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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정부는 2일 국무회의에 해당하는 각의를 열어 한국을 '백색국가'(화이트리스트·수출 절차 간소화 대상 국가)에서 제외하는 결정을 처리할 예정이다. 어제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이 태국에서 양자 회담을 했지만 입장 차이만 확인했다. 한일 간 '휴전'을 중재하겠다는 미국 측 의사 표명에도 불구하고 일본의 강경 기류는 누그러지지 않고 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최측근은 어제 언론에 화이트리스트 제외 가능성을 '100%'로 못 박았다. 결정이 연기 또는 철회될 가능성은 현재로선 희박해 보인다.
아베 총리와 일본 정부가 오늘 어떤 결론을 내리든 그 조치가 갖는 의미와 파장을 충분히 숙고한 결과여야 할 것이다. 화이트리스트는 앞서 불화수소 등 반도체 소재 수출 제한과는 차원이 다른 조치다. 현재 일본이 백색국가로 지정한 나라는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등 27개국에 이른다. 군사적 전용 가능성이 있는 물품까지 상대를 믿고 수출하는 사실상의 '우방국 리스트'다. 한국은 아시아 국가 중 유일하게 포함됐다는데, 사실 아시아에서 서방 진영의 일원으로 인정받는 국가는 일본과 한국 정도다. 한국은 세계 10대 경제강국이자 미국의 아시아 전략에서 '린치핀' 구실을 하고 있다. 그런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서 뺀다는 것은 더 이상 우방국으로 보지 않는다는 것이고, 한·미·일 동맹에 어떤 위해가 오더라도 개의치 않겠다는 의사 표시로 받아들여진다.
1965년 수교 이후 한일 양국은 과거사 문제로부터 자유로운 적이 없었다. 그럼에도 양국 간 무역과 경제협력, 미국을 매개로 한 안보협력은 확대되고 발전해왔다. 과거 문제로 다투더라도 그것이 현재와 미래에 미칠 영향을 최소화하는 지혜가 전 세대 일본 정치인들에게는 있었다. 강제징용 문제가 지역 내 가장 중요한 우방국과 관계를 파탄에 이르게 할 만큼 큰일인가. 일본의 조치는 비례성을 결여하고 있다. 정치·외교적으로 풀어야 할 사안에 경제 보복으로 대응하는 것은 명백한 잘못이다. 우방 대우도 하지 않으면서 사실상 동맹 관계에서나 가능한 군사정보 교류는 유지하겠다고 하는 것은 또 얼마나 큰 모순인가. 우리는 오늘 아베 정부의 결정이 한국 사회에서 일본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고자 하는 노력, 미래지향적 한일 관계에 대한 열망의 싹을 자르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음을 다시 한 번 경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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