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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는 군의 생각과 행동의 기초” / 日, 한반도 유사시 후방기지 역할 / 한·일 군사정보 공유 중요한 이유 / 티사 넘는 수준 보완책 강구해야
“정보란 적과 적국에 관해 갖고 있는 모든 지식이다. 따라서 정보는 아군의 모든 생각과 행동의 기초가 된다.” 프로이센 전략가 카를 폰 클라우제비츠가 쓴 ‘전쟁론’의 한 구절이다. 하지만 정보는 불확실성을 피할 수 없다. “전쟁에서 얻는 정보의 많은 부분은 서로 모순되고 더 많은 부분은 거짓이며 훨씬 더 많은 부분은 상당히 불확실하다”는 것이다. 정보 공유를 통해 불확실성을 줄여나가는 게 중요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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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완규 논설실장 |
오늘날 많은 나라들이 안보 관련국들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을 체결한다. 양국 간에 공유되는 군사정보의 보호를 보장하는 데 목적을 둔 협정이다. 한·일 간 군사정보 공유는 매우 민감한 사안이다. 우리 국민의 거부감이 크다. 한·일 간 지소미아 체결은 그야말로 난산이었다. 2011년 한·일 국방장관 회담에서 지소미아 추진에 합의했고 이듬해 정부가 국무회의에 상정해 처리했지만, ‘밀실 추진’이 알려지자 지소미아 서명식 직전에 연기를 결정했다. 이에 따라 2014년 미국이 개입해 궁여지책으로 만든 게 한·미·일 정보공유약정(TISA·티사)이다. 한·미·일 당국이 북한 핵·미사일 관련 정보를 공유토록 한 티사에 따라 한·일은 공유가 필요한 군사정보를 미국을 통해 상대국에 제공하게 됐다.
2016년 10월 한·일 언론인포럼 참석차 도쿄를 찾았을 때 만난 일본 안보 관계자들은 입을 모아 지소미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당시 해상자위대 수장인 다케이 도모히사 해상막료장은 티사로는 한계가 있다는 고충을 털어놓았다. 그해 6월 환태평양훈련(림팩)에서 처음으로 티사의 틀에 따른 훈련을 했지만 충분한 정보 공유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해상에서 양국 함정이 만났을 때 비밀정보를 교환할 수 없으면 유사시에 대비할 때 불편할 것”이라며 “여러 분야의 교류 강화를 위해서 정보 공유의 틀이 필요하다”고 했다. 마에다 사토시 방위성 방위정책국장은 “지소미아를 최대한 빨리 체결하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그해 북한의 두 차례 핵실험으로 양국 간에 지소미아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돼 있었다. 다음달 한·일 실무협의를 시작해 20여일 만에 일사천리로 지소미아를 체결했다.
이처럼 오랜 산고 끝에 체결된 지소미아가 오는 11월 종료된다. 정부가 22일 지소미아를 연장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청와대는 “일본이 안보상의 이유로 백색국가(화이트리스트)에서 우리나라를 제외한 상황에서 군사정보 교류를 위한 협정을 지속시키는 게 국익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에 대해 일본뿐 아니라 미국도 공개적으로 ‘강한 우려와 실망’을 표명했다. 지소미아를 계기로 한·일 군사교류를 늘려나가면서 한·미·일 안보협력체제를 강화해 중국을 견제하려는 미국의 아시아전략에 차질을 빚기 때문이다. 미국에서는 ‘한국의 한·미·일 안보협력체제 탈퇴 선언’이라는 분석까지 나온다. 실제로 중국은 한국의 지소미아 종료 선언에 대해 “주권 국가의 자주적 권리”라며 반기는 기색이다.
지소미아가 종료되더라도 한·일 간 군사정보 교류가 완전히 중단되는 것은 아니다. 청와대는 지소미아 종료 후엔 티사를 활용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일본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다. 지소미아 체결 후 멈춰 있던 티사가 다시 가동되는 것이다. 다만 미국을 통해야 하므로 정보 공유에 시간이 걸리고 북한 핵·미사일 관련 정보만 공유 대상이라는 한계가 있다. 유사시에는 정보 공유의 질과 양이 지소미아에 크게 뒤질 수밖에 없다.
지소미아 종료 결정 발표 이틀 뒤 북한이 ‘초대형 방사포’를 쐈다. 일본은 지소미아에 근거해 관련 정보 공유를 요청했고 우리 군이 응했다고 한다. 지소미아의 중요성을 말해준다. 티사를 넘어서는 수준의 어떤 보완책이 강구돼야 할 것이다. 11월 지소미아가 역사 속으로 사라지더라도 한·미·일 안보협력체제가 흔들려선 안 된다. 한반도 유사시 주일미군이 주둔하는 일본이 후방기지 역할을 맡게 되기 때문이다. 정부가 지소미아 종료를 앞두고 후유증을 최소화하기 위한 외교 노력에 적극 나서야 할 때다.
박완규 논설실장ⓒ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