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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지환어 (25-07-01 2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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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산업의 핵심 원자재인 구리 가격이 올해 들어 크게 올랐다. 글로벌 경기에 따라 출렁이는 구리 시세가 최근에는 데이터센터 건설 붐으로 상승했다는 분석이다. 미국 행정부의 관세 부과 움직임도 영향을 줬다.? ?
?구리 가격 연초보다 25% 급등
1일 트레이딩이코노믹에 따르면 구리 선물은 전날?파운드당 5.0211달러에 거래됐다. 연초보다?25% 이상 올랐다. 1년 전과 비교하면 13% 정도 상승했다. 5년보다는 75% 이상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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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구리 가격 상승은 데이터센터 건설 붐이 이끌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인공지능(AI) 산업이 급격히 커지면서?데이터센터 수요도 급증했다. AI는 대부분 클라우드 방식으로 학습하고 서비스를 제공한다. 클라우드의 물리적인 바탕이 데이터센터다.?
데이터센터의 전력 인프라, 통신 케이블, 냉각 설비 등 핵심 부문에 구리가 대규모로 사용된제일약품 주식
다. 글로벌 광물 및 자원 전문 업체인 '브로큰힐 프로프라이어터리 컴퍼니'(BHP)는 "마이크로소프트(MS)가 미국 시카고에 건설한 5억 달러 규모 데이터센터에는 총 2177톤의 구리가 사용된다"며 "이는 설치 전력 1MW당 약 27톤에 달하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보통 중형 규모의 데이터센터 1곳은 구리 5000~1만5000톤 정도 릴게임모바일
사용한다.?AI 연산에 특화된 초대형 데이터센터의 경우에는 최대 5만 톤까지 구리가 필요하다는 분석도 있다.?AI 데이터센터는 기존 데이터센터보다 전력 소모와 열 방출이 크다. 이를 위한 구리 기반 인프라 수요도 증가했다.?
전력 공급 및 배전을 위한 전선, 접지 장치 등에 구리가 필수다. 고밀도 서버랙의 냉각에도 구리로 만든 열교환기와 슬롯
배관이 쓰인다. 데이터센터 내 고속 통신을 유지하기 위한 연결에도 구리 케이블이 경제적이다. BHP에 따르면?엔비디아의 AI용 GPU랙(NVL72 GB200, 120kW 규모) 한 대에만 5000개 넘는 구리 케이블(총 3.2km)이 들어간다.
?美 빅테크, AI 패권 위해 35무료황금성
0조 '쩐의 전쟁'?
이런 데이테센터를 최근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이 앞다퉈 짓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꾸준히 증가했던 데이터센터 건설이 최근 2년 동안 미국에서 두 배로 급증했다. 아마존(AWS), 구글, 마이크로소프(MS) 등이 AI 수요 대응을 위해 공격적으로 투자하고 있어서다.
지난해 미국 '빅4' 테크 기업이 AI 인프라에 350조원 넘게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기업은 올해 관련 투자 규모를 더 늘릴 계획이다.?미국 테크 전문 매체 디인포메이션에 따르면 마이크로소프트(MS), 메타, 아마존, 알파벳(구글 모회사)은 지난해 매출의 평균 17.2%를 자본지출(CapEx)에 지출할 것으로 추정된다. 액수로 따지면 355조원에 달한다. 해당 지출 대부분은 데이터센터, GPU(그래픽처리장치) 등 AI 설비에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0년대 중반 글로벌 석유·가스 기업의 마지막 투자 슈퍼사이클의 정점에 달했을 때보다 훨씬 더 집약적인 자본 투자 비율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석유·가스 기업은 2000년부터 2023년까지 평균 매출의 7.5%를 설비 투자에 썼다.
올해 미국 빅테크 기업은 AI 인프라 확대를 위해 투자 규모를 늘릴 계획이다. 구글 모회사 알파벳은 올해 AI 인프라 등에 약 750억 달러를 투자할 것이라고 밝혔다. 시장 추정치인 597억 3000만 달러를 25% 많은 수치다.
