퍼니 제공
뮤지컬 ‘한복 입은 남자’. 이엠케이(EMK) 뮤지컬 컴퍼니 제공
뮤지컬 ‘한복 입은 남자’. 이엠케이(EMK) 뮤지컬 컴퍼니 제공
뮤지컬 ‘한복 입은 남자’. 이엠케이(EMK) 뮤지컬 컴퍼니 제공
뮤지컬 ‘한복 입은 남자’. 이엠케이(EMK) 뮤지컬 컴퍼니 제공
뮤지컬 ‘한복 입은 남자’. 이엠케이(EMK) 뮤지컬 컴퍼니 제공
뮤지컬 ‘한복 입은 남자’. 이엠케이(EMK) 뮤지컬 컴퍼니 제공
이정국 기자 jgle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