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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격적 거미가 유순한 종보다 생존·번식률 높아
A.스투디오수스 거미 [토머스 존스 제공] (서울=연합뉴스) 엄남석 기자 = 허리케인과 같은 극단적인 기후는 거미를 공격적으로 만들며, 폭풍이 잦은 지역에서는 공격적인 거미들이 유순한 거미보다 생존율과 번식률이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이번 연구는 해수면 상승으로 열대성 폭풍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서식환경을 흔들어놓는 열대성 저기압이 인간 이외에 다른 동물의 생태계와 진화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파악하기 위해 진행됐다.
캐나다 맥마스터대학과 과학저널 네이처(Nature) 등에 따르면 이 대학 진화생물학자 조너선 프루이트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은 허리케인 뒤 거미 생태계 변화를 분석한 연구 결과를 학술지 '네이처 생태 및 진화(Ecology & Evolution)' 최신호에 공개했다.
연구팀은 열대 저기압의 길목인 멕시코와 미국의 대서양 연안과 만(灣)에 집단 서식하는 '아넬로시무스 스투디오수스(Anelosimus studiosus)'로 알려진 거미 종(種)의 암컷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열대성 폭풍이 잦은 대서양 해안과 만에서 총 240개 개체군을 확보하고, 극단적인 기후가 거미의 특정 기질을 발현하도록 자극하는지에 초점을 맞춰 2018년 이 지역을 강타한 허리케인 플로렌스와 마이클, 아열대 폭풍 알베르토 등의 전후와 폭풍을 겪지 않은 지역의 개체군을 비교 연구했다.
폭풍의 진로가 확정되면 경로상에 있는 거미 개체군의 공격성을 파악하고 폭풍 뒤의 반응을 살폈다. A.스투디오수스 거미는 유순한 종과 공격적인 종으로 나뉘는데, 공격성은 먹이에 반응하는 개체 수와 속도, 수컷과 알을 먹는 경향, 포식성 거미의 침입에 대한 반응 등으로 확인할 수 있다.
A.스투디오수스 거미줄 [조너선 프루이트 제공]공격적인 거미 개체군은 자원이 부족할 때 이를 더 잘 확보할 수도 있으나 장시간에 걸쳐 먹이를 빼앗기거나 개체군이 과밀할 때는 오히려 내부에서 싸움이 벌어질 수도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연구팀은 열대성 폭풍이 날아다니는 먹이를 줄이고 그늘을 날려버려 햇볕 노출을 늘림으로써 스트레스로 작용할 수 있으며, 이에 따른 공격성 증가는 개체군의 부모에서 다음 세대의 암컷에게 전수되고, 생존과 생식능력에 주요 변수가 된다고 분석했다.
연구팀은 열대성 폭풍 뒤 공격성이 강한 거미 개체군은 알을 더 많이 낳고 겨울 초입까지 더 많은 새끼 거미가 살아남는 것으로 분석했다.
이런 경향은 규모나 기간, 강도 등에서 차이가 분명했음에도 여러 건의 폭풍에서 일관되게 나타났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반면 열대성 폭풍의 영향을 받지 않은 지역에서는 더 유순한 개체군이 유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 결과는 열대성 폭풍과 같은 극단적인 사건이 동물의 행동을 결정하는 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연구팀은 밝혔다.
eomn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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