앞서 MS도 지난해보다 60% 늘어난 800억달러를 AI 분야에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페이스북 모회사 메타도 650억 달러를 투자한다고 알렸다.
일각에서는 중국 스타트업 딥시크가 개발한 저비용 AI 모델 등장으로 AI 인프라 수요가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고성능 AI 모델 개발에 고성능 GPU가 대규모로 필요 없다는 분석 때문이다.
하지만 이들 기업은 달리 보고 있다. 여전히 고성능 AI 모델이 필요하고, 이를 위해 투자 확대가 필수다고 판단했다. AI 시장에서 '초격차'로 앞서가기 위해선 고성능 AI 모델이 필요하다. 딥시크의 경우에도 공개한 내용과 달리 개발 비용이 수천억원에 달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최신 AI 모델 'R1'의 바탕인 'V3'를 만들기 위해 엔비디아의 고성능 GPU 수만개가 투입됐다는 것이다.
미국 빅테크 기업의 경우에는 클라우드 기반으로 AI 서비스를 제공하기 때문에 관련 시설 확대가 필요한 점도 있다. 딥시크 충격파로 AI 모델을 개발하려는 기업이 늘어나면 클라우드 수요도 증가하게 마련이다.
이런 투자 릴레이로 향후 5년간 데이터센터 용량은 전례 없는 속도로 증가할 전망이다. 글로벌 탄소배출권 거래 전문 매체인 '카본크레딧닷컴'에 따르면 미국 내 신규 데이터센터 규모는 2023~2028년에 50GW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직전 5년(2017~2022년)의 증가 규모(10GW)의 5배에 달하는 규모다.
보통 데이터센터 규모 1GW당 구리는 평균 5500톤 정도 쓰인다. 해당 전망이 맞다면 미국에서만 27만5000 톤의 구리 수요가 추가로 발생할 수 있다.?BHP는 "데이터센터의 구리 사용량이 2050년에는 연간 300만 톤에 달해 현재 수준의 6배에 이를 것으로 예상한다"며 “이는 현재 세계 4대 구리광산의 총 생산량과 맞먹는 규모”라고 설명했다.?
?수요 못 따라가는 공급
반면 구리 공급은 수요 증가를 따라가기 힘들다는 분석이 우세하다.?광산 개발 부진과 재고 감소 때문이다. 작년 전 세계 광산산출량은 약 2200만 톤이었다.?IEA는 글로벌 광산 공급이 2020년대 후반 정점을 찍은 후 감소세로 전환할 것으로 전망한다. 2028년경 연간 2400만 톤으로 정점에 찍고 2035년에는 연간 1900만 톤 이하로 급감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최근에는 세계 최대 구리 생산국인 칠레와 페루의 공급 정체가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칠레의 국영기업 코델코는 노후 광산의 생산 차질 등으로 2022년 기준 생산량이 25년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페루 또한 2022~2023년 정정 불안과 광산 노조 파업 등으로 생산 차질을 빚었다.?
중국은 세계 구리 생산에서는 큰 비중을 차지하지 않지만 글로벌 공급망에 영향을 주고 있다. 중국은 자국 수요 충족을 위해 전세계 동광석(원광) 물량을 빨아들이고 있다. 최근 중국의 제련소들은 사상 최대의 정제구리 생산을 기록했다.?반면 다른 국가의 제련소들은 원료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글로벌 제련소의 주요 수입원인 처리 및 정제 수수료(TCRC)가 마이너스로 떨어졌다. 오히려 광산업자들에게 비용을 지불하면서 농축광석을 확보하는 이례적인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구리 제련소는 본래 광산에서 얻은 농축광석을 받아 순수한 구리 금속으로 가공하면서 처리 및 정제 수수료를 받는다. 그러나 올해 초부터 시장에서 수수료가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이는 제련소들이 광산으로부터 농축광석을 받을 때 오히려 비용을 내야 하는 상황을 뜻한다.
수수료가 하락한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분석된다. 첫 번째는 광산 공급이 예상보다 충분히 증가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두 번째는 중국을 중심으로 신규 제련소들이 너무 많이 생겨났다는 점이다. 이렇게 공급이 제한적인 상황에서 제련소들이 많아지면서 원료 확보 경쟁이 심해졌다. 결국 제련소들이 수수료를 마이너스까지 낮춰 제시하게 된 것이다.
현재 상황이 얼마나 심각한지를 보여주는 사례가 있다. 최근 현물시장에서의 처리 수수료는 톤당 -45달러(TC), 파운드당 -4.5센트(RC)로 매우 낮은 수준에서 겨우 안정됐다. 문제는 제련소들이 보다 큰 규모의 장기 계약에서도 이런 마이너스 수수료를 받아들이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이 같은 구조가 장기적으로 계속된다면 업계 전체의 위기로 확대될 수 있다.
구리 제련소들이 이런 어려움 속에서도 운영을 이어갈 수 있는 이유는 구리를 정제하는 과정에서 함께 생산되는 부산물 덕분이다. 특히 중국 내에서 황산 가격이 급등하며 황산 판매로 제련소들이 일부 수익을 충당하는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이는 본질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 원래 제련소의 주력 수입원은 구리 자체이기 때문이다.
광산들의 생산이 증가하지 않는 것도 아니다. 최근 수년간 세계 광산 생산량은 계속 증가했다. 중국 역시 역대 최고 수준의 농축광석을 수입했다. 하지만 문제는 신규 제련소들이 빠르게 가동되면서 원료 공급량 증가를 넘어서는 수요가 발생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런 경쟁 과열로 이미 일부 미국과 유럽 등의 제련소들은 경영 악화로 문을 닫기 시작했다. 글렌코어는 필리핀 제련소의 가동을 중단했고, 시노마인 역시 나미비아의 제련소 운영을 멈췄다. 그러나 중국 내 기업들은 오히려 투자를 강화하고 있어 경쟁은 더욱 심화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은 제련소의 가격 결정 방식에도 변화로 이어졌다. 기존 연간 계약 중심의 방식은 이미 현실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철광석과 리튬 등 다른 주요 원자재 시장처럼, 구리 시장 역시 가격 책정 방식을 보다 유연하게 전환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美?관세 부과 우려로 재고도 감소?
미국의 구리 공급망 역시 구조적인 병목 현상을 보이고 있다. 미국은 한때 세계 2위 구리 생산국이었다. 최근 10년간 자국 광산 생산이 6% 감소하면서 정제 구리의 30% 이상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에 따르면 미국 내 확인 매장량은 4800만 톤으로 수십 년 수요를 뒷받침할 충분한 규모다. 하지만 새 광산을 개발하는 데 평균 29년이 소요되는 인허가 과정이 문제로 지적된다.
구리 재고는 줄고 있다. 런던금속거래소(LME) 공인 창고의 구리 재고는 2025년 상반기에 급격히 줄어 6월 초 기준 13.8만 톤 수준으로 떨어졌다. 연초 대비 약 50% 급감하며 1년 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는 단순히 구리 공급 부족이 원인이 아니다.
최근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수입산 구리에 대한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라 관련 조사를 시작하면서 관세 부과를 예고했다. 이에 따라 글로벌 구리 트레이더들이 관세 시행 전에 미국으로 구리를 대거 선적했다. 지난 4월 미국의 정제구리 수입은 20만 톤을 넘어서며 월간 기준 최근 10년 기준 최고치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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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AI 데이터센터 붐이 앞으로 더 큰 파급 효과로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한다. 글로벌 트레이딩 기업 트라피구라는 “AI와 데이터센터에 연관된 구리 수요가 2030년까지 최대 100만 톤까지 늘어나 향후 수급 부족을 심화시킬 수 있다”고 예상했다.
투자은행 JP모건도 “AI 확산에 따른 구리 수요 증가는 10년 후 구리 공급 부족 문제를 더 압박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시티은행은 “21세기 두 번째의 구리 장기 강세장(슈퍼 사이클)이 시작됐다”고 전망했다.
[글로벌 머니 X파일은 중요하지만 잘 알려지지 않은 세계 돈의 흐름을 짚어드립니다. 필요한 글로벌 경제 뉴스를 편하게 보시려면 기자 페이지를 구독해 주세요]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